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림무비의 시사회로 익스펜더블 2를 보고 왔습니다.
좋은 관람 기회를 제공해 준 익스트림무비에 감사드립니다.
에... 실은 1편을 대충 봤습니다. 케이블에서 해주길래요.
사실 저는 실버스타 스탤론 보다는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팬이고,
또 아놀드의 팬이기보단 브루스 윌리스의 팬이거든요. 이 둘이 양념 수준으로 나온다는 걸 이미 알고 있어서
딱히 끌리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당대의 액션배우들이 (전성기는 지났지만) 모여서 영화를 찍는다는 아이템은 좋다고 생각했죠.
사실 저도 어린 시절에 액션영화 꽤나 봤거든요. 요즘도 몸이 뻑적지근 할 때면 명장면 게시판에서 sattva님이 올리시는 추억의
대결 장면들을 보며 혼자 흥분하곤 하지요. 사실 전 이연결보다 가화삼보의 팬이었습니다만(뭐 이렇게 취향이 엇나가는지...
그래도 제이슨 스태덤은 좋아요) 어릴 때 극장에서 액션 영화를 보고 집에 오는 길이면 저도 액션영화의 일부가 된 것처럼
막 전봇대 사이로 뛰어 다니고 그랬어요. 물론 집에선 또 프로레슬링을 보며 열광했지요.
아마 사내라면 누구라도 몸을 쓰는 활동에 로망이 있을텐데 저는 싸움도 못하면서 그렇게 유년기를 보냈죠.
익스펜더블 2는 이 영화가 남자들의 추억에 깊이 기대고 있단 걸 스스로 인정하고 제대로 이용하는 영화라고 봅니다.
나쁜 게 아니죠. 그냥 그럴 팔자인겁니다. 내용은 마초적이고 유혈낭자한 액션이지만 사실 한 발짝 물러서서 보면 커다란 농담이죠.
왜냐면 그 당시의 액션영화는 뻥카에 의존하고 있었고, 그 뻥카의 중심엔 액션배우가 있었어요. 지금의 제이슨 스태덤이
액션배우로서 카리스마를 날리긴 하지만 추억의 액션스타들은 리얼리티를 넘어서 극 중 신격화 된 것 같은 느낌이 있었잖아요.
스티븐 시걸이 손가락만 까딱해도 상대는 목이 틀어지고 척 노리스가 신발끈만 묶어도 상대의 턱은 박살이 나는 것 처럼요.
노인이 된 아놀드가 아무렇지 않게 차 문짝을 뜯어내고 혼자 싸운다는 용병이 무슨 군대같은 화력을 쏟아내고..
이런 말도 안되고 과장스러운 요소들이 들어가 있음에도 튀지 않고 자연스러운 건 이 영화의 세계관 자체가 80~90년대를 주름잡은
액션스타들의 세계관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고 그런 의미에선 이 영화가 액션계의 어벤져스가 맞아요.
어벤져스의 세계관에서 개인주의자 갑부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신이라 불리는 외계인이 천둥을 맘대로 부려도 아무도 리얼리티를
지적하지 않잖아요? 익스펜더블의 세계도 그런 것이죠. 다만 1편이 몇몇 실망스러웠던 마블 영화처럼 이런 요소들을 다루는데
어색해했던 데 반해 2편은 정말 어벤져스 처럼 이 세계관을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에... 영화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1편의 일로 갚을 빚이 좀 남은 처치의 명령(이자 부탁?)으로 정체물건의 물건을 회수하는 작전에 투입됩니다.
당연히 일은 꼬이고 열받은 바니 로스는 팀원들을 이끌고 복수를 다짐하며 악당 쟝 빌라인의 뒤를 쫒죠.
으악!! 이렇게 간단할 수가. 뭐 이 영화에서 내용이 중요하겠습니까?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빽빽하게 채워넣은 액션이 중요하죠.
영화는 정말 강박에 가까운 수준으로 별 거 아닌 장면에 조차 근육과 총성을 집어 넣었는데,
드라마 따위 안중에 없다는 이런 태도가 오히려 영화의 장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치 게임 하듯 쉴 새 없이 다음 관문으로
이어지는 전개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액션의 나열로 지루해 질수도 있는
위기는 다양한 캐릭터가 보여주는 개인기와 최적화된 액션 설계들, 그리고 까메오(수준의) 활약으로 잘 돌파하고 있어요.
더 록 처럼 회자될 수작이라곤 분명 말 못하겠습니다만 이 정도면 정말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 중의 하나지요.
그러고보니 얼마 전 인시디어스를 보며 추억의 B급 호러 영화 비디오를 다시 꺼내 본 기분이었는데 이 영화는
추억의 B급 액션영화 비디오를 다시 꺼내 본 기분이네요. 역시 불황엔 복고가 유행하는 것 일까요 ㅎ
*브루스 윌리스와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분량이 늘긴 했습니다만 우정출연 정도라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척 노리스도 그렇구요. 영화의 세일링 포인트는 당대의 액션스타들이 모여서... 이지만 본작은 이연걸도 까메오 수준이고,
사실 스탤론과 스태덤, 반담의 영화라고 보는 게 맞겠죠. 단지 얼굴을 비추는 게 아니라 진짜 어벤져스 같은 팀 웍을 보고
싶은데 그럴 날이 올까요..? 그런 의미에서 익스펜더블 프로젝트는 아직 미완이라고 봅니다.
뭐, 그래도 반담과 스탤론의 마지막 대결은 좋았습니다. '저건 좀 반칙 아냐..?' 란 생각이 들긴 했지만요.
*헐리웃의 흥미로운 아이템을 복사하는데 익숙한 홍콩영황계에서 왜 이건 안따라할까요?
어쩌면 형보다 나은 아우가 나올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ㅎㅎ
* 여자 배우 째려보는 얼굴로 일관하는게 좀 거슬리더군요. 그렇게 배우가 없더냐.
![](https://t1.daumcdn.net/cfile/cafe/170259504FD8694E21)
첫댓글 ㅎㅎ 글 잘쓰시네요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