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의 식이요법에 대해 잠시 부언설명하고 싶다.
많은 엘리트선수들이 숭배했던 방법으로 충분한 이론적 완숙도를 갖고
있는 듯하다. 최근에는 반대하는 학론도 만만치 않다고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시행하였다는 것은 어느정도 검증된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마라톤을 처음시도하는 사람은 좀 생각해 보아야할 사항인 것
같다. 왜냐하면, 잘 조절되오던 컨디션이 일시에 무너질수 있기때문이다
베테랑들은 임기응변의 수가 나오겠지만 초보는 다르지 않은가.
그러나 저에게 도움을 주신분 말씀대로 한번은 몸에 변화를 주목하면서
시도해 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험을 좀 쌓은 다음이 좋을 듯
하다. 책자에 나온대로 초보자는 대회3-4일전 탄수화물을 좀 더 많이
섭취한다는 정도이면 충분할 것 같다. 내경우는 끝무렵에 편도가 부움
으로써 실패로 막이 내렸다.
드디어
1월 11일(토)
아침에 일어나니 목은 조금 더 부은듯 하다. 의사가 원망스럽다. 마라톤
유경험자라며 이거하나 확 치료해 주시지 못하나...한강에 와서 화풀이
라더니... 준비물을 챙겼다
모자,장갑,쿨맥스속옷,쿨맥스여름용마라톤복,가을용마라톤복,WARM-UP용
OUTER,마라톤용 양말2벌,바셀린,파스스프레이,맨소래담,아스피린,감기약
비타민C,소화제,지사제,대일밴드,반창고 (아이고 마라톤클럽에서 대회
나갈때는 이렇게 많이 스스로 준비안 했는데.. 혼자 다할라니 무진장
많네..)마라톤시계,가방등, 그리고 나의 차표까지
7시40분 집을출발하여 9시 남부터미널에서 거제고현행에 집사람과
함께 몸을 실었다
17시 학동 몽돌해수욕장 도착
민박집결정, 민박아저씨 마라톤 10키로대회유경험자 무조건 이집
이다라고 결정. 이른 저녁을 먹고 있는데 그아저씨 왈
"저기가 내일 첫번째 넘어야 할 산이라우" 마라톤에 왠산
나는 거기를 쳐다본 순간 꼼짝 할 것 없이 얼어붙어버렸다.
거기엔 정말 산이 있었다. 그것도 강원도에서 봄직한 S자형 지그
재그형으로 산을 올라가는 도로도 눈에 들어왔다. 가히 마라토너
에게는 히말라야보다도 더 높게 보이는 그런 산이 있었다
저녁후 약간의 산책후 오늘 남은 몸살약 3봉지중 아침후 1봉,
점심은 약을 안먹었다, 왜냐고, 내일 대회당일아침에 먹을
약이 없으니까... (이맘을 알까나)마지막 2봉지중 1봉지를 저녁에
복용하고 내일은 좋아져라하는 절실한 기도와 함께 9시경 잠자리에
들었다. 집사람은 피곤했는지 쌔근쌔근 잘잔다. 당신도 남편
잘 못 만나 이고생이구나 하는 마음에 이불덮어주고 밤마실 나갔다
민박집주인왈 고개가 수도 없이 많아요,아주 큰재는 2개 있고
대회주최측에선 2개정도의 고개라고 했는데... 설마 마라톤코스
인데. 그러나 그다음날 나는 거길 죽음을 맛보며 뛰고 있었다.
그러면서 걱정하지말란다. 작년1회대회때 죽은사람없었다나
아씨 그거 지금 농담이라고 하요.. 에이 잠이나 자자..(1시경)
1/12(일)
목은 여전히 부어 침을 삼키기가 어렵다.근육통은 좀 괜찮다.
밤새 땀을 흘렸나보다. 이불이 다 흥건하다.
그래도 대회당일 되니 마음이 오히려 차분해진다.해보자는의욕도
생긴다. 그래해보자. 한다 한다 한다.
첫출전이고 코스도 어렵다니까 4시간 이내에만 들어오자..
