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으로 악을 이기라
로마서 12:14~21
찬송가 425장(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본래 아담의 타락 이후로 인간은 부패하고 부정해졌습니다. 그래서 부패한 인간의 성품으로서는 당연히 원수에 대하여 원수로 갚아야 합니다. 박해하는 자를 보면 대항하여 물리쳐야 합니다. 자기에게 선한 일을 행한 자에게는 선으로 갚고 자기를 돕는 자에게는 선을 행하고, 이익이 될 만한 사람과만 친하게 지내고 악을 행하는 자는 멀리해야 합니다. 원수에 대하여는 원한으로 갚고, 원수가 주리고 목마르고 큰 고난을 겪을 때는 기뻐하고 즐거워하여야 합니다. 악에 대하여는 악으로 대항하여 몇 배로 갚아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본성에 부합합니다. 이렇게 해야 무시당하지 않고 이렇게 해야 내가 가진 신념과 가치를 지키고 이렇게 해야 내 몫을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종 사도 바울은 로마에 있는 성도들에게 편지를 써 보내면서 이르기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고, 악에 대하여 악으로 갚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선한 일을 도모하며, 모든 사람과 화목하고, 자기 손으로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께 맡기라고 하였습니다. 나아가 원수가 주리고 목마르면 그에게 마실 것과 먹을 것을 건네주고, 악에게 대하여 굴복하지 말고 선으로써 악을 이기라는 가르쳤습니다.
이러한 계명들은 인간 자신의 본성으로서는 도저히 실천할 수 없는 신성한 계명입니다. 하나님께서 악인과 선인에게 골고루 햇빛과 비를 내려주신 것처럼, 악인에게도 의인에게도 동일하게 자비를 베풀고 선을 베풀라는 주님의 산상수훈의 가르침 역시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고 뛰어넘어 지극히 고상한 하나님의 성품이나 가능한 고매한 윤리입니다. 하나님은 자기를 믿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이 지극히 고상한 윤리를 이 땅에서부터 지켜 행하라고 당부하고 계신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노력과 결심으로는 행할 수 없습니다. 오직 내면에 새로워진 마음과 성령의 감동 감화의 도우심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예레미야 17:9 말씀에 이르기를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이를 알리요마는 나 여호와는 심장을 살피며 폐부를 시험하고 각각 그의 행위와 그의 행실대로 보응하나니”
라고 말씀하였습니다. 세상을 보면 악과 더럽고 부패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쓰레기 매립장의 쓰레기들과 돼지 농장이나 양계장에서 나는 돼지나 닭의 배설물들과 술취한 사람들이 거리 구석진 곳에 토해놓은 것들은 냄새나고 심히 역겨운 것들입니다. 또한 세상에는 심히 악한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성경에 나오는 자고새가 낳지 아니한 알을 품음과 같다는 말씀에 대하여 살피다가 자연세계에서 일어나는 거짓과 악에 대하여 충격적으로 알게 되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자고새와 때까치와 같은 새들이 알을 낳으면 이것을 품고 기르게 되는데, 이러한 둥지에 몰래 와서 알을 까놓고 대신 기르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을 탁란이라고 합니다. 새들 중에 자기 알을 자기가 기르지 않고 남의 새에게 알을 맡겨 품어 기르게 하는 것이 탁란입니다. 탁란을 하는 대표적인 새가 뻐꾸기입니다. 뻐꾸기는 작은 새들, 매추라기나 때까치 등의 둥지에 자기 알을 낳아서 그 새들의 알들과 함께 부화하여 키우게 합니다. 그러면 먼저 태어난 뻐꾸기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거의 본능적으로 그 어미새의 다른 알들이나 이미 부화한 새끼들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어 떨어뜨려 죽입니다. 본능적으로 온갖 힘을 발휘하여 다른 알들과 다른 새끼들을 발에 힘을 주고 등으로 밀어 올려 둥지 밖으로 떨어뜨려 제거하여 자기 혼자 자기와 다른 어미 새가 갖다 주는 먹이를 혼자 독차지하여 큰 다음 훅하니 날아가버립니다. 참으로 이제 갓 태어난 새의 새끼가 다른 알과 다른 새끼들을 둥지 밖으로 끊임없이 몰아붙여 밀어내는 것은 마치 악마의 짓과 같이 보였습니다. 자연 세계 속에도 이렇게 악한 부패의 본성들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와 같은 가장 악하고 부패하고 거짓된 것들 중에 인간의 마음이 가장 악하고 거짓되다고 증언하고 있으니,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우리 자신 안에서 거짓과 악함과 탐욕과 질투와 미움과 이기적인 자기 애와 같은 온갖 악을 발견한다 하여도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인간 자체의 본성이 악하고 이기적이고 거짓되고 탐욕스럽고 반역적이고 가학적인 면이 많이 있거늘, 어찌 우리 스스로가 그러한 하나님의 성품의 열매들을 맺어야 마땅하다라는 것을 어떻게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깨닫는다 해도 그와 같은 열매를 어떻게 맺을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이타적이고 희생적이고 숭고하고 성스럽고 가장 아름답고 선한 성품과 그의 열매들을 지속적으로 맺어갈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스스로의 깨달음으로는 그 고상하고 숭고하고 거룩하고 온전한 사랑과 선함의 열매를 결코 알 수도 없고 성품과 삶에서 맺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경을 통하여 하나님의 계명들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율법의 거울을 통하여 무엇이 옳고 선하고 의롭고 아름답고 선하고 진실한 것인가를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의 힘으로는 결코 이러한 고매한 신적 성품을 가질 수 없고 그런 열매를 맺을 수 없으므로, 하나님께 의탁하며 기도함으로 하나님의 성령께서 우리 마음 속에서 신적 성품을 갖게 해주시고 생활 속에서도 성령의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었던 본문 말씀 곧 로마서 12장 14절 이하의 말씀이 바로 그러한 가르침 중 하나입니다. 다시 한번 봉독합시다.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서로 마음을 같이 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하지 말라 아무에게도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엇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 마르거든 마시게 하라 그리함으로 네가 숯불을 그 머리에 쌓아 놓으리라 악에게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로마서 12:14~21)
우리 스스로는 이 말씀대로 도저히 살 수 없으나 성령께서 우리 안에 새 마음을 주시고 새 능력을 주시면 우리 삶 속에서 신적인 성품의 이 열매들이 맺혀질 수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3:17 말씀 이하에 이르기를
“주는 영이시니 주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느니라 우리가 다 수건을 벗은 얼굴로 거울을 보는 것같이 주의 영광을 보매 그와 같은 형상으로 변화하여 영광에서 영광에 이르니 곧 주의 영으로 말미암음이니라‘(고린도후서 3:17,18)
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성령으로 충만해지면 점점 우리의 내면 세계와 말과 행동과 표정과 삶의 모든 영역에서 주님의 성령이 다스림으로써 우리가 주님의 아름다운 인격의 모습으로 닮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의 자연 세계 속에까지 깊숙이 퍼져 있는 악의 모습들과 우리의 속 마음과 인간 세계 깊숙이 스며들어 있는 부패와 거짓과 악의 영향력과 맞서서 선하고 아름답고 의롭고 순결하고 진실하고 거룩한 하나님의 선한 영향력을 퍼뜨려나가는 일에 우리가 작은 통로가 됩시다. 이를 위하여 날마다 말씀과 기도로 무장하여서 하나님의 거룩한 형상으로 날로 변화되어가는 성령의 사람들이 다 되시기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