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백마흔아홉 번째 이야기, 기독교인 최초의 순교자
어느 사회에 들어가든지 기독교가 들어가는 곳마다 처음엔 반대와 핍박을 받았다. 우리나라도 천주교가 처음 들어올 때 박해와 순교가 뒤따랐다. 그 첫 번째 순교자가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였다. 그들은 1791년 신해 박해 때 전주 남문 밖(전동성당 터)에서 참수됐다. 두 사람은 조선교회에 내려진 제사 금지령에 따라 조상 신주를 불태우고, 천주교식 장례를 치렀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 한국천주교회는 이들을 첫 순교자로 기록했다.
외국인 선교사로서 최초의 순교자는 영국의 로버트 토마스(Robert J. Tomas,1839-1866)라는 선교사다. 그는 1866년 제너럴셔먼호를 타고 대동강으로 들어왔다가 당시 대원군의 통상수교거부정책을 쓰던 조선에 정책에 막혀 첫 순교자가 되었다. 그는 칼을 빼 들고 자기를 죽이려고 하는 병졸 박춘권에게 무릎을 꿇고 엎드려 가지고 온 성경책을 받으라고 했다. 그리고는 모래사장에 무릎을 꿇고 잠시 머리를 숙이고 최후의 기도를 드리고는 다시 성경을 받으라고 했다. 그러나 병졸은 성경 받기를 거부하고 이내 그를 칼로 내리치며 처형했다. 26살의 꽃다운 나이에 토마스 선교사는 피를 흘리며 첫 한국 개신교 순교자가 된 것이다. 그는 중국에서 아내를 잃은 지 2년 반 만에 아내의 뒤를 이어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러나 터툴리안이 말한 것처럼 순교는 교회의 씨앗이 되었다. 순교로 인한 교회의 씨는 토마스가 순교하던 바로 그날부터 움트기 시작했다. 토마스 선교사를 죽인 박춘권 병졸의 심경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아니 그 책이 도대체 무슨 책이길래 죽어가면서도 내게 그렇게 건네주려 했을까?” 생각이 들어 동료 몰래 그는 대동강 그 현장에 가서 흩어진 성경책을 주워 가지고 집에 돌아온다. 박춘권은 그날부터 성경을 열심히 읽었는데 결국 그는 예수를 믿고 훗날 교회의 장로가 되었다.
이렇게 기독교는 누군가가 흘린 피 위에 세워져 갔다. 그 최초의 기독교인 순교자는 사도행전 6장과 7장에 나오는 스데반이다.
(행 6:8) 스데반이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여 큰 기사와 표적을 민간에 행하니
(행 6:9) 이른바 자유민들 즉 구레네인, 알렉산드리아인, 길리기아와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의 회당에서 어떤 자들이 일어나 스데반과 더불어 논쟁할새
(행 6:10) 스데반이 지혜와 성령으로 말함을 그들이 능히 당하지 못하여
스데반은 성경에 매우 해박하고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었다. 아무리 율법과 성경에 정통한 사람이라도 스데반을 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공개 변론이 벌어졌고 복음의 원수들은 스데반의 해박한 지식에 입이 벌어졌다. 그러나 논쟁으로는 사람의 항복을 받아 낼 수 없다고 했던가? 적들은 스데반을 제거해야겠다고 작심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이런 일에 주도적으로 가담한 사람이 바로 후일에 선교사가 된 사울이었다.
기독교 역사의 변곡점마다 순교자의 피가 뿌려졌다. 복음이 유다와 사마리아로 나가는데 스데반의 피가 부어졌고 사마리아를 넘어 아시아 전역으로 나아갈 때 야고보의 피가 필요했다. 이렇게 변곡점마다 순교자의 피는 교회를 더 강하게 뭉치게 했고 사명을 위해 전진하는 기름이 되었다. 초기 교회 첫 순교자인 스데반에 대하여 성경은 이렇게 적고 있다.
(행 6:15) 공회 중에 앉은 사람들이 다 스데반을 주목하여 보니 그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더라
반대자들 앞에서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던 스데반은 자신의 때가 다 된 것을 알고 마지막까지 복음을 전하는데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토마스 선교사가 박춘권을 순교로써 구원한 것처럼 스데반의 순교는 기독교 최고의 전사인 사도 바울을 준비시키고 있었는데 그때 바울은 사울이라는 이름으로 기독교인 박해에 앞장서고 있었다.
그날 천사의 얼굴로 죽어가던 스데반의 모습은 이 완고하고 젊은 바리새인의 양심을 계속해서 방망이질 치게 했다. 그가 믿는 그 무엇이 저들 죽음 앞에서도 천사의 얼굴을 하게 했을까? 사울은 괴로웠을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
순교자의 가족이 된다는 것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압니다.
비록 복음 때문에 목숨을 버리지 못할지언정
오늘도 날마다 죽노라고 했던 바울처럼
자신을 내려놓고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믿음으로 살게 하시고
소망 가운데 잠들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팟캐스트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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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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