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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일 / 집결 : 2021년 7월 25일(일) / 2, 4호선 사당역 4번출구 (10:30)
◈ 참석 : 1진(4명), 2진(3명), 3진(3명) <뒤풀이 1명 추가>
◈ 산행코스 : 관악산둘레길 1구간(사당역-관음사옆-서울둘레길-무당골-전망대-낙성대--뒤풀이장소-서울대입구역)
◈ 동반시 : "너무 괜찮다" / 박세현
◈ 뒤풀이 : 생오리(훈제오리)구이에 소·맥주 및 막걸리 / '푸른목장'<서울대입구역 근처, (02) 872-5400>
무더위가 계속되지만, 우리의 산행은 멈출 수 없다. 얼마 전에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시산회 사상 최대 20명이 참석하고는 참석률이 잠시 뜸하다. 2주 만에 보는 친구들을 만나는 일은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첫손을 꼽는다. 가족이야 매양 보는 게 일이니 거기에 순위를 매길 수 없는 짓이다.
시간을 잘 지켜 정시에 세 팀으로 출발한다. 물론 쉴 때 과자를 나눈다거나 쉴 때는 뭉치지만, 이것도 가상한 일이다. 여름이라 힘들 듯, 편할 듯 정한 코스대로 오르고 내린다. 총장이 길 안내자로 임명한 나는 남쪽 산은 뒤를 따라다보니 들머리 정도나 알 뿐, 잔 길은 모르니 윤환이가 앞장 서다가 종화가 앞장 서다가 양기가 앞장을 서기도 한다. 도중 정자를 만나면 쉬면, 꼭 간식을 내놓는 친구가 있어 과자 또는 커피가 반갑다.
70을 만나니 별 생각들이 고리를 문다. 특히 인생칠십 고래희(古來希)는 옛날에는 70고개를 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은 조부, 조모, 외조부, 외조모 뿐만 아니라 부모님까지 60대 중반을 넘기지 못하고 먼 길 가셨다. 우리는 산이라도 다니면 조금은 운동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내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집에서 약간의 운동을 하지만 그것으로 부족해서 시산회를 부지런히 쫓아 다닌다. 일본인이 만보를 상업상 이용했다는 보면 8,000보가 적당하다고 한다. 그것이 골프에 해당하며 그날 우리는 11천 보를 걸었다. 뒤풀이때 서울대입구역 근처 롯데리아에서 경식이 친구가 팥빙수를 쏘았으니 집에 오는 동안 무척 시원했었다.
간식의 시간에 소박한 상차림 앞에서 건배사를 외치고, 길 안내인이 시 낭송을 하는 선례가 있지만, 항상 동반시와 프롤로그 시를 보내주는 형채가 참석했으니 당연히 시 낭송은 그의 몫이다. 그에게 고마움을 보낸다.
히말라야 말로 ‘옴 마니 반메 훔, 나마스떼’를 풀이하면 ‘연꽃 속의 보석 같은 사람이여,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양손을 합장하며 머리를 깊이 숙인다. 히말라야에 어울리는 풍경이다. 나도 젊은 시절 히말라야의 산악인이 되고 싶었으나 고소공포증이 여러 가지 모양새를 망쳤다.
그 길은 나의 길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현재 내가 가는 길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무엇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명상의 화두로 삼았지만, 현재 얻어진 해답으로 만족하고 그냥 몇 가지 지침을 지니며, 가던 길을 간다.
항상 수고해 주는 회장님, 총장님, 종화, 특히 지난 '삼성산 나들길' 산행 뒤풀이 때에 맛난 왕새우튀김과 생맥주를 선사해 준 양기 산우와 이번에 시원한 팥빙수를 먹게끔 해 준 경식 산우에게 다시 감사를 올린다. 옴 마니 반메 훔, 나마스떼.
※ 동반시
"너무 괜찮다" / 박세현 (박형채 산우 낭송)
자고 일어나면 다 괜찮다
어젯밤 불던 바람소리도
바람을 긋고 간 빗소리도 괜찮다
보통 이상인 감정도
보통에 미달한 가분도 괜찮다
자고 일어나면 정말 괜찮다
웃어도 괜찮고 울어도 괜찮다
웃지 않아도 괜찮고 울지 않아도 괜찮다
유리창에 몸을 밀어 넣은 빗방울이
벗은 소리만으로 내게 오던 그 시간
반쯤 비운 컵라면을 밀어놓고
빗소리와 울컥 눈인사를 나누어도
괜찮다
너무 괜찮다
2021년 8월 13일 김정남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