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닥이 훤히 보이기 시작했다. 강바닥은 밝은 모래빛이다. 강바닥의 모래톱은 길게 이어져 강 건너편까지 닿아있다. 군데군데는 조류사체의 흔적인지 녹색 가루도 깔려 있다. 강이 얕아진 것이다. 깊이가 얕아진 강은 그대로 건널 수 있을 정도다.
조금 더 아래는 입자가 가는 자갈들. 그 위로 물결을 일으키며 흘러가는 강물. "아, 강이 흐르고 있구나"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여울이 만들어지고 여울목을 넘어가는 강물. 그렇다. 그것은 '모래강 낙동강'의로의 부활이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실로 몇 년 만인가. '4대강 삽질'이 시작된 이래로 한번도 본 적이 없던 순수한 낙동강의 모습을 딱 10년 만에 그대로 대면한 것이다. 10년 만에 낙동강이 비로소 낙동강다워진 순간을 만난 것이다. 너무나 반가웠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은 느낌이다.
여울목이 만들어지고 낙동강이 비로소 흐른다
19일 달성보 하류 박석진교 아래에서 만난 낙동강의 모습이다. 이곳은 20여 킬로미터 아래 있는 합천창녕보(합천보)의 영향을 받는 구간이다. 그러니까 상류인 달성보에서부터 그 아래 보인 합천보까지가 하나의 수체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합천보의 수문을 열자 달성보 바로 직하류인 이곳까지 수위가 떨어지면서 강은 낮아지고 흐름을 회복한 것이다.
이날 합천보는 완전히 열렸다. 관리수위 해발 10.5미터에서 아래 함안보 수위인 해발 4.8미터까지 그러니까 총 5.7미터까지 수위가 떨어진 것이다. 5.7미터 깊이의 강물이 빠져나가자 낙동강은 비로소 옛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강바닥이 보일 정도로 강은 낮아지고, 강은 흐르면서 여울목까지 만들어지고, 하늘에서는 독수리가 날고 저 멀리 나무 꼭대기에는 황조롱이 한 마리가 내려앉아 먹잇감을 찾고 있다. 이곳이야말로 낙동강의 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았다.
이곳은 문재인 정부 들어 이루어진 4대강 수문개방의 의미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자 강은 비로소 흐르고 강이 흐르자 여울이 생기고 그 여울목을 넘어가는 맑은 강물 그리고 새와 야생동물이 돌아오는, 강의 생태계가 완벽히 되살아나는 모습을 말이다.
이른바 '4대강 재자연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인 것이다. 사실 기자도 강의 변화가 이렇게까지 크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거대한 보는 그대로 두고 단지 수문만 연다고 해서 강이 얼마나 돌아올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던 것이다.
그러나 자연의 복원력이란 것은 실로 대단했다. 단지 수문만 열었을 뿐인데 강은 스스로 본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없는 너그러움으로 다가오는 듯했다. 4대강 '삽질' 과정은 강을 직선으로 재단하고 속살을 완전히 헤집어 낼 정도로 깊은 생체기를 냈지만, 강은 아랑곳하지 않고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없이 너른 품으로 말이다.
함안보가 수막재배 농민의 항의로 다시 닫히면서 낙동강 8개 보 중에서 현재는 단 하나의 보만 열렸을 뿐인데, 강은 이렇게 달라지고 있다. 8개 보 모두가 열린다면 어떻게 될지 그 놀라운 변화가 너무 기다려진다.
양수구 드러난 현풍양수장…연결하자
여울목을 지나 저 멀리 관로가 물 밖으로 드러난 현풍양수장이 보인다. 최근 이곳 달성군 농민들이 달성군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을 만나 항의했다는 문제의 그 양수장이다. 양수구 후드가 물 밖으로 드러나면서 양수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농민들이 시름이 깊다는 것이다.
