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 2:13]
내 백성이 두가지 악을 행하였나니 곧 생수의 근원되는 나를 버린 것과 스스로 웅덩이를 판 것인데 그것은 물을 저축지 못할 터진 웅덩이니라......."
생수의 근원...웅덩이를 판 것 - 이스라엘의 두 가지 심각한 죄악성이 지적되고 있다. 하나는 생수의 근원되시는 여호와를 버린 것이요, 다른 하나는 물을 담지 못할 터진 웅덩이를 판 것이다. 성경에서 여호와의 구원 혹은 하나님(그리스도)께서 생수에 비유된 예는 종종 나타난다.
그리고 팔레스틴 지방에서는 물이 귀했으므로 수원을 확보해 놓기 위해 저수지를 만들거나 빗물을 모아두기 위해 웅덩이에 석회를 발랐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과 더불어 그 석회에 균열이 가서 속에 든 물이 새어 나가 버리는 경우가 흔했다. 본문에서 유다 백성이 스스로 웅덩이를 팠다는 것은 결국 터져 버리고 말, 즉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는 우상을 섬긴 사실을 가리킨다.
[렘 2:14]
이스라엘이 종이냐 씨종이냐 어찌하여 포로가 되었느냐...."
씨종이냐 - '씨종'을 가리키는 히브리어 '엘리드 바이트'는 주인의 집에서, 노예의 부모 사이에 태어난 종을 말하며 그렇기 때문에 주인의 개인적인 재산 취급을 당했다.
[렘 2:15]
어린 사자들이 너를 향하여 부르짖으며 소리를 날려 네 땅을 황무케 하였으며 네 성읍들은 불타서 거민이 없게 되었으며...."
어린 사자들이 - 이것을 앗수르 군대로 해석하는 것이 주석가들 사이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이 구절을 분명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18절에 앗수르가 언급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앗수르는 여전히 세계 최강국의 위치에 있었던 것 같으며,
그렇다면 본절은 앗수르의 붕괴 조짐이 나타나기 전인 예레미야 사역 초기에 쓰여진 것이 분명하다. 앗수르의 붕괴는 B.C.626년 앗술바니팔의 죽음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네 땅을 황무케 하였으며 - 어린 사자가 앗수르를 상징한 것으로 본다면, 이 구절은 이스라엘의 멸망상을 묘사한 것이며,
디글랏 빌레셀 3세로부터 시작해서 살만에셀 5세, 사르곤 2세, 산헤립, 에살핫돈, 앗술바니팔의 이스라엘 점령을 뜻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멸망은 배도의 길을 걷고 있는 유다에게 충분한 경고가 될 만했다.
[렘 2:16]
놉과 다바네스의 자손도 네 정수리를 상하였으니....."
놉 - 하애굽)의 고대 수도였던 멤피스를 말하는 것으로서, 오늘날의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약 13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다바네스 -오늘날 '텔 데프네'로 알려진 곳으로서 애굽 북동부의 만절레 호수 근처에 위치해 있었다.
네 정수리를 상하였으니 - 이는 B.C.609 애굽과의 므깃도 전투에서 요시야왕이 죽은 비참한 결과를 당하게 된 사건을 암시한다. 그런데 본절에는 애굽 대신에 그곳의 두 도시인 놉과 다바네스가 언급되고 있는데, 이는 아마 한때 애굽이 앗수르의 속국으로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이곳 두 도시가 에살핫돈과 앗술 바니팔이 이끄는 앗수르 원정군에 의해 가장 처참하게 정복되었던 일이 있음을 상기시키려는 의도에서인 것 같다.
[렘 2:17]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를 길로 인도할 때에 네가 나를 떠남으로 이를 자취함이 아니냐...."
네가 나를 떠남으로 - 유다가 여호와의 언약을 파기하고 다른 신들과 야합함으로 고난 받는다는 것이 본서 전체에 흐르는 주제이며, 그렇기 때문에 선지자는 거듭 이점을 상기시킨다. 물론 이미 멸망한 북이스라엘의 참변도 자기 백성에게 내리는 여호와의 심판인 것이다.
[렘 2:18]
네가 시홀의 물을 마시려고 애굽 길에 있음은 어찜이며 또 그 하수를 마시려고 앗수르 길에 있음은 어찜이뇨..."
시흘의 물 - '시흘'은 문자적으로 '검음'이란 뜻으로 나일강을 가리킨다. '시흘'이라는 명칭은 우기 때 흙탕물을 흘려보내는 애굽 '와디'의 특성을 보여주며, 여기서는 아마도 우상 숭배국인 애굽의 부패성을 암시하려는 의도를 내포한 말인 듯하다. 실제로 이 나일 강은 애굽의 주요신들 중의 하나로 인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수 - 이는 유브라데 강을 뜻하는데, 구약 성경 곳곳에 이 유브라데 강을 '큰 강'또는 '하수'로 지칭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예레미야는 여기서 애굽이나 앗수르 또는 다른 나라에 의지하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이런 주제는 다른 선지자들도 곧잘 지적하던 내용이다
선지자는 유다 내 애굽파와 앗수르파가 정치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국내 사정을 반영하고 있으며, 두 강대국이 근동 지방에서 이처럼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예언의 말씀은 그의 사역 초기의 것임을 한번 더 확인할 수 있다.
[렘 2:19]
네 악이 너를 징계하겠고 네 패역이 너를 책할 것이라 그런즉 네 하나님 여호와를 버림과 네 속에 나를 경외함이 없는 것이 악이요 고통인줄 알라 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네 악...네 패역 - '패역'에 해당하는 '메슈바'는 '돌아가다', '물러서다'의 뜻을 가진 '슈브'에서 파생된 명사로서 '돌아섬', '배도'의 뜻을 가지고 있다. 구약성경에서 본서만큼 '이스라엘의 배도'를 자주 지적하는 책도 없다..
앞으로 닥칠 유다의 참변은 궁극적으로 유다가 자초한 것이며 앗수르 등의 열강은 단지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될 뿐이다. 결국 유다는 언약 파기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고 여호와를 버린 결과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쓰라린 것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