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국장의 편지
평안하십니까? 어느덧 12월 첫주를 맞이했습니다.
전화로 카톡으로 그리고 제 페이스북으로 자주 인사드리는 분들도 계시고 작년 단체메일 이후로 처음 인사드리는 분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2016년 6월30일에 중국에서 휴가차 국내에 왔다가 부산하나센터 라는 곳을 소개받고
부산에 와 계신 1000여명의 탈북민들에게 가족이 되어 달라는 요청에 8월1일부로 부산하나센터 사무국장으로 일해 오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단동에 있을 때에 처음 알게 된 뉴질랜드 국적의 목사님과 함께
2016년 12월4일부터 부산시 금정구 서동 핸즈커피숍(155번 삼화여객 강당)에서 온맘교회 라는 이름으로 팀목회를 해오고 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반의 기간 동안에 참으로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울고 웃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국에서의 선교사역도 귀하지만 국내에 와 있는 탈북민들을 마음껏 찾아가서 만나고 그들의 친구가 되어 달라는 요청대로
폐차 직전의 형님차와 장모님께 잠시 빌린 차로 정말 열심히 뛰어다니며 (11,500키로미터) 일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음 한켠에 계속해서 불편함으로 자리잡았던 생각이 몇 가지 있었는데요,
- 요즘 국내에 들어오시는 북한이탈주민들이 내가 만나왔고 생각하던 그런 사람들이 아니구나(사회적 약자로 보기 힘든 상황)
- 나는 결국 사회복지사 라기 보다 목회자인데 주일에 교회를 나간다지만 전혀 목양을 못하고 사는구나
- 일에 치여 때로 주말도 반납한 채 지내다보니 가족들의 불만이 높아짐
등의 이유들로 인해 어느 순간 끊겼던 가정예배를 매일저녁 8시에 드리고 있고
가족들이 이구동성으로 했던 이야기가 "아빠가 다시 목사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정말로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습니다.
예배를 드리면서 가족이 내린 결론은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센터 일과 온맘교회 공동목회를 그만 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년에 언제까지 일지 아직 모르겠지만 안식년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동안에는 제안에 의해 소위 말하는 스카웃을 당해 결정해 왔다면
이제는 기도하면서 제가 스스로 결정하고 그 길을 가려고 합니다.
조급해 하지 않으면서 근원적인 질문으로 돌아가,
나는 누구인가? 하나님이 나로 인해 하시기 원하시는 일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할 때에 가장 기쁜가?
등의 질문과 해답들을 발견하려고 합니다.
어제 그러니까 온맘교회 1주년이 된 12월3일에 마지막 설교를 했습니다.
본래 격주로 번갈아 가며 하던 설교를 7월부터는 매월 첫주에만 해오고 있는데 어제 때이른 고별설교를 하면서
제 마음을 잠시 나누었습니다.
센터 일을 마감하는 12월30일까지는 아무런 티를 내지 않고 계속 업무에 전념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제 sns에 사임과 내년 계획에 대한 멘트를 하시기 보다는 다만 기도해 주십시오!!!!!
안식년을 잘 보낼 수 있도록이요
그럼 한 달 남은 2017년 잘 마무리하시고 얼굴 마주할 그날까지 강건하시기 바랍니다.
(다른 게시판에 올렸던 목사님의 편지~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기도에 동참해주십사 이곳에 옮겼습니다.)
첫댓글 네 안식년 잘 지내십시요.
꼭 필요한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