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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나무를 심은 사람-5-아름다운 꿈을 꾸며 사는 지혜/최복현
단 하루를 살아도 마음은 천 년을 살 것처럼, 그 마음으로 보다 진지하게 살 것이며, 천 년을 살아도 마음은 단 하루밖에 살지 못할 것처럼, 열정적으로 살면 보다 삶을 제대로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여유를 가져야 할 때 조급해 하고, 마음에 채찍질이 필요할 때는 오히려 느긋하게 생각합니다. 인생 제대로 살기 참 어렵지만 그럼에도 조금만 지혜를 내어 살면 보다 생산적이며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날은 아름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아름다운 날마저, 아름답게 살 수 있는 날마저도 우중충하게 삽니다. 누릴 수 있을 때 누리지 못하고, 그 모든 것들을 놓치고 난 후에야 후회합니다. 그만큼 우리는 지혜롭기보다 어리석습니다. 조금만 생각하며 살면 나도 살고 남도 살릴 수 있는데, 나만 살겠다고 버둥거리다가 나 자신뿐 아니라 남까지 죽게 만듭니다. 기왕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려면 살만한 세상을, 살고 싶은 세상을 추구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 세상은 나의 밖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안에 있습니다. 내가 내 안을 어떻게 가꾸느냐가 곧 세상을 가꾸는 일이며, 나의 내면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세상을 바꾸느냐입니다.
근시안으로 살지 말고 멀리 보고 살아야 합니다. 근시안으로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세상은 금방 살만한 세상에서 살 수 없는 세상, 살맛 안 나는 세상으로 변합니다. 사람은 어리석을 때는 아주 어리석기 때문입니다. 햇살이 있으나 그 햇살을 이용하지 못합니다. 자연이 있으나 그 자연을 누리지 못합니다. 지혜롭지 못하여 자연을 누리지 못하고 그 자연을 파과합니다. 그건 오늘만 살 것처럼 욕심을 내서 살기 때문입니다. 하루살이가 아님에도 하루살이처럼 살기 때문입니다.
햇빛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6월의 아름다운 날이었다. 그러나 하늘 높이 솟아 있는, 나무라고는 없는 땅 위로 견디기 어려울 만큼 세찬 바람이 불고 있었다. 뼈대만 남은 집들 속으로 불어 닥치는 바람소리는 마치 짐승들이 먹는 것을 방해받았을 때 그러는 것처럼 으르렁거렸다. 나는 텐트를 걷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에서부터 다섯 시간이나 더 걸어 보았어도 여전히 물을 찾을 수 없었고, 또 그럴 희망마저 보이지 않았다. 모든 곳이 똑같이 메말라 있었고 거친 풀들만 자라고 있었다.
오늘만 살고 말 것처럼 생각 없이, 대책 없이 사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당장을 위해 자연을 해쳐서 내일의 자연을 황폐하게 합니다. 당장 먹거리를 해결한답시고 씨앗까지 남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당장을 위해 모든 것을 거는 게 나쁜 건 아닙니다. 문제는 생각 없이 그리 산다는 겁니다. 무엇이든 파괴하기는 쉬워도 파괴된 것을 복구하기는 어렵고, 살아 있는 것을 죽이기는 쉬워도 죽어가는 것을 살리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사람이 자연을 이용하는 것은 보다 잘살겠다는 몸부림입니다. 하지만 그 자연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파괴하게 되는 것은 과도한 욕심 때문입니다. 자연은 인간에게 충분히 베풀어줄 넉넉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 베풀어주는 것 이상을 취하려 합니다. 때문에 자연은 울부짖기도 하고, 인간에 조력하기를 포기하는 겁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었고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리석어서 그 기회를 놓치고 후회합니다. 누릴 때 누리지 못하고 때늦게 고집을 부리고 억지를 부립니다. 세상은 내가 대하는 것처럼 다가옵니다. 지혜롭게 대하면 세상은 살만한 세상으로 내게 다가옵니다. 내가 어리석게 대하면 절망스럽고 칙칙한 세상으로 내게 다가옵니다. 세상은 내 안에서 죽기도 하고 내 안에서 살기도 합니다. 때문에 하루를 살아도 천 년을 살 것처럼 원대한 꿈을 꾸며 살아야 합니다. 그 꿈을 이루지 못해도 그 꿈을 꾸며 그 꿈을 향해 움직이는 그 삶 자체가 아름답습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 것이 아니라 꿈꾸는 삶 자체가 아름답다는 그 생각으로 살아야 합니다. 그 아름다운 순간들만이 나 자신의 것이지, 집대성된 꿈의 완성이 나의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세상은 아름답습니다. 그것이 하루를 살아도 백 년을 사는 것처럼 살 수 있는 여유를 갖는 방법이며, 백 년을 살아도 열정적으로 살 수 있는 지혜입니다. 꿈을 가진 순간들이 아름다운 것이지, 꿈을 이룬 순간들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꿈은 꾸라고 있는 것이지 쟁취하라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끝없이 꿈을 꾸는 삶, 그저 순수하게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사는 삶, 그것이 하루를 백 년처럼, 백 년을 하루처럼 사는 지혜입니다. -최복현 amour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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