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 주일 동안은 우리 지방회 두 곳 교회에서 임직예배가 있었다. 3월 27일(주일)에 남산교회가 장로장립식을 거행했고, 4월 2일(토)에는 모암교회에서 대규모 임직예배가 있었다. 남산교회는 4명의 장로를 장립하는 예식을 비교적 간단하게 진행했지만 모암교회는 46명이란 대규모 숫자가 새로운 직분을 받았다. 모암교회 임직 내용을 보면, 원로 장로 추대 1명, 명예장로 추대 1명, 장로 장립 4명, 권사취임 31명(남 7명, 여 24), 안수집사 10명 등이다. 대규모임에 틀림없다.
남산교회는 우리 지방회뿐만 아니라 영남 지역의 모교회로 통한다. 내후년에 100주년이 된다고 하니 그 역사와 전통이 결코 짧지 않다. 그동안 남산교회를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영광 돌리고 또 그것 이상으로 축복을 받는 삶을 누렸을 것이다. 목회자와 장로도 이 교회를 통해서 많이 배출되었다. 그만큼 하나님께서 귀하게 사용하신다는 얘기가 된다. 남산교회 성도들을 만나면 어딘지 모르게 무게가 느껴진다. 삶의 무게에 더해 영적 무게가 중후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지난 주일(3월 27일) 4시에 맞춰 서둘러 남산교회로 향했다. 교회로 들어가는 경찰서 대로변에서부터 가슴에 띠를 두fms 성도들이 반갑게 인사하며 길 안내를 하고 있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오가는 사람들로 인해 잔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교회 앞마당에 차를 대고 2층 본당으로 올라가니 15분 전인데도 사람들로 가득했다. 몇몇 아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리 중간 쯤 앉으려고 하는데, 잔치의 호스트 격인 남철은 장로님이 앞자리를 권했다. 거기엔 벌써 몇 분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은혜교회 조영일 목사님, 상주교회 조양남 목사님 그리고 서부교회 하영봉 장로님, 김천북부교회 서정태 장로님 등의 얼굴이 보였다. 잠시 뒤 이철우 의원과 박보생 김천시장이 내가 앉아 있는 바로 앞자리에 착석했다. 중앙 정치인에 속하는 국회의원과 김천을 책임지는 시장까지 행사장에 참석하는 것을 보니 큰 교회 잔치임이 확실한 것 같다. 순서지에 의해 차분하게 그러면서도 격식을 상실함 없이 예배와 장립식이 진행되었다. 지방회장 등 순서를 맡은 사람들이 간단함 속에서도 핵심을 담은 말로 참석자 모두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다.
남산교회는 이번 4명의 장로 장립으로 총 15명의 장로님들이 맡은 바 직분을 감당하게 되었다. 이번에 장로로 장립된 분은 김정계, 김성규, 안진모, 김동인 등 네 분인데, 이들은 지금껏 생업에 열심히 종사하면서도 믿음의 끈을 든든하게 붙들고 살아온 분들이라고 한다. 비교적 젊은 피로 당회가 수혈을 한 격이니 앞으로 더 활성화되는 교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로로서 남산교회뿐만 아니라 교계의 모범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권면을 한 어느 목사님이 말했듯이 장로라는 자리는 권위의 자리가 아니라 섬기고 봉사하는 자리라는 것을 모두가 명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 시간 가까이 걸린 예식이 끝나고 우리는 1층 교육관으로 가서 저녁 식사 대접을 받았다. 모인 숫자가 적지 않음에도 저녁 식사를 교회에서 다 감당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런 것이 다름 아닌 큰 그릇으로 쓰임 받는 교회의 저력이 아닐까 싶다. 남산교회의 공동식사는 언제 먹어도 맛이 있고 신선했다. 밥과 국 그리고 몇 가지의 반찬이 식사의 전부이지만 그 정갈함과 맛깔스러움은 늘 식욕을 돋운다. 돌아오는 길에 한국도자기에서 생산한 밥그릇을 한 세트씩 선물로 받았다. 함께 간 아내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고품격의 선물이라며 좋아했다.
모암교회는 김천에서 부흥하는 교회로 알려져 있다. 김문부 목사님의 목회철학이 40여년 이 교회를 안정 되이 이끌어 온 토대가 되었다. 그런 김 목사님도 정년이 몇 년 남지 않았다고 하니 나도 모르게 힘이 빠지는 듯한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가까운 곳에 든든한 목사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힘이 되는데 말이다. 모암교회는 김 목사님의 땀과 눈물어린 기도의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작년 점촌교회 부흥회가 있었을 때 김 목사님과 함께 차를 타고 오면서 많은 목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한 자연인으로서 이겨내기 힘든 순간순간들을 하나님의 은혜로 극복해온 모암교회 성장사를 파노라마처럼 설명해 주었다.
