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날 그리고]
새벽 5시30분 나도 모르게 눈이 뜨지고 회장님이 재차 점검한다. 희용형과 이총무가 거실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코곯음의 대표선수들이다. 짐을 챙기는데 병선형은 가방들고 조용히 나간다. 새벽녘 기사 작성하기 위해 그런가 보다. 이번 여행기간 중 병선형의 수면부족이 못내 아쉬웠다. 병선형의 수면 공간 분리를 진지하게 토론 하기도 했다. 6시26분 리무진 타기 위해 캔싱턴 리조트 150미터 거리의 정류장으로 향하고 병선형의 배웅을 받는다. 고맙다.
정신없이 잤나보다. 기사가 깨운다. 벌써 공항인가요? 허겁지겁 짐을 챙겨 후다닥 내린다.공항이 소담스럽다. 국내선과 국제선을 한 곳에서 쓰는구나.
0845 이륙하는가 했는데 벌써 내린다는 멘트가 나온다. 가깝긴 가까운가 보다.그래도 한 시간은 다 채워야 공항을 나올 수 있다.
10시 다 되어서야 공항을 빠져 나오면서 사설 공항주차장으로 전화하니 금방 온단다. 차를 챙기고 콩나물 한 그릇
할까 주변 식당 가보니 아직 준비되지 않았단다. 할 수 없다. 텃밭으로 바로 출발이다. 한 시간 걸리네.
회장님은 11시 비행을 위해 이동하고 병선이형은 주재 기자 만나 돔배고기 고기국수 먹었고 행운의 여신이 빠지는 바람에 주력팀의 마지막 일정은 취소되었다. 가파도에 많은 정성을 쏟은 희용형! 아쉬워요. 방주교회, 도두봉 등 제주시내 투어와 공항에서 각 1병으로 마무리했다는 군요.
마늘이 다 자라버렸네요. 벌써 수확이라니. 다음주에 와서 뽑이야 겠네요. 옥수수 밭 풀이 장난이 아닙니다. 두 시간이상 풀뽑는데 써버렸네요. 풀과의 공존은 당최 쉽지가 않습니다. 텃밭으로 이동하니 이곳도 풀이 장난이 아니네요.
생강은 아직 편지하나 없고요. 도라지는 이쁜 햇싹이 반기고 비트싹은 빼쫌 고개를 내밀고 제힘으로 비닐을 뚫지 못해 갇혀 있는 땅콩 무리들 하늘을 열어 줍니다. 들깨 모종이 오센티나 자라고 멧돼지의 밥이 될 가능성 높은 고구마도 푸르름을 자랑합니다.
울타리 파이프를 박아가며 멧돼지 침입을 대비하는데 우찌 될지는 가늠이 안됩니다. 아침 건너고. 11시 먹은 점심이 여섯시를 지나는 지금 몹시 시장 하고요.
보름전 뿌려두었던 상추 상큼 뜯어 보금자리로 향합니다.
다들 보금자리로 진입했다는 군요.
감자탕 소식도 들리네요
그럼 저도 보금자리로 갑니다. 아무도 없지만요
※렌트비260,000원, 리조트비용195,000원,
◇1인당 241,000원씩 분담(회장님 만석형께 감사)
[에필로그]
아주 기나긴 여행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긴 여행을 맞이할 지 모르겠지만 꿈을 꾼 듯 지나갔습니다.
여행의 삼대 요소가 풍광 사람 먹거리라고 하지요. 오월의 신록 가득한 곳에서 맛집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조금 모자라야 하는데 무엇하나 떨어지는게 없었습니다. 셋 중에서 무엇보다 행복한 대화겠지요.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자세는 오랜시간 다져진 인연의 결실도 있겠지만 다들 훌륭한 인격체라서 가능하겠지요
훌륭한 품성을 지닌 분들과 나누는 대화는 그 자체가 기쁨이고 사랑일 것입니다.
묵은 된장이 맛있기도 하지만 새 된장도 나름 풍미를 내는 법이지요. 새 된장도 세월가면 묵은 된장 되니 말이지요
그동안 하루치 또는 1박 2일은 다녀보있지만 3박은 처음이었습니다. 오래 있다보면 작은 결함들이 알게 모르게 드러나는 법이지요
혹여 그런 결함들이 드러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사람이란 완벽할 수 없어 늘 감정에 지배당하는 존재이지요.
