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동영상, 사진 올려주신 대로 처참한 광경입니다.
물대포 발사에 연행 할당량 채우려는 건지 인도에 있는 시민이든 건물안에 있는 시민이든 때에 따라서 막 잡아 들이더군요.
다치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시민과 대치 중에 전경 바리케이트가 전진하면 그 사이에 시민들과 육체적인 마찰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 맨 몸인 시민들이 많이 다칩니다. 전경들은 맞아도 그나마 무장하고 있으니 덜 다치지요.
물대포 맞고 오들오들 떠는 사람들도 무지 많구요. 여자분들은 쓰러지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예비군 부대라 불리는 분들이 물리적인 마찰을 방지하는 측면에서 참 괜찮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로 경찰과 시민들이 격하게 대치하는 상황에서 시민과 경찰사이에 한 벽을 만들어 마찰이 심해지지 않도록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시위에 있어 최대한 사람들이 다쳐선 않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경과 시민 사이에서 감정이 격해져 몸싸움이 오고가려는 상황에서 될 수 있는한 중재도 해보고, 격해진 사람들을 타이르고 야수의 눈빛이 되었던 전경들도 타이르고 해봤지만, 서로 격해진 사람들 사이에 까딱 잘못하면 맞아죽기 딱이겠더군요. 시위대와 전경이 대치하고 있는 경계에 참가한다는 건 정말이지 멀리서 보는 시위랑은 분위기가 전혀 틀립니다.
이런 상황을 평화적인 시위를 보장받기 위한 투쟁의 관점으로 본다면, 이런 물리적 마찰은 불가피한 것으로도 보입니다.
현재 경찰의 불법도로점거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함으로 시위를 강제 해산시키고 물리력을 동원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보이니까요.
하지만 막상 전경과 시민들의 경계에 가보면, 폭력 경찰 못지 않은 폭력 시민들 역시 눈에 띄입니다. 그 사이에 있다 보면 전경과 시민들 사이에 물리적인 마찰이 어떻게 생기는 지 똑똑히 보게 되는데요.
제가 본 것중의 한 장면은, 전경과 시민이 대치 중에 한 남자분이 전경 방패들 사이로 전경을 막 때리고 방패를 발로 차고 하더군요. 그러자 그 전경 및 주위의 전경들이 순간 욱합니다. 그 맞은 전경이 감정을 참지 못하고 욱해서 그 사람 팔을 잡고 끌고 갑니다. 그럼 시민들이 다시 욱해서 '끌고가지 마! 안놔?'하며 전경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고 일단 이렇게 규모가 좀 커지다 보면 시민이 전경을 끌고가려고도 하고 전경들은 자기들의 고참, 후임, 동기들인지라 정말 갖은 수를 다해서 끌려가는 전경을 구하고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정말 야수의 눈빛을 한 시민과 전경들이 보이지 않는 확실한 편을 갈라서 싸우는 것 같더군요. 이럴 때 가장 많이 다치고 가장 위험합니다. 누가 먼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방송이나 인터넷으로 보는 많은 폭력들이 이런 경우로 생깁니다.
물론 시위진압하고 강제해산하는 것 부터가 폭력경찰이지만, 우리 시민들 역시 이런 물리적 마찰을 피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시위 참가하는 사람들이나 경찰측 모두 좀 더 폭넓은 이해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생각해보면 경찰 직원이 보기에 시민들은 자기 친구, 이웃, 아들, 딸이고 우리 시민들이 보기에 전경들은 우리 동생, 친구 중 하나일 수 있잖아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전경들도 시위 싫어하고 무서워한다는 거죠. 시민들한테 잘못 끌려갔다간 하기싫은 군생활 2년 채우러 왔다가 그대로 골로 갈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시위가 끝나고 바라본 풍경 또한 인상적이었는데요. 시위 참가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경들이 뒤에서 방패들고 우루루 뛰어올때는 '이런 개x끼들! 신발 새끼들~' 하고 욕하면서 서로 싸우고 도망가고 하지만, 시위가 어느정도 끝나 집에 돌아갈때는 이런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경찰이나 시민이나 평상시 모습으로 돌아가 아까는 그렇게 격하게 대치하던 전경과 시민들 사이에 그냥 아무렇지 않게 섞여 걸어다니고 전경들은 앉아서 김밥이나 늦은 식사를 하고 합니다.
이런 장면을 보면 어떤 특정한 상황이 만들어 낸 연극을 본듯한 기분도 듭니다.
물론 제가 본 상황들 역시 매우 부분적이겠지만, 멀리서가 아닌 이렇게 가까이서 그들의 감정들 하나하나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거리에서 본 시위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제가 본 시위는 끔찍했지만 경찰만큼이나 끔찍한 시민들 역시 있었습니다. 하지만 끔찍한 시민이나 경찰이나 그 집단 전체에 있어서 소수라고 믿고 있습니다.
첫댓글시즈님도 저하고 같은 현장에 있었네요~ ^^ 시민들 중에도 분에 못 이겨서 전경들에게 폭력을 쓰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나이와 상관 없이. 그러나 시민들이 전경들의 폭력 진압에 같이 폭력으로 맞서면 당연히 무장한 전경들을 이기지도 못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폭력 진압에 대해 비난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법적으로도 쌍방 폭력은 쌍방 다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폭력을 쓰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시위를 벌이는 것은 이미 그 명분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폭력 진압에는 비폭력이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왜냐하면 폭력 진압을 하는 장면을 보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항의를 하고 시위에 참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첫댓글 시즈님도 저하고 같은 현장에 있었네요~ ^^ 시민들 중에도 분에 못 이겨서 전경들에게 폭력을 쓰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나이와 상관 없이. 그러나 시민들이 전경들의 폭력 진압에 같이 폭력으로 맞서면 당연히 무장한 전경들을 이기지도 못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의 폭력 진압에 대해 비난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법적으로도 쌍방 폭력은 쌍방 다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폭력을 쓰면서 다른 사람을 비난하고 시위를 벌이는 것은 이미 그 명분을 잃게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폭력 진압에는 비폭력이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왜냐하면 폭력 진압을 하는 장면을 보면 더 많은 사람들이 항의를 하고 시위에 참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연약한 사람들이라도 많은 사람이 비난하면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오래 견디지를 못 합니다. 그래서 간디가 비폭력 운동을 통해서 인도의 독립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저도 간디가 떠올랐었어요. 이 날은 인간의 폭력성과 편가르기에 대해 생각해보던 하루 였습니다. 그나저나 전경 방패에 발 찍힐까봐 맨 앞에서도 발등 조심하느라 애섰던 하루기도 했구요. 연행 위기도 몇번있었습니다. ;;
시민들은 아무런 무기도 없는데 무폭력이죠. 정경들은 완전 무장하고 있으면서 비폭력으로 얼마든지 시민들의 움직임을 관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달아 나고 있는 시민들의 뒤에서 뒷 통수를 갈리고 넘어진 사람의 머리를 차고 하는 것은 불법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요즘 매일 집회 다니느라 밤 낮이 바꼈는데... 어제?오늘은 그래도 평화롭고 웃으면서 2시반에 집에들어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