지난 가을 파종한 양파와 마늘이 2월 중순경 곧 싹을 틔우는데, 그때를 맞춰 물을 공급해줘야 하는데 야단났다는 것이다. 과연 걱정이 될 만도 했다. 당장 물을 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 달성군 농민들은 합천보 수문을 다시 닫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농사에 지장이 없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자, 어떻게 할 것인가? 수문을 열어 강은 거의 완벽한 모습으로 되살아나고 있는데 다시 수문을 닫아야 한단 말인가. 수문을 닫게 되면 모래톱도 여울목도 다시 다 잠기면서 강은 또다시 거대한 호수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고, 녹조는 다시 시작될 것이다. 물고기가 떼죽음 할 것이고, 강바닥은 썩은 펄로 뒤덮이면서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만 번성하는, 강 생태계는 또다시 괴멸직전으로 치달을 것이다.
이 모습은 보로 막혀 있는 상류 보들에서 현재 진행중인 모습들이다. 막 생명을 소생시키고 있는 낙동강을 다시 수장시켜버리고 말 것인가. 과연 방법이 없는가.
방법은 현장에 있었다. 양수구 말단의 후드와 강물과의 거리는 대략 2미터 남짓이다. 그렇다면 그 후드를 4~5미터만 연장하면 다시 강물을 퍼올릴 수 있게 된다. 2월 중순에서 말까지 대략 한달 정도의 시간이 있으니 그 시간 안에 후드를 연장하는 작업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별로 어려운 공법도 아니고 있는 관로를 연결만 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이 간단한 방법으로 일단 강물을 끌어가게 된다면 농민들의 걱정은 끝이 나는 것이다. 현장을 보고 나니 그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란 것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마침 국토부에서는 수위 관측망의 말단부를 더 내리는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똑같은 이유로 강물의 깊이에 맞춰 말단부를 연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수장 또한 같은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면 된다.
그러니 합천보 수문개방은 계속돼야 한다. 애초에 정부에서 밝힌 대로 최저수위까지 내려서 올 연말까지 그대로 가겠다는 그 방침을 지켜야 한다. 지금도 강은 놀라울 정도로 되살아나고 있는데, 올 한해까지 수문개방이 지속된다면 강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그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그렇다. 강은 흘러야 한다. 강은 흐르기만 하면 스스로 알아서 변해간다. 그 변화는 아주 밝은 것이다. 낙동강의 나머지 7개 보 또한 하루빨리 열려야 하는 까닭이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조금 더 아래는 입자가 가는 자갈들. 그 위로 물결을 일으키며 흘러가는 강물. "아, 강이 흐르고 있구나"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여울이 만들어지고 여울목을 넘어가는 강물. 그렇다. 그것은 '모래강 낙동강'의로의 부활이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실로 몇 년 만인가. '4대강 삽질'이 시작된 이래로 한번도 본 적이 없던 순수한 낙동강의 모습을 딱 10년 만에 그대로 대면한 것이다. 10년 만에 낙동강이 비로소 낙동강다워진 순간을 만난 것이다. 너무나 반가웠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은 느낌이다.
여울목이 만들어지고 낙동강이 비로소 흐른다
19일 달성보 하류 박석진교 아래에서 만난 낙동강의 모습이다. 이곳은 20여 킬로미터 아래 있는 합천창녕보(합천보)의 영향을 받는 구간이다. 그러니까 상류인 달성보에서부터 그 아래 보인 합천보까지가 하나의 수체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합천보의 수문을 열자 달성보 바로 직하류인 이곳까지 수위가 떨어지면서 강은 낮아지고 흐름을 회복한 것이다.
이날 합천보는 완전히 열렸다. 관리수위 해발 10.5미터에서 아래 함안보 수위인 해발 4.8미터까지 그러니까 총 5.7미터까지 수위가 떨어진 것이다. 5.7미터 깊이의 강물이 빠져나가자 낙동강은 비로소 옛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강바닥이 보일 정도로 강은 낮아지고, 강은 흐르면서 여울목까지 만들어지고, 하늘에서는 독수리가 날고 저 멀리 나무 꼭대기에는 황조롱이 한 마리가 내려앉아 먹잇감을 찾고 있다. 이곳이야말로 낙동강의 완벽한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았다.
이곳은 문재인 정부 들어 이루어진 4대강 수문개방의 의미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자 강은 비로소 흐르고 강이 흐르자 여울이 생기고 그 여울목을 넘어가는 맑은 강물 그리고 새와 야생동물이 돌아오는, 강의 생태계가 완벽히 되살아나는 모습을 말이다.