여행의 참 맛은 다른 사람의 결함을 발견하는 거라는 말도 있지요. 그것을 보듬어 안아 줄 때 스스로 성숙하겠지요. 맞추어 움직이고 미리 대처하는 것.
욕심내지 않고 타인에 맞추어 주려하고 그러면서도 당당할 수 있는 것,
잘 안되지만 그렇게 하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내려 놓자 내려 놓자
거듭 다짐하면서도 참 잘 되지 않습니다
포기하자 포기하자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안되는 것 같습니다.
내려 놓지도 포기하지도 말고
할 수 있는 능력껏 하면서 이웃과 훌륭한 사람들과
좋은 관계 유지하면서 살았으면 합니다.
제주여행은 정화의 순간이었습니다
답답했던 스스로의 먼지들을 털어 냈습니다.
자연의 가장 자연스러움을 느꼈습니다
내가 뭘 한다고 바뀌지 않을,
귀속하여 살아 가야 함을,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없이 참가하여 자연의 싱싱함을 거두고 사람을 맛껏 사랑하겠습니다.
(졸시)
<한라산 진달래>
붉은 진달래 내 마음 훔쳐 달아났네
힘껏 뛰어 갔더니 한 발도 못갔네
그 꽃 봉지 봉지 가득 담아 갈까나
한참 가다 열어보니 비어 있네 날아갔나
가던 걸음 멈추고 돌아오니 울고 있네
어이 가려나 어이 갈꼬 내 마음 어데 메둘까
내년 이맘 때 꼭 다시 온다 다독 그리는데
부엌 나가 저녁밥 지어놓고 먹고 가라 하네
진달래 지천에 피었네 오늘이 그 날이네
곳곳서 밥짓는 연기 하늘 하늘 열려 버렸네
[한라의 남벽에서]
산천신록 기암절벽 어데가고 사방이 안개 천지
걸음 걸음 안개비 따라붙고 강한 바람 휘청대지만
새악시 진달래 숲의 대장 구상나무 위로 잔치 벌이네
대피소 사람가득 라면 냄새 콧등을 연신 간지럽히고,
예서 멈출 수 없어 남벽으로 한 걸음 내딛는데
어느 새 뭉실 안개 저만치 물러가고 주위는 햇볕천지
꿈인가 현실인가 철벽바위성 대장군들 모여들고
믿을 수 없어 믿기지도 않아 심장소리 커져만 간다
맞은편 진달래궁전 연미복 입은 신사들 노래한다
때로는 고혹하게 때로는 애절하게 박자를 탄다
안개속 한라산 묻어둘까 연신 걱정 애탔는데
행운의 여신일까 높은 공덕일까 크나큰 보상 받았네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행복한 날이었다네
남벽아래 진달래 한 송이 잊지못할 평화를 주었다네
첫댓글 호랭이 만세!
첫 편은 맞춤법 틀린 것이나 표현이 조금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기철이에게 카톡으로 보내 반영시켰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네 번째 글은 포기했다. 아니 포기했다기 보다는 이 글 맛은 맞춤법 어긋나면 어긋난 대로, 틀린 표현 있으면 그런대로 맛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밭 매며 글 다듬느라 고생 많았다. 기철아. 잘 봤다. 군데군데 구멍난 부분은 대략 내가 두 편 정도로 정리할게요.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나도, 호랭이 만세! 만만세!!!
그래도 '가고파에 많은 정성을 쏟은 희용형!'에서 '가고파'는 '가파도'로 바로잡아주게.
우리 고향이 마산이라 가고파가 입에 달려 있어요. 가고파라 가고파~ㅎㅎ 가파도 ㅎㅎ
수정하려했는데 형님이 먼저 하셨네요
추억이 새록새록!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날 주력팀 여행기는 아톰이 댓글로 보완한다고 한 것 잊지 않았겠지?
옙!
마지막 날 & 어리목에서 윗세까지도 그려 주십시오!!