(크게 오산인 생각이었읍니다)
아침7시20분기상
7시40분 된장찌게 식사
8시 감기몸살약 투여
8시 20분 비타민제 투여 및 대회본부 등번호 인수
8시40분까지 20분간 스트레칭
9시15분까지 바셀린바르고, 밴딩하고, 옷입고 등등
9시30분 경기시작 1시간전 차한식감독 마이크 잡으시고 분위기
잡고 계신다, 코스쪽으로 약 15분간 달리기로 땀으내고
진행본부에 맞추어 스트레치을 실시. 마지막으로 열과
몸살통에 대비 아스피린 2알 복용. 나도 이제 할만큼
다 했다는 생각이 든다..
10시30분 4시간페이스메이커를 조금 앞에 두고 우리 사랑하는 여보
에 "화이팅"하는 소리에 맞추어 힘차게 출발했다(여보 어제 그리
많이 주무시더니 목소리는 우러차시군요..사량해요..)
0-5KM 출발라인을 나와 몇백미터 지나니 바로 완만한 경사가 나온다
그러더니 바로 마의 히말라야고개가 지그재그로 펼쳐진다.
처음에 슬로우템포고 커디션조절이고 없다, 고개올라가기가 벅차다
이고개갸 앾4키로라지(내리막까지).
여하튼 컨디션이 나쁘진 않은거 같다
밑으로 보이는 쪽빛바다는 죽인다. 그러나 즐길 겨를이 없다
소요시간:28분12초
6-10KM 아니 또 고개가 시작된다 또 만만치 않다. 이게 마지막 고갠가
보다 , 산이 2개정도라니까. 많은 건각들 힘차게 달린다.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약간 앞질렀다. 땀이 흠벅 젖었다
애고 반팔, 반바지로 입을걸.. 바다바람이 너무 시원하다
소요시간:27분53초
11-15KM 조금 과장하면 평지가 없다. 내가 지금까지 본 완전평지는
고작해야 2-3백미터다 앞에 펼쳐보이는 전경을 보니 반환점까지
평지를 기대해선 안될것 같다. 오르막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내가
빠른 것 같다. 근데 내리막에서 상황이 다르다.다른 사람이 나를
앞지른다. 내리막에 무릎을 조심해야 된다든데..
매 급수대마다. 이온음룔르 먹었다, 탈수현상은 절대 NO...
소요시간:26분58초
16-반환점 예상했던대로 계속 오르막/내리막이다
심지어는 반환점이 오르막 중간에 서 있다
극한 상황에서 웃음이 나왔다. 오르막에 반환점있는 대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찹쌀떡으로 에너지공급시작
다시 그코스를 돌아가야 한다니.
소요시간;약26분대
반환점까지 총소요시간:1시간50분
21-25KM 역시 낮 익은 고개의 반복이다 반대차로에서 뛰고 있을뿐이다
몸에 이상신호가 왔다. 맥이 확 빠지는 느낌이다. 에이 설마
30키로 넘어서 온다는데 벌써라니 말도 안돼.
한참을 더뛰었다. 아니다 무언가 이상하다.몸에서 기운이 다빠져
나가는 느낌이다 이제 24키로도 못왔는데. 오른쪽 무릎과 왼쪽
엉치뼈도 아프다. 걱정이다.걱정말이다.
26-29키로 떡을 더먹었다. 음료도 먹었다. 그런데 기운이 안난다
허리와 어깨통증이 왔다, 마치 감기몸살의 근육통처럼. 다리도
아니고 허리와 어깨라니 .. 어이가 없었다.
힘들다. 도저히 못뛰겠다. 땀이 멎기 시작했다. 1시경 기온은
한참 올라가고 있는데. 땀이 멎었다.
