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자주 들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어디 가서 무엇을 하든 부모 욕은 먹이지 말아라’는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일상 안에서 말과 행동이 같아야 하고 사람들로부터 신실하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나뿐 아니라, 나를 낳아 기른 부모님에게도 칭찬이 돌아가겠지만, 만약 가는 곳마다 사람들에게 욕을 먹고 산다면 나뿐 아니라, 부모님까지 욕을 먹게 된다는 것. 어찌 보면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에 부모님의 이 한 말씀은 복음의 한 구절처럼 제 가슴에 살아 움직였던 것 같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입니다.
신앙생활 안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씀 중 하나가 ‘깨어 있어라, 너희는 빛과 소금이다’일 것입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완벽한 신앙생활을 요구한다기보다 일상 안에서 살아 숨쉬는 소금과 빛이 되라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행하는 모든 것 안에는 생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생명이 있는 소금과 빛은 교회 안에서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 안에서도 한결같아야 함을 말합니다. 초대 받은 사람이 초대한 사람의 명예를 더럽히면 안 되듯이 우리 또한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고 신실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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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근처 길모퉁이에 붕어빵을 만들어 파는 아주머니가 있었다. … 나는 붕어빵 아주머니가 검은 무쇠 빵틀을 뒤적이면서 반죽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말을 붙였다. “어릴 때 이런 풀빵을 많이 먹었는데…. 아주머니도 좋아하셨어요?” “글쎄요. 저도 어려서는 풀빵을 많이 사먹었는데 이렇게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아주머니는 쑥쓰러워하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그녀가 이야기를 계속했다. “비록 보잘것없어 보이지만요, 이 붕어빵장사가 월급쟁이보다 나아요. 이 장사해서 우리 아이들 다 학교에 보낸 걸요.” 어느새 아주머니의 얼굴에는 강한 자부심이 내비쳤다. 수고하고 땀 흘려 얻은 소득이야말로 가장 값진 거라는 걸 그녀는 은연중 나에게 가르치고 있었다. 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서도 귀중한 가르침을 얻었다. 장사를 하던 할아버지에게 역전 앞 좌판의 우동 한 그릇은 세상 부러울 게 없는 한 끼였다. 아버지 역시 포장마차에서 오뎅국물에 막걸리 한 잔이면 행복해하셨다. 어린 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던 것 같다. 호텔에서 맛있는 음식을 품위 있게 먹는 사람들만이 높은 사람이고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야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검소한 생활이 우리의 욕심그릇을 작게 한다는 것을. 욕심그릇이 작을수록 그만큼 자유롭다는 진리를. 이따금 나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시장에서 사람 사는 모습을 배우고, 허름한 뒷골목 음식점의 아주머니에게서 사람 사이의 정을 배운다.
엄상익 | 좋은생각 | <욕심그릇이 작을수록 자유롭다>에서
2.축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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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밤(한국 시간)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열린 호주-일본 경기에서 연속 두 골을 넣은 호주 케이힐이 자국 벤치로 달려가자 동료선수들이 환호하며 맞아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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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을 위해서라도 일본만큼은 꼭 이기겠다던 히딩크가 약속을 지켰다.
호주는 12일 밤10시 독일 카이저슬라우제른에서 벌어진 FIFA 월드컵 F조 일본과의 첫 경기에서 경기 종료 6분전까지 1-0으로 끌려 나갔지만 남은 9분(인저리타임 포함)동안 무려 3골을 몰아치며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냈다.
전반전, 다소 긴장한 호주
호주는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후방 수비진영엔 왼쪽부터 치퍼필드와 닐, 무어를 쓰리백으로 두고, 미드필더진엔 컬리나-브레시아노-그렐라-월크셔-에머턴으로 구성했다. 최전방엔 큐얼과 비두카를 투톱으로 포진시켰다.
호주는 경기 초반 포백과 쓰리백을 계속 바꿔 가면서 경기를 운영해 나갔다. 하지만 일본에게 첫 골을 실점한 이후에는 계속해서 쓰리백 시스템을 사용했다.
경기 양상은 전반 5분 이후로는 호주가 주도했다. 왼쪽에서 패스를 이어받은 비두카가 연속해서 골문으로 이어지는 슈팅을 터뜨렸고, 13분엔 브레시아노가 일본 페널트아크 왼쪽 진영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터뜨렸다.
호주의 체격에 다소 밀리던 일본은 전반 중반부터 일본 특유의 오밀조밀한 땅볼패스가 살아나며 경기의 주도권을 장악해 나갔다. 특히 중원에 포진한 나카무라와 나카타는 경기 템포를 적절히 조절해가며 양 측면으로 벌어져 나가는 다카하라와 야나기사와에게 침투패스를 시도했다.
전반 25분, 나카무라의 발끝에서 첫 골이 터져 나왔다. 상대 왼쪽 진영으로 이동한 나카무라는 골문 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크로스를 날렸다 골키퍼 슈워처가 다카하라와 부딪히면서 시야를 뺏긴 사이 공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히딩크 감독과 호주 선수들이 골키퍼 차징을 주장하며 거칠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외의 첫 골을 허용한 호주는 중앙의 비두카를 활용해 공격 루트를 찾고자 했다. 190cm에 가까운 장신 공격수 비두카는 좋은 체격조건을 이용해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동료 선수들에게 패스를 연결해 줬다. 큐얼은 비두카보다 다소 처진 상태에서 좌우를 오가면서 기회를 노렸다.