기~일~게 쓰느라 수고했다. 읽는 나도 수고했고... 텃밭 잘 가꾸고 수확 잘되길 빈다~~
ㅎㅎ, 희용 형 기억력은 정말 대단하셔요. ~~
18일 오전 7시, 여행 마지막날,
비행기 시간이 오후인 만석 희용형 종원 현준은 아침으로 라면을 끓여 먹고, 뒷정리 하고 가파도 출발
제주여행기간 내내 오전 흐림 낮 쨍쨍 오후 흐림 날씨가 반복된다.
가파도 배 출항여부를 전화로 확인, 10시 배 ㅇㅋ, 그런데, 아뿔사! 항구에 도착하니 매표소 표지에 '결항', 다음 배는 11시 이후인데 가파도 왕복 배 시간이 연동이라 비행기 탑승 시간이 애매하다
플랜 b를 가동, 제주 잘아는 희용 형이 방주교회,도두항 주변 오름을 추천한다. 방주교회는 노아의 방주처럼 물위에 떠있는 듯한 특이한 외관이다. 살짝 빗방울이 날리며 아침부터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좋~~다. 비가 오면 오는데로 날이 쨍하면 쨍한데로 흐리면 흐리데로 좋다. 커피한잔 시원한 맥주한잔 파전에 막걸리 한잔, 얼큰한 해장국!
현준 총무가 고사리 해장국을 버킷리스트라고 해서 점심 식사를 위해 제주시내로 출발했고, 시간 여유가 있어서 도두항 옆 도두봉에 오른다.
날이 좋으면 비행기를 바로 머리 위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날씨가 안 도와 주네,ㅠ 도두봉 정상엔 안개만 자욱하다
좀걸었더니 시장기가 밀려온다
만석형 왈, 여기 도두항 해녀집 음식 짱!, 그래요? 그럼 먹어야 하는데, 현준 고사리 해장국도 먹어야 하고,
그래서 점심을 두번 먹기로 한다.
도두항 해녀집에서
전복죽 물회, 그리고 날 흐리니 막걸리, 캬 좋다, 이 집 맛집 맞네
계산은 종원이 한다. 희용 형 수고에 대한 보답의미로 ㅎㅎ
1차 점심을 먹고 나오니 날이 다시 쨍 해졌다
2차 고사리 해장국집으로 고고씽
시내로 향하는데, 어라, 줄이 장난 아니다! 번호표를 받았는데 3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긴급 구수회의 이후, 아쉽지만 패스, 현준, 다음번 제주 여행 때 먹자고~~
비행기 시간 감안해 렌터카를 우선 반납, 셔틀 타고 공항으로 간다.
점심 2차는 제주공항 2층 중국 집!
탕슉 군만두 등등 시키고 이제는 익숙한 한라산 시켰는데, 어라 한라산은 없고 제주푸른밤 소주만 있다. 그 소주도 좋다. 제주에서 마지막 식사에 소주
각 1병을 했다. 여기도 종원 계산, 희용형에 대한 리스펙트와 현준 총무 에 대한 격려. ㅋ
면세점에서 현준 총무 담배 구매를 위해 모두 힘을 모은다.
그리고 이제 비행기 탑승, 현준 총무 비행기만 따로라서 인사를 나눈다.
서울에 비 온다고 하니 은평파는 감자탕 이야기를 했는데, 제주공항 중국집 식사로 가름하기로.
비행기를 타고 잠시 졸았더니, 서울 상공이다. 희용 만석 형과 함께 게이트를 나와 만석형 9호선 희용형과 나는 공항철도를 탄다
디지털 미디어 시티 역에서 환승하며 희용형과도 헤어진다. 다들 다음 산행 혹은 여행에서 뵈요~~
산행하랴 산행기 쓰랴 텃밭 매랴 출근해서 일하랴! 기철이 아니라 강철이네 그려!
제주는 1박2일이나 2박3일 정도로 짧게 왔다가서 돌아갈 때 늘 아쉬워요. 이번엔 3박4일이어서 좀 나을 줄 알았는데, 술잔을 앞에 놓고 있으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가파도나 비양도가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죠. 아톰! 잘 먹었다. 댓글 쓰느라고 수고했고. 뜬구름도 고맙다.
아톰 댓글 쓰느라 수고했다. 잘 읽었어. 뜬구름 총무도 수고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