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호 검진받으러 간 날 기자들에 '포기' 밝혀
신예-중고참 위주 팀운영 파워싸움서 '찬밥'신세
부상자명단에 계속 올리고 보험료 챙기기 속셈도 |
< 알링턴(미국 텍사스주)=민훈기 특파원> '찬호 없이 간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벅 쇼월터 감독이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주 인터뷰에서 "찬호가 아직 준비가 안됐으며, 그렇다고 트레이드도 힘들다"는 발언을 했던 쇼월터 감독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원정중인 오클랜드에서 텍사스 기자들에게 "박찬호 없이 올시즌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이날 야밀 클린 박사를 만나기 위해 콜로라도의 덴버를 방문했는데, 그 결과는 27일에나 구단에 알려질 예정이다. 그런데 박찬호가 검사를 받으러 간 바로 그날 쇼월터 감독이 텍사스 기자들에게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남은 시즌 박찬호를 다시 기용할 의사가 없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최근 완봉승을 거두는 등 선발로 자리를 잡아가던 리카르도 로드리게스가 팔꿈치 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선발 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쇼월터 감독의 이같은 발언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단내 파워 싸움에서 박찬호가 일방적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쇼월터 감독은 젊은 신예들과 중고참들로 구성된 팀으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조 선두를 달리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투수들에게 싱커를 주문, 역시 인정을 받고 있는 오렐 허샤이저 투수 코치 역시 박찬호와 원만하지 못한 관계다.
박찬호를 복귀시켜봐야 쇼월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위상에 전혀 도움이 안될뿐 아니라, 부상자명단에 계속 두면 보험료라도 챙길 수 있다는 점 등 상황은 전반적으로 불리하게만 돌아가고 있다.
이제 야밀 박사의 진단에서 허리가 정상이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박찬호로서는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과감히 맞서야 할 시점에 왔다. 구단의 조치가 눈에 뻔히 보일만큼 졸속이고, 일방적으로 박찬호에게 불리하게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 minki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