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국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세종에서 20억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거래’가 등장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외지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세종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어진동 한뜰마을 6단지 전용 202㎡는 지난 3월 22일 24억원에 손바뀜했다. 세종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직전 최고가 거래보다 5억원 이상 높다. 같은 단지 전용 199㎡는 3월 초 22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두 물건 모두 테라스를 낀 펜트하우스 타입이다.세종에서 직전 최고가 거래는 지난해 11월 대평동 해들마을 6단지 전용 145㎡에서 나왔다. 세종의 부동산 하락세가 가장 가팔랐던 시기에 18억9000만원 고가 거래가 이뤄져 화제를 모았다. 이전에는 2020년 11월 거래된 반곡동 수루배마을 3단지 전용 134㎡와 같은 해 12월 매매된 한솔동 첫마을 3단지 149㎡가 각각 17억원으로 최고가였다.
세종에서는 올 들어 10억원 이상 거래도 속속 체결되는 분위기다. 새뜸마을 9단지 전용 121㎡는 지난 2월 12억원에 거래됐고, 이달에도 같은 단지 전용 101㎡와 108㎡가 각각 10억원, 10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달에는 새뜸마을 10단지 전용 98㎡가 10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11단지 전용 98㎡에서 4건이나 10억원을 웃도는 거래가 나타났다. 상업시설 밀집 지역인 나성동 나릿재마을 1단지 전용 112㎡도 지난달 13억원에 거래됐다.
고가 거래에 힘입어 세종 아파트 가격은 석 달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8일 기준) 세종 아파트 가격은 한 주 전보다 0.39% 올랐다. 3월 셋째주 상승 전환한 뒤 8주째 상승 흐름이다.
세종의 가파른 상승세는 외지인 매수 유입 거래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3월 전국에서 외지인 매매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세종이었다. 전체 거래 628건의 34.5%인 217건이 외지인 거래였다. 세종은 2월에도 외지인 거래 208건(30.1%)이 이뤄졌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한 달 외지인 거래가 평균 70건 남짓이던 것과 대비된다.
세종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2020년에도 외지인 매수세가 가격을 견인했다”며 “지난해 낙폭이 컸던 데다 최근 외지인 유입이 살아나는 분위기여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