#베레시트
<에덴의 동쪽>: 스타인벡의 고전 속 핵심을 이루는 유대적 사상
한 히브리어 단어가 스타인벡의 소설을 이해하는 열쇠이자, 우리 가족의 과거에서 벗어나는 열쇠가 됩니다.
넷플릭스의 7부작 드라마 《이스트 오브 에덴》 방영을 앞두고, 나는 성경의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현대 서사시인 존 스타인벡의 고전 소설을 다시 읽었습니다. 제목조차 창세기에 나오는 구절에서 따온 것입니다.
형제를 죽인 후, 카인은 “에덴 동쪽의 노드 땅에 거주하였다”(창세기 4:16).
이 책은 놀랍게도 유대교적인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그 핵심은 단 하나의 히브리어 단어에 달려 있습니다. 스포일러 없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카인과 아벨
스타인벡이 자란 캘리포니아 살리나스 밸리를 배경으로 한 이 책은 미국 남북전쟁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 트라스크 가문의 두 세대를 따라갑니다.
『창세기』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은 한 아들을 다른 아들보다 편애하는 아버지들과 그 대가를 치르는 형제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각 세대마다 아버지의 사랑은 불균등하게 주어지며, 카인과 아벨의 패턴이 다시 반복됩니다. 스티븐스는 심지어 각 형제 쌍에게 C와 A라는 이니셜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찰스와 아담, 그리고 칼과 아론이 바로 그들입니다.
이 책의 중심 인물이자 두 세대를 잇는 아담 트라스크는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았지만, 형제의 원한도 함께 떠안게 됩니다. 그는 아름답지만 잔인한 아내 캐시와 함께 서부로 이주하여, 이 책의 도덕적 중심이 되는 중국계 미국인 하인 리의 도움을 받아 쌍둥이 아들 캘과 아론을 키웁니다.
우리는 가족의 유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 책이 탐구하는 질문 중 하나는 토라의 가족 이야기에서 다루는 주요 주제이기도 합니다. 과연 우리는 가족 역학의 사슬을 끊을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필연적으로 그 사슬에 갇혀 살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창세기는 이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이것이 우리 각자의 삶에서 핵심적인 질문 중 하나임을 시사합니다.
카인과 아벨 다음에는 이쯔학과 이스마엘이, 그 다음에는 야아콥과 에서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요셉과 그의 형제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야아콥은 요셉을 가장 사랑하여 그에게 여러 가지 색이 섞인 겉옷을 주었고, 질투심에 사로잡힌 형제들은 요셉을 거의 죽일 뻔했습니다.
창세기의 이야기는 유대 민족이 형제 간의 경쟁을 극복하고 단결된 민족을 이룬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쯔학과 이스마엘은 함께 아버지를 장사 지냅니다. 에서는 야아콥을 안으러 달려갑니다. 그리고 요셉은 자신을 노예로 팔아넘긴 형제들을 용서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나를 해치려 했으나, 하나님께서는 이를 선으로 바꾸셨습니다”(창세기 50:20). 대를 이어 내려오는 불화라는 사슬은 끊을 수 있습니다. 트라스크 가족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답은: 히브리어 한 단어
스타인벡은 쓰라린 이혼 후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던 자신의 두 어린 아들을 위해 『에덴 동쪽』을 썼습니다. 이 소설의 줄거리 속에는 그 아이들과 우리 모두를 위한, 성경적 덫에서 벗어날 길이 엮여 있습니다. 이는 단 한 구절을 면밀히 해석한 데서 비롯된 것이며, 스타인벡은 이를 중국계 미국인 하인 리에게 맡깁니다.
소설 중반부, 아담은 이웃인 사무엘 해밀턴이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소리 내어 읽어주는 것을 듣습니다. 하나님은 아벨의 제물을 받아들이시고 카인의 제물은 거절하십니다. 그리고 카인이 동생을 죽이기 직전, 하나님은 그에게 “죄가 문 앞에 엎드려 있으니… 너는 그를 [즉, 죄를] 다스릴 것이다”라고 경고하십니다(히브리어로 ve-atah timshol bo, וְאַתָּ֖ה תִּמְשָׁל־בּֽוֹ; 창세기 4:7).