드디어 29키로지점에서 달리기를 멈추었다. 거기는 언덕의 중간
이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인 것 같았다. 아니 끝이라고 생각했다
30-35키로: 걸었다 뛰었다를 반복했다. 심각한 것은 근육통이 먼저가 아니라 몸에 힘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35키로까지 뛰었을때도 근육이 먼저지 이렇게 25키로부터 체력이 없기는 처음이다. 그러니 걱정이 더되었다. 내가 완주할 수 있을까.. 정말 드러눕고 싶다. 앰브런스가 옆으로 지나간다. 31키로지점 택시가 지나간다 어떤주자 낼름
택시를 집어탄다,아아아! 합승하고 싶다, 옆으로 앰브란스에 약7명정도
태우고 획 지나가버린다.33키로언덕 다시뛰자 이렇게 주저않지말자
해보자..춥다. 땀이 식었다.몸이 바들바들 떨릴정도로 춥다. 심한추위에
뛰지는 못하니 팔이라도 힘차게 흔들었다. 그리고 보폭을 넓혔다.
소용없다
36-39키로: 참세상에 이런일도 있네 마지막 5키로짜리 제일 큰산을 넘고
있는데 저만치 택시가 섰다. 한사람 내리더니 슬그머니 내뒸쪽으
로 붙는다. 저럴려면 뭐하러 마라톤하나 집에서 편하게 있지
오죽하면 저러겠냐만은.. 마라톤은 인생의 축소판이라는데
자기와이 싸움이고,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서 하는 운동인데
참 앞으로 가야할 길이 먼사람인 것 같다.
역시 죽고 싶은 지경이다. 몸은 추워 닭살이 돋았는데, 이마에선
식은땀이 흐른다. 무언가 비정상인가 보다.
허리통증이 심하다. 오른무릎은 구부리질 못한다 질질 끌고 올라
간다.그러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빨리 걸어야지. 차한식감독
왈 걷는 건 마라톤이 아니라 했는데...
저뒤에서 두아저씨(나량 연배 비숫) 뛰어 올라온다. 모습은 뛰고
있지만 거의 걷는 수준이다. 둘의 대화다 아씬 이번이 몇번째
"16번째 풀코스 , 당신" 저는"서울이고 이번이 4회째"
나도대화에 끼었다 첫번째라는 말에 대뜸 코스 잘못 선택했단다
대한민국 마라톤대회중 최고힘든코스란다.30-40분정도 더걸린단다
아마도 자기합리화가 아닐까 생각해보지만 힘들긴 힘든 코스다
한마디 더한다"내가 작년 춘천에서3시간35분에 처녀출전기록후
2회 서울소재대회에서 3시간33분으로 완주했는데. 그 무섭기로
유명한 "포항호미곶마라톤대회"에서 4시간01분이었단다
그런데 이번은 4시간20분을 넘길것 같다고
40-42.195KM
산마루 정상에 서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저 밑으로 골인점이
보이고 잔치음악이 귀를 어지럽힌다. 시얀엔 남해 바다가
펼쳐진다. 아 이게 마라톤이구나. 자아 또 가자..
옆에 아자씨 이왕이면 조금빨리가서 4시간30분이내로 들어가란다
그래야재,중요한대회 참가자격 얻는다고... 맞다. 그런게 있었지
시간을 보니 걸어서는 힘들겠다. 에고 뛰어보자
심한 내리막이다. 내리막에선 다리가 더 아펐다. 오른 무릎은
구부리지 못하고 왼발한발로 토끼뜀을 뛰듯이 하고, 오른발은
질질 끌었다.
결승점 400미터지점 드디어 완전평지다. 저기서 우리의 사랑하는
여보가 뛰어온다. "여보야 화이팅"을 외치면서. 나의 얼굴은
코에는 콧물이 말라 비틀어지고, 얼굴엔 소금기가 말라 있고
눈은 벌겋고 발은 침으로 찔러서 피가 나 있고.
우리의 여보 움찔 놀랐지만 그래도 화이팅을 외치면 좆아온다
드디어 결승점. 오른발 질질 끌며 들어오는 4시간23분의 주자를
100명의 가까운 엄마들,아기들,대회관계자가 환호성을 질러준다
눈물이 나왔다. 불끈 참으면서 두손을 치켜세웠다.
그리고는 그 힘든 나와의 싸움의 고리를 놓았다
나는 이렇게 완주했다....
