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 화상경마장 앞 농성장을 방문해 경마장이 이전 또는 폐쇄될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8월 11일 오후 4시께 성장현 용산구청장 등 일행과 함께 서울 용산구 청파로에서 한국마사회가 운영 중인 화상경마장(장외발매소) 앞을 찾아 이곳에 모인 주민, 성심수녀회 수녀들,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말 육성사업을 위해 얼마든지 다른 길이 있는데 왜 이런 사행사업에 마사회가 개입하는가” 물으며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상경마장은 “법적으로 보면 이전만 가능하다”면서, 옮기게 되더라도 옮겨 간 지역에서 학교와 지역사회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농성장 천막 입구에는 2016년 3월 26일 “도박과 교육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용산경마장이 문 닫는 그날까지 함께하겠습니다”라고 쓴 박 시장의 글이 걸려 있다.
| | | ▲ 8월 11일 오후 서울 마사회 용산지점 앞에서 화상경마장에 반대하는 주민, 수도자들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만나 이야기 나누고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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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1일은 화상경마도박장 저지를 위한 주민대책위가 활동을 시작한 2013년 5월 2일로부터 1563일째다.
또한 지역 주민들은 이곳에 1298일째 노숙농성 천막을 마련하고 지키고 있다. 처음에 이 농성은 화상경마장 개장을 막고자 시작됐지만, 경마장 운영이 시작된 뒤에도 이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24시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농성장에서의 천주교 미사도 매주 금요일 오후 5시 15분, 격주 일요일 오전 11시에 봉헌된다.
이날 박 시장과 주민들의 간담회에 참석한 성심여중 교장 임태연 수녀(소화 데레사)는 화상경마장이 “사람을 망가뜨리고 가족을 파괴하고 (도박) 중독에서 못 헤어나게 한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임 수녀는 도박을 스스로 끊지 못하고 같은 사람이 계속 화상경마장을 찾는 모습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경마장을 막기 위한 활동을 5년간 계속하다 보니 학교 때문만이 아니라 “사람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무조건 문 닫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 | ▲ 8월 11일 오후 서울 마사회 용산지점 앞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왼쪽부터 셋째), 성장현 용산구청장(왼쪽 끝)이 지역 주민들과 만나고 있다. ⓒ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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