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격지수와 실거래가지수 문재인 정부 들어 괴리 더 커져
10일 한국감정원이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서울 노원구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2분기에 비해 52.8%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실거래가지수 상승률(45.2%)을 웃돌고, 가장 인기있는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구(54.1%)와 비슷한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평균 40% 넘게 급등했다. 이런 통계에 대해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은 “신축이나 재건축 단지 등 거래가 활발한 아파트 위주로 집계되다 보니 상승률이 실제보다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해명한다. 인기 있는 아파트 중심의 통계여서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역별 실거래가지수를 확인해 보니,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서울에서 중저가 주택 비중이 높은 지역의 실거래가지수도 40~50%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북구(54.3%), 관악구(46.6%), 중랑구(45.7%), 구로구(44.3%), 강북구(43.1%) 등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다른 지역도 실거래가 상승률이 서울 평균을 웃돌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실거래가지수는 실제 거래가 이뤄진 아파트의 가격 변동을 월 단위로 집계해 3개월 후 공표하는 통계다. 발표 시점이 늦지만, 전문가 사이에선 시장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통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정부는 감정원 소속 조사원들이 실거래가와 주변 시세 등을 고려해 추정하는 매매가격지수를 주로 인용한다. 2017년 6월 대비 올해 6월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12.7%다.
이번 정부 들어 매매가격지수와 실거래가지수 간 괴리는 눈에 띄게 벌어졌다. 2017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 실거래가지수 상승률(45.2%)은 매매가격지수 상승률(12.7%)의 거의 4배다. 하지만 직전 3년(2014년 6월~2017년 6월)의 실거래가지수 상승률은 24%로 매매가격지수 상승률(13.6%)의 배도 안 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간의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이 직전 3년간의 상승률보다 낮다는 점도 사람들이 체감하는 현실과 다르다.
송석준 의원은 “정부와 여당은 매매가격지수만을 고집하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실제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실거래가지수에 반영되고 있다”며 “입맛에 맞는 통계만을 강요하기보단 다양한 부동산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통계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