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명 : 양덕원 이야기
일 시 : 2004년 2월 25일~3월 14일
월-금 19시 30분 / 금토일 16시 30분, 19시 30분
장 소 :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
문 의 : 762-0810
입장권 일반 20,000원 / 대학생 15,000원 / 중고생 10,000원 /
2004 사랑티켓 참가작
공연개요
가을의 수채화
모처럼의 서툰 낫질로 어머니의 가을을 거두고 어머니와 귀가하
는 길.
앞산 등성이에 턱 괴고 있던 보름달은 노인네의 가슴팍 같은
빈 들판을 속없이 비춰내더니.
작년에 위암으로 훌쩍 떠난 옥화네 울안 감나무에 걸터앉아 눈
부신 주홍 감을 쪼아대고...
주인 없이도 무심한 감나무는 저리도 감을 열었으까?
어머니의 푸념에 아내는 귓속말로 물었다.
먼저 가는 사람이 주인인가?
오래 사는 감나무가 주인인가?
어느새 보름달은 옥화네 문짝 떨어진 안방으로 성큼 들어갔다.
마치, 집 주인인 것처럼...
작/민 복기
마치, 수채화 같은... 가족 이야기 그 두 번째 작품. <양덕원
이야기>
양덕원 이야기는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 가족, 직
업,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병원에서 세 시간 후면 돌아가신다는 사망 선고를 받은 아버지.
가족들은 아버지를 시골집으로 모신다.
그러나 아버지는 세 시간이 넘어도 돌아가시지 않는다.
삼일이 지나도 삼 개월이 지나도...
소중한 사람 아버지를 잃는 와중에도 가족들은, 자식들은 현실
의 삶을 살아야 한다.
돈을 벌고, 자식을 키우고, 가정을 꾸려야 하고, 친구도 만나
고, 또 하고 싶은 일들을 해야한다.
삼 개월 후에 아버지는 정말로 돌아가신다.
아주 쓸쓸히... 자식들 없이... 부인의 품에서...
세 시간이면 돌아가신다는 아버지의 삼 개월의 생존은,
자식들에게 잃었던 과거... 그들의 유년을... 찾게한다.
아버지의 죽음 속에 그들은 다시 찾은 그 유년을 묻는다.
어머니는 젊음, 아버지와 함께 한 인생을 묻는다.
아버지의 사십구제가 끝나는 날,
자식들은 또 떠난다. 서울로, 자신들의 생활로...
그리고 늘 그렇듯 자식들을 배웅한다.
세상은 너무 복잡하고 빠르다. 소란스럽다.
이 이야기는 조용하고 잔잔한 마치, 수채화 같은 연극이다.
우리가 그저 오늘을 지내는 것처럼...
아버지가 3년 전에 돌아가셨다.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면... 나의 집, 내가 태어나고 자란 아버지
가 직접 지은 낡았지만 나의 유년과 추억이 고스란히 간직 된
집은 어떻게 될까? 하는 두려움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나의 시골집 옆에는 정말 폐허가 되어버린 집이 하나 있다.
그 집엔 젊은 시절 남편을 잃고 혼자 사시던 옥화네 아주머니
가 살았다.
그 집 자식들은 모두 서울에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그 아주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집은 아무도 살지 않는 폐허가 되
었다.
나의 시골집도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면...?
나도 서울에(뭐가 그리 대단한 것이 있는지) 살고 있다.
매주 일요일이면 시골집 앞길은 서울로 올라오는 귀경꾼들로 길
은 만원이다.
어머니가 계시는 시골집에 갔다가 어머니가 바리바리 싸주는 상
추에 쌀을 싫고
그 귀경의 틈에 끼어 서울로 돌아온다.
서울에...
뭐 그리 대단한 것이 있기에...
▣ 2003년 생 연극 시리즈에 이은 2004년 극단 차이무의 신작.
아홉 번째 차원이동무대선 <양덕원 이야기>.
‘생각은 깊게, 그러나 표현은 경쾌하고 재미있게’라는 모토
를 가지고 예리한 눈으로 사회를 들여다보지만
늘 재미있고 신나는 연극으로 관객에게 다가가는 극단 차이무.
차이무는 2003년 생 연극 시리즈를 통해서 <비언소>, <거기>, <
늘근 도둑 이야기>, <조통면옥>, <돼지사냥>등 쉼 없는 작품활
동을 해왔고,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2004년 극단 차이무의 신작 <양덕원 이야기>가 겨우내 꽁꽁 얼
었던 모든 이의 가슴을 훈훈하게 덥힐 것이다.
▣ <행복한 가족>에 이은 가족이야기 그 두 번째.
마치, 수채화 같은 연극 <양덕원 이야기>.
<행복한 가족>이 가족해체의 이야기라면, 신작 <양덕원 이야기>
는 또 다른 형태로 가족을 화두로 다룬다.
병원에서 세 시간이면 돌아가신다던 아버지가 삼 개월을 산다!