이른바 '4대강 재자연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인 것이다. 사실 기자도 강의 변화가 이렇게까지 크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거대한 보는 그대로 두고 단지 수문만 연다고 해서 강이 얼마나 돌아올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던 것이다.
그러나 자연의 복원력이란 것은 실로 대단했다. 단지 수문만 열었을 뿐인데 강은 스스로 본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없는 너그러움으로 다가오는 듯했다. 4대강 '삽질' 과정은 강을 직선으로 재단하고 속살을 완전히 헤집어 낼 정도로 깊은 생체기를 냈지만, 강은 아랑곳하지 않고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없이 너른 품으로 말이다.
함안보가 수막재배 농민의 항의로 다시 닫히면서 낙동강 8개 보 중에서 현재는 단 하나의 보만 열렸을 뿐인데, 강은 이렇게 달라지고 있다. 8개 보 모두가 열린다면 어떻게 될지 그 놀라운 변화가 너무 기다려진다.
양수구 드러난 현풍양수장…연결하자
여울목을 지나 저 멀리 관로가 물 밖으로 드러난 현풍양수장이 보인다. 최근 이곳 달성군 농민들이 달성군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을 만나 항의했다는 문제의 그 양수장이다. 양수구 후드가 물 밖으로 드러나면서 양수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농민들이 시름이 깊다는 것이다.
지난 가을 파종한 양파와 마늘이 2월 중순경 곧 싹을 틔우는데, 그때를 맞춰 물을 공급해줘야 하는데 야단났다는 것이다. 과연 걱정이 될 만도 했다. 당장 물을 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 달성군 농민들은 합천보 수문을 다시 닫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농사에 지장이 없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자, 어떻게 할 것인가? 수문을 열어 강은 거의 완벽한 모습으로 되살아나고 있는데 다시 수문을 닫아야 한단 말인가. 수문을 닫게 되면 모래톱도 여울목도 다시 다 잠기면서 강은 또다시 거대한 호수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고, 녹조는 다시 시작될 것이다. 물고기가 떼죽음 할 것이고, 강바닥은 썩은 펄로 뒤덮이면서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만 번성하는, 강 생태계는 또다시 괴멸직전으로 치달을 것이다.
이 모습은 보로 막혀 있는 상류 보들에서 현재 진행중인 모습들이다. 막 생명을 소생시키고 있는 낙동강을 다시 수장시켜버리고 말 것인가. 과연 방법이 없는가.
방법은 현장에 있었다. 양수구 말단의 후드와 강물과의 거리는 대략 2미터 남짓이다. 그렇다면 그 후드를 4~5미터만 연장하면 다시 강물을 퍼올릴 수 있게 된다. 2월 중순에서 말까지 대략 한달 정도의 시간이 있으니 그 시간 안에 후드를 연장하는 작업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별로 어려운 공법도 아니고 있는 관로를 연결만 하면 되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다. 이 간단한 방법으로 일단 강물을 끌어가게 된다면 농민들의 걱정은 끝이 나는 것이다. 현장을 보고 나니 그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란 것을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마침 국토부에서는 수위 관측망의 말단부를 더 내리는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똑같은 이유로 강물의 깊이에 맞춰 말단부를 연장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수장 또한 같은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면 된다.
그러니 합천보 수문개방은 계속돼야 한다. 애초에 정부에서 밝힌 대로 최저수위까지 내려서 올 연말까지 그대로 가겠다는 그 방침을 지켜야 한다. 지금도 강은 놀라울 정도로 되살아나고 있는데, 올 한해까지 수문개방이 지속된다면 강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그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그렇다. 강은 흘러야 한다. 강은 흐르기만 하면 스스로 알아서 변해간다. 그 변화는 아주 밝은 것이다. 낙동강의 나머지 7개 보 또한 하루빨리 열려야 하는 까닭이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첫댓글 할 다행이다ㅜㅜ 와 진쨔 자연 힘조!!!
그러면 진짜 다행인데... ㅠㅠㅠㅠㅠ 물살 힘조
그래도 다행이야.... 진짜 인간만 가만히 있으면 자연이 알아서 할텐데 인간이 문제임
자연 힘조ㅠㅠㅠㅠㅠ
제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4대강만 보면 엠비 진짜....
ㅠㅠ 시발 엠비 쥐새끼 존나 잡아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