가인이 죄에 굴복하여 아벨을 살해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을까?
리는 이 구절에 깊은 고민에 빠져 “학식 있는 랍비”에게 이를 가져가며 2년 동안 히브리어를 공부합니다. 그들이 발견한 것은, 스타인벡이 ‘תִּמְשָׁל (timshel)’로 표기한 한 단어의 해석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킹 제임스 성경은 이를 “thou shalt”로 번역하여, 죄에 대한 승리를 약속하는 미래형으로 해석했습니다. 반면 미국 표준역(ASV)은 “do thou”로 번역하여, 죄를 물리치라는 명령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리는 히브리어 원문의 문자적 의미는 “thou mayest”, 즉 선택의 여지를 의미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말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일지도 모릅니다,”라고 리는 말합니다. “이 말은 길이 열려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모든 책임을 다시 그 사람에게 돌리는 것이죠. 왜냐하면 ‘네가 할 수 있다’면, ‘네가 할 수 없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사실이기 때문입니다(For if ‘Thou mayest’—it is also true that ‘Thou mayest not).”
사실 스타인벡의 히브리어 실력은 완벽하지 않았으며, 학자들은 문법만으로는 이 구절의 모호한 의미를 명확히 할 수 없다는 데 대체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이 구절을 “네가 할 수 있다”로 해석한 점에서 스타인벡은 랍비들의 해석과 유대 전통이 천 년 넘게 이 이야기를 이해해 온 방식에 확고한 근거를 두고 있었습니다. 인류에게는 자유 의지가 주어졌으며, 의로울지 악할지는 그 자신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the choice to be righteous or evil is in his hands.)
자유 의지의 기둥
탈무드(키두신 30b)는 하나님께서 “내가 악한 본성을 창조하였고, 그에 대한 해독제로 토라를 창조하였다”고 말씀하셨다고 가르칩니다. 이 구절의 마지막 부분은 자유 의지에 대한 약속으로 해석됩니다.
“네가 원한다면, 그것을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11세기의 위대한 주석가 라시는 이를 네 개의 히브리어 단어, 즉 ‘임 티르쩨 티트가베르 알라브(אם תרצה תתגבר עליו, im tirtzeh titgaber alav)’로 요약합니다. “네가 원한다면, 그것을 이겨낼 것이다.”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부터 물려받은 가족의 유산과 씨름합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신의 형벌처럼 보입니다. 스타인벡과 유대교가 전하는 메시지는, 우리가 부모의 실수를 반복할 운명에 얽매여 있지 않으며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가족의 사연 속에서 태어났든, 그로 인해 형벌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리는 『에덴의 동쪽』이 지닌 도덕적 핵심과 그 작품의 가장 중요한 사상을 담고 있는데, 이는 스타인벡이 성경에서 차용한 ‘팀숄(תִּמְשֹׁל, timshol)’입니다.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By Eliyahu Freedman (an Iraqi-Jewish educator living in Jaffa, Israel)
※ 에덴의 동쪽(East of Eden):
미국의 작가이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존 스타인벡 이 1952년에 발표한 가족 서사 소설, 이 책은 타락, 자비, 사랑, 수용과 위대함을 위한 투쟁, 자기 파괴 능력, 죄책감 과 자유 라는 주제를 탐구합니다. 이 책은 창세기 4장 (카인과 아벨 이야기 )에 대한 몇 가지 언급을 통해 이러한 주제들을 하나로 묶습니다.
‘팀셸(Timshel)’은 이 소설의 주요 주제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히브리어에는 ‘팀셸’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창세기 4장 7절에는 ‘팀숄(תמשל)’이 등장하는데, 이는 동사 ‘모셸(moshel, 다스리다)’의 2인칭 단수 남성 미래 직설형으로, ‘너는 다스릴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소설 속에서 등장인물 리는 ‘팀셸’의 의미를 “네가 할 수 있다”라고 설명합니다.
※ 드라마 에덴의 동쪽“
《에덴의 동쪽》은 조이 카잔이 제작하고 플로렌스 퓨가 주연을 맡은 2026년 미국 역사 드라마 TV 미니시리즈입니다. 존 스타인벡의 1952년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2026년 10월 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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