이 아버지의 생존을 통해서 들여다보는 가족이야기다.
<양덕원 이야기>는 가르치려 하거나 설득하려 들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한 가족의 모습을 통해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도시의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고향이란, 부모란, 어떤 의미인가? 를 생각하게 한다.
연극의 마지막에 자식들이 다 떠나고 혼자 남겨진 어머니, 텅
빈 채 남겨진 쓸쓸한 고향집의 모습을 보면서
관객은 ‘삶 속의 진정 소중한 것이 무얼까?’ 를 다시금 담담
히 마음으로 곰씹지 않을까?
<양덕원 이야기>는 절대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다!
마치, 수채화를 보듯 아주 편안하고 잔잔한 연극이다.
연극이 끝난 후, 부모에게 안부전화 한 통화하는 전화연극이
될 것이다.
▣ <양덕원 이야기>와 함께 하는 차이무 3세대 멤버들
극단 차이무의 1세대 유오성, 송강호, 2세대 박원상, 최덕문과
2.5세대 전혜진을 이을
3세대 차이무 젊은 멤버들 박지아, 김두용, 오용, 김지영 등.
<양덕원 이야기>에서는 극단 차이무의 3세대 뉴 페이스들과 이
성민, 정석용 등 젊은 배우들의 열정적인 앙상블을 만날 수 있
다.
생 연극 시리즈 <거기>로 대학로 연극계에 화려한 데뷔를 한 이
성민.
그는 전극연극제 대통령상에 빛나는 대구출신의 연기파 배우
다.
방송가에 김제동이 있다면 연극에는 이성민 그가 있다!
<돼지사냥>, <비언소>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인정은 그가 <양덕
원 이야기>의 장남 관우로 출연한다.
98년 차이무의 <강거루 군>으로 대학로에서의 신고식을 치른 연
극계의 외모상 선생님으로 통하는,
외모상 원로 배우 정석용.
영화 <무사>, <영어완전정복> 등과 맥도날드 CF 등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사랑 받아왔던 그가 장의사 지씨 역에 합류한다.
<비언소>, <돼지사냥>, <거기>등 차이무 작품 안에서 꾸준히 성
장해 온 무대 위에서 더 매력적인 배우 전혜진.
영화 <죽이는이야기>, <행복한 장의사>, <정글쥬스>, MBC드라
마 <네 멋대로 해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온
그녀가 막내딸 영 역할을 맡았다.
2003년 生연극시리즈 <조통면옥>으로 차이무에 합류한 김지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출신으로 황지우 원작의 <오월
의 신부> 주연으로 이미 주목을 받았던 배우.
그녀가 어머니 역에 도전한다.
젊은 에너지가 돋보이는 마술 배우 오용.
<이발사 박봉구>, <락희맨 쑈> 등에서 독특한 웃음을 선보였고
역시 生연극시리즈 <거기>에서 나이답지 않은 완숙함을 보여주
며
인지도를 높였던 오용이 이번 작품에서 둘째 아들 관모 역을 맡
았다.
<양덕원 이야기>에서 이들의 앙상블을 만날 수 있다.
▣ 어어부 프로젝트의 장영규와 차이무의 만남.
<양덕윈 이야기>에 음악을 담당하는 어어부 프로젝트의 장영규.
<강원도의 힘>, <반칙왕>, <하면 된다>등의 영화 음악에서 독특
한 개성을 표현하였던 장영규는
극단 차이무의 작품 <행복한 가족>, <조통면옥>, <돼지사냥>의
음악을 담당하였다.
‘인디음악의 반칙왕, 대중음악의 이단자’로 불리는 어어부 프
로젝트의 장영규가
2004년 신작 <양덕원 이야기>로 차이무와 또 다시 호흡을 맞춘
다.
▣ 인간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작가 민복기.
연출가인지 배우인지 작가인지 헷갈리는 다재다능한 재주꾼 민
복기는
98년 겨울나기用 연극이라는 이름으로 <강거루 群>을 처음 세상
에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 이후로 <풀코스 맛있게 먹는 법>, <천년보다 깊은>, <
Welcome to 배비장하우스>, <행복한 가족>, <산소>,
<조통면옥>, <돼지사냥> 등을 연출 활동을 해왔다.
작가로서의 민복기.
그의 눈은 사회 속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향해 항상 열려져 있
다.
첫 작품 <강거루 群>은 IMF를 맞아 방황하는 미취업자들에 대
해 다루었고,
두 번째 작품 에서는 가정이나 사회에 적응 못하는 회사원의 비
애를 다루었고,
<행복한 가족>에서는 혼자 사는 독거노인을 소재로 한 가족 해
체의 이야기를 했다.
가족이야기 그 두 번째 작품 격인 <양덕원 이야기>는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돌아보게 되는 가족이야기이다.
하나의 수채 그림을 보듯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내는 담담한 가
족 이야기를 통해서 가족과 나, 세상과 나에 대한 그의 담담한
고민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