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통계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의 간판과 아파트의 외래어 이름 사용 비율은 70%를 웃돈다고 합니다. 외래어의 범람은 언어 소통의 장애, 우리말 고유성 약화, 문화적 이질감 조성 등 그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터입니다. 최근의 어떤 아파트 이름은 너무 길어서 주인조차 외우기 어려울 지경이라 합니다. 시골 사는 부모들이 찾아오지 못하기를 바라는 불효막심한 자녀들이 선호한다는 뼈 있는 농담도 있습니다.
논바닥에 심은 벼 포기에서 ㄱ, ㄴ, ㄷ, ㄹ…을 읽어내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형태의 유사성을 넘어 벼 포기는 농경민족의 상징, 민족 정체성의 뿌리이기도 하니까요. 훈민정음 서문에 이르기를, “우리나라 말은 중국말과는 달라 한자를 가지고서는 의사를 소통하지 못하므로... 내 이를 가엾게 여겨 새로 28자를 만들었으니 모두 쉽게 배워 일상생활에서 두루 편히 쓰도록 하라.”하셨으니 세종대왕이 격노하시는 것 또한 당연한 일입니다.
첫댓글 김경언 님의 논바닥에 심은 ㄱ ㄴ ㄷ ㄹ...재미있고 의미있는 디카시였지요. 잘 감상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