전반 중반 이후론 계속해서 호주가 볼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지만 호주 선수들의 볼 트래핑 미스와 비두카를 활용한 중앙으로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으로 인해 골을 뽑아 내지 못했다.
32년만의 출전이라 그런지 호주 선수들이 많이 긴장돼 있었고, 1-0으로 끌려 가는 상황이 되자 당황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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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팀 선발 라인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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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혁 |
| 히딩크, 후반 시작하자마자 공격수 보강하며 승부수
일본은 후반 들어 공격보다는 템포 조절을 통한 지키는 축구에 들어갔다. 공간을 내주지 않으며 적새적소에 포진한 일본 선수들은 호주 공격을 적절히 차단하며 역습을 통해 찬스를 만들었다.
경기가 답답하게 이어지자 후반 6분부터 히딩크 감독은 승부수를 던지기 시작했다. 2002년 한국과 이탈리아와의 16강 경기를 보듯이, 히딩크는 일본과의 첫 경기에 모든 것을 걸었다.
패하거나 비기게 된다면 16강 진출이 힘들다는 것을 안 히딩크는 미드필더 브레시아노를 빼고 지역예선에서 7골을 터뜨린 공격형 미드필더 팀 카이힐을 투입했다.
후반 16분에는 수비수 무어대신 케네디가 투입됐다. 후반 25분에는 월크셔를 빼고 스트라이커 알로이시를 교체투입했다.
공격을 대폭 강화한 호주는 케네디와 비두카, 알로이시가 쓰리톱 형태를 띄면서 공격에 수적 우위를 뒀다. 그 뒤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카이힐과 큐얼이 받치는 형태였다.
수비라인도 중앙수비수 3명 중 한 명은 반드시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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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공격전술. 전반전은 비두카의 포스트 플레이를 활용하며 오른쪽 측면 활발(좌) 후반 교체된 3명의 공격수가 쓰리톱을 구성하며 뒤에 두명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받침(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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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체 투입된 케네디가 중앙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여러 차례 골찬스를 만들어 냈지만 마무리에서 2%부족한 모습이었다. 비두카가 슈팅한 회심의 프리킥마저도 가와구치의 선방에 막히는 등 골운마저 따르지 않았다.
히딩크도 좀처럼 터지지않는 골 갈증만큼 답답한 목을 축이며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1-0, 일본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려던 찰나, 4년전 한국과 이탈리아전의 후반 막판과 똑같은 양상이 벌어졌다.
후반 39분 상대 오른쪽 진영에서 롱드로잉한 볼이 가와구치가 펀칭 실수로 볼을 뒤로 빠뜨리자 카이힐이 오른발 슈팅을 통해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낸 것. 경기 내내 선방한 가와구치의 실수가 아쉬운 순간이었다.
히딩크의 마법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불과 4분 뒤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컬리나로부터 볼을 이어받은 카이힐이 수비수 한 명을 제치며 일본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터뜨렸고, 발을 떠난 공은 골포스트에 맞고 반대쪽으로 골네트를 휘감으며 들어갔다.
히딩크는 특유의 어파컷 세르모니를 연신 날렸고 호주 선수들도 골을 넣은 카이힐과 포옹하며 극적인 순간을 만끽했다.
넋이 나간 일본은 뒤늦게 공세를 취했지만 앞쪽으로 많이 전진한 수비라인은 오히려 경기 종료 직전 알로이시에게 추가골까지 허용하며 1-3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3골을 올리며 히딩크의 전술은 대성공이었다. 행여 추가 실점이라도 나왔다면 호주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다.
예선 첫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16강 토너먼트와 같은 전술을 펼친 이유는 일본에 패한다면 남은 브라질, 크로아티아와의 경기가 부담스다는 것을 히딩크 자신이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점골을 뽑은 이후에도 공격을 계속 이어나갔고 결국 역전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히딩크의 적극적인 전략, 이것이 그가 왜 세계적 명장으로 칭송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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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득점상황. 후반 39분 드로잉이 가와구치의 펀칭 실수로 뒤쪽으로 흘러 나가자 카이힐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좌) 후반 42분 그렐라에게 볼을 이어받은 후 수비수 한 명을 제치며 카이힐 중거리슈팅. 공은 왼쪽 골포스트맞고 오른쪽으로 빨려 들어감(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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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세 번째 득점 및 일본 득점상황. 후반 인저리 타임 알로이시가 중앙으로 돌파한 후 왼발 슛, 골로 연결(좌). 전반 25분 나카무라가 크로스한 공이 호주 골키퍼와 다카하라가 엉키며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감(우) | |
솔직히 일본보다는 히딩크의 호주팀을 응원하였습니다.
사실 호주팀과의 인연은 좋지는 않습니다.
32년전 우리의 월드컵 진출을 막은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히딩크감독의 마법이라는 용어가 말하듯이 모두가
이 마법에 우리가 빠진것이 아닌가 합니다.
다음번 월드컵예선에서 우리의 경쟁이 될 호주팀이
어느 정도 갈것인가를 우리는 히딩크에게 물어 보아야 할것입니다. |
첫댓글 우리반에 두가지 경사가 겹쳤습니다. 6월25일지회장님 따님결혼식과7월6일 김아론 학사님의 부제서품식. 축하 드립니다.
김 아론 학사님이 성직자 길에 입성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주님 은총의 엑기스를 정수리에 부어주시기를 기원합니다.하느님께 봉헌하시는 부모님께 더욱 감사드리며 기도와 참여로 주님보시기에 휼륭한 부제로 축성하여 주시기를 염원해 봅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