( 먼저 들어온 고개에서의 두아저씨 4시간17분 4시간21분이란다
멋지게 악수를 하고 헤어짐의 아쉬움을 뒤로 한채
내년대회에서 봅시다라고 서로 약속을 했다.)
(교훈 & 느낀점)
1.식이요법의 신중을 기하라
요법은 레이스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지만,초심자에겐 컨디션을
저하할수 있으니, 몇회 완주후에 실시하는 것이 어떨런지..
2.첫대회 코스선택에 신중을 기하라.
마라톤 풀코스라고 다 똑같지 않을거 같읍니다. 저처럼 완전
초보는 아주 평탄한 코스를 선택하여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 할 것 같읍니다. 계절선택도 겨울이 아닌 봄,가을이
최적인 것 같읍니다
3.오버페이스는 절대 금물입니다./페이스조견표는 모든코스에
일률되게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
나는 팔뚝에 매5키로단위로 뛰어야 할 시간대를 적어놓고
달렸읍니다. 그러나 반환점까지는 1시간 50분 그후 21키로는
2시간 33분--- 이건 변명할 여지 없이 오버페이스입니다.
또한, 페이스 조견표도 이런 산악지형에서는 오히려 오버페이스
의 원인을 제공한 것 같읍니다. 코스 또는 계절 그리고 자신의
컨디션에 맞는 페이스개발이 필요한 것 같읍니다.
4.과감하게 포기할 줄도 알라
감기몸살을 무시하고 나갔지만, 만약 완주를 못했더라면
아마도 오랜 패배감에 마라톤을 대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읍니다. 23키로지점에 허리어깨통증과 식은땀등 급격한
컨디션저하는 좋지않은 몸상태와 오버페이스가 주원인이었읍
니다. 다음대회와 평생 즐거운 달리기를 위하여 포기할 줄
아는 지혜를 배웠읍니다.
5.자만감의 쓴 맛.
풀코스를 완주한 적은 없지만, 스스로 4시간안엔 충분히 뛸 수
있다 생각했고, 타인들이 "소질있어" "당신은 3시간40분대
충분해"라는 찬사에, 나도 모르게 자만의 싹이 트고 있었읍네다
연습은 충분히 하지도 않았으면서, 횡재를 바란 나의 자만심에
질타를 보냅니다.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1.무엇보다 골인점의 나의 아내 박연주씨.평생 반려자로서
그때의 당신의 격정의 찬 화이팅 잊지못 할 거예요. 그리고
나의 지친모습보다 당신의 그 격한 표정을 기억할게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나의 긴21일간의 한편의 인생축소마라톤에
당신이 있어 더 좋았답니다
2.스낵개발팀 박용국과장님
진심으로 감사 말씀드립니다. 3주동안 많이 괴롭혀드렸읍니다
식이요법시 짜증도 내고 했는데. 기술적고문을 떠나서, 저에겐
영원한 마라톤의 정신적 지주이십니다. 박과장님 감사합니다.
저 걸었지만 완주했어요
3.마라톤 클럽회원여러분
여러분이 없었으면 저는 완주 못했읍니다. 마지막 고개를 넘어갈때
내가 여기서 포기하면, 저희 회원들이 과감하게 도전을 못 할 수도
있다는 생각과, 떠나기 전의 목요일,금요일 많은 전화와 격려의
말씀으로 끝까지 뛸 수 있었읍니다. 감사합니다.
4. 이은종팀장님
식이요법으로 비실거리면서 업무에 집중을 못하는 부하직원을
오히려 따뜻하게 격려하여 주셨읍니다. 고맙습니다
, (거제도 고현까지의 버스표도 직적 발표 받아주셨읍니다.)
5. 김기찬과장/차윤혜씨
대회를 마치고 공항버스에 몸을 실은 12일(일)오후5시경
핸드폰이 울렸다. 김기찬과장이었다. "무사히 마쳤읍니까?"
라는 격려전화에 피곤함이 저리 저만큼 건너 갔읍니다.
차윤혜씨 격려 고마왔어요
1월13일(월)
아침 7시 기상
다리가 안움직인다 무릎을 구부리지 못하겠다
그런데 내입에서 툭나오말 "나는 마라톤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