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부처님을 섬겨야 하는가/우룡스님
공부를 하다가 절대로 자기 꾀를 부리지 마십시오.
얄팍한 자기 꾀는 방해만 될 뿐, 전혀 보탬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디 가서 '누구는 그 공부를 하여 성취를 했다더라'는
이야기를 듣게되면,
그 공부에 쉽게 미련이 붙습니다.
그리고 암암리에 그쪽으로 자꾸 욕심이 생겨 마음에 남고,
심지어는 그것이 여태까지 잘 해오던
'나'의 공부를 못하게 방해를 하고 흔들어 놓기도 합니다.
결국 '나의' 힘이 약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결과가 생기는 것이므로, 내가 처음 설정한 그 길을 '죽어라'고
그대로 밀어부쳐야 됩니다.
기도나 염불을 함에 있어서도
어떤 때는 '나무아미타불'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하고,
어떤 때는 '관세음보살', 어떤 때는 '지장보살'을 해야 한다는
식의 구분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한 사람이 관세음보살을 택하여 늘 공부를 해왔었는데,
"가까운 이가 죽었으니 이제 지장보살이나
나무아미타불을 해야된다"고 하면 자꾸 흔들리게 됩니다.
이것도 결국 내가 약하니까 흔들리는 것입니다.
불보살님은 대우주 그 자체이신데,
관세음보살이 따로 있고 지장보살이 따로 있고
나무아미타불이 따로 있겠습니까?
다만 옛 어른들이 중생들이 그때 그때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한말씀씩 하신 것을 결정적인 말씀처럼 착각하여
그와 같은 말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 어떤 부처님은 살아 있는 자식들만 봐주고 어떤 부처님은
돌아가신 영가들만 봐준다는 차별적인 생각을 갖지 말고,
흔들림 없이 자기가 하던 공부를 그대로 지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떻든 남에게 모진 인연을 만들지 말고,
꾸준히 처음 선택한 것을 공부해 나가면 결국 이루게 됩니다.
한가지 공부를 꾸준히 하는것! 부디 이를 마음에 잘 새겨,
설악 대청봉에 오를 그날까지 흔들림 없이 공부를
잘 지어가시기를 당부드리고도 또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