공감되는 바가 많았다. 다 함께 인식하고 있겠지만 목회는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쁨에 못지않게 좌절도 경험해야 하며, 신뢰에 뒤지지 않게 쓰라린 배신도 맛보며 일구는 것이 목회라고 김 목사님은 결론을 지었다. 아마 이번 임직식이 김 목사님 은퇴 전 마지막 예식이 될 것 같다. 그런 만큼 담임목사로서 욕심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주님의 일꾼을 더 많이 더 바르게 세우고 싶은 마음은 담임 목사님들이 함께 가지고 있는 욕심이 될 것이다. 김 목사님은 이번에 46명의 임직자들을 세웠다. 교회 규모에 어울리는 임직식이라고 생각했다.
노련한 예식 진행이었다. 이런 많은 임직자들을 전체 절차 속에 일일이 세우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무엇보다도 시간적이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한 번의 예행연습을 거친듯했다. 숫자가 많은 권사와 안수집사를 세울 때는 몇 명씩 그룹을 형성해서 그들을 추대함으로써 시간을 많이 절약했다. 예식이 거의 마무리되어 갈 즈음 특별 순서로 축하노래를 부를 두 사람이 등장했다. 김진옥 청년과 윤여근 부목사님이었다. 담임목사님이 세계적 가수로 성장할 재목들이라고 이들을 소개했지만, 솔직히 나는 두 사람들 중 윤 목사님에게 관심이 집중되었다. 왜냐하면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의 노래를 듣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가 저렇게 고품격의 노래를 부른다는 게 나에게는 경외감으로 다가왔다.
예식이 끝나고 이런 행운도 얻었다. 순서를 맡지 않은 목사님들이라고 해도 돌아갈 때 교통비라며 봉투를 하나 주었다. 역시 큰 교회의 손님맞이는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모암교회 임직 예식에도 많은 축하객들로 번잡했다. 예배당 2층까지도 모자라 뒤에 서서 참석하는 사람, 심지어는 예배당 앞 도로에까지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런 손님들을 일일이 안내하고 접대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김문부 목사님은 광고에 덧붙였다. 임직자들은 자기의 축하객을 모시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가시고, 순서를 맡은 분들과 목사님 장로님들은 농공고 옆 한 식당으로 모시겠다고 했다.
모암교회 임직식에 참석한 내빈들 중 좀 색다른 사람들로는 박보생 김천시장이 어려운 시간을 내어 참석해서 축사를 해 주었고, 저 중앙에서 한국성결신문 사장을 맡고 있는 조병하 장로님과 남원준 기자가 취재차 방문했다. 웬만한 지역 행사는 자료를 받아 기사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장까지 직접 와서 취재하는 것은 모암교회와 김 목사님의 그릇의 크기를 그대로 말해 주는 것이 된다. 식사를 하면서 김 목사님은 특별히 조 장로님에게 "우리 지방회의 문장가"라며 나를 소개해 주었다. 조 장로님은 언젠가 내가 성결신문에 한 칼럼을 썼을 때, 시대에 꼭 필요한 글이라며 일부러 격려 전화를 줬던 일도 있다.
크고 작은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 이 세상이다. 작은 교회가 있으며 큰 교회도 있게 마련이다. 교회는 각기 하는 일들이 차이가 날 수 있다. 지난 한 주간 있었던 남산교회와 모암교회 임직식은 큰 교회로 발돋움하고 있는 교회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나는 이 교회들이 지역을 위해서 그리고 작은 교회들을 위해서 많은 일들을 하기 바란다. 이것이 바로 섬김이요 봉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이 각박해져 갈수록 전도와 선교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한다. 하지만 믿지 않는 자들을 섬겨서 감동을 끼친다면 그것이 바로 영혼 구원과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남산교회와 모암교회가 이런 역할을 잘 감당해 주기를 바란다. 두 교회에서 새로 임직 받은 사람들도 이 일에 즐거움으로 앞장서서 영혼의 공기를 더 맑고 밝게 만드는 데 쓰임 받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첫댓글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교회면 어느 교회가 이 세상에서 제일 큰 교회죠..목사님 섬기시는 교회도...
크고 작은 교회 예배당의 크기와 숫자의 많음에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지역과 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은 갖추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오늘(4월 5일) 수도산 참숯가마 답사를 다녀왔어요. 12일이 기다려집니다.
성도수가 믾은 교회는 조직이 잘되서 밖에서 보면 다 좋아보이지요
저는 덕천성결교회도 사랑이 있고 사람냄새가 나서 좋은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