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꼬의 여행과 꿈]에서 14.글라라 (03.08.10) - 전체 메일

[티나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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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글라라 T. 평화와 착함! 내일은 글라라 성녀의 축일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성녀 글라라 서거 750주년을 기념하여 여러 성 글라라 수도원에서는 다양한 행사를 계획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성 글라라 수도회는 우리 프란치스칸 가족 수도회(2회)이지요. 글라라 라는 본명을 가지신 분 축일 정말 축하 드리구요, 오늘은 그 동안 보내 드린 [프란치스꼬의 여행과 꿈]에서 14. 글라라에 대한 글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뜻 깊은 날을 맞아 우리들의 사모(師母)이시기도 한 글라라 성녀께 우리 부산 프란치스칸 청년회 아니 한국 프란치스칸 청년회의 무궁한 발전을 위해 전구해 주시기를 간청합시다. 14. 글라라 프란치스꼬가 평생 소중히 지닌 기억이 또 하나 있다. 주교의 공관에서 옷을 벗어버렸을 때 일이다. 주교가 자기 옷으로 프란치스꼬를 감싸주었을 때 그곳에 함께 있었던 마을 사람들이 일제히 나타내었던 경악의 표정을 잊을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그 많은 얼굴 가운데에 진지함과 공감의 눈길이 한층 더 두드러졌던 글라라의 아름다운 얼굴이 있었기 때문이다. 글라라는 마을의 귀족 파바로네의 딸이다. 아마도 그녀는 열세 살 아니면 열네 살이었을 것이다. 두 부인 사이에 서 있던 그녀는 프란치스꼬의 불가사의한 행동에 놀란 듯 눈을 커다랗게 뜨고 지켜보고 있었다. 긴 금발의 소녀에 대해서는 놀이패거리 중의 입버릇 사나운 친구들조차 나쁘게 말하는 일이 없었다. 주교의 옷에 감싸인 채 프란치스꼬는 그녀를 향해 빙긋이 미소지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3년 후, 향기를 뿜는 만개한 꽃처럼 더욱 아름다워진 그 소녀가 프란치스꼬를 찾아와 그와 함께 완전한 청빈의 생활을 하고 싶다고 청한 것이다. 그는 그 이야기를 하던 소녀의 심각한 표정을 잊을 수가 없었다. 눈썹을 찌푸린 그녀의 눈길은 찌를 듯이 날카로왔다. 그러나 그 성급한 결심을 들은 프란치스꼬는 그만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그녀의 젊음이 그 결의에 찬 고귀한 결심과는 어울리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 웃음을 터뜨리지 않기를 얼마나 잘 했던가. 예수께서 프란치스꼬의 귓전에 속삭여준 이상을 완전하게 지켜나가려 하는 글라라의 결심은 단 한번도 흔들린 적이 없었다. 형제들은 빈번히 프란치스꼬를 실망시키는 일이 있었음에 비하여, 글라라만은 단 한순간도 프란치스꼬에게 실망을 준 일이 없었다. 천사의 성마리아 소성당의 제단 앞에서 바친 글라라의 서원(誓願)을 회상할 때마다 프란치스꼬의 마음은 잔잔한 기쁨으로 가득 찬다. "저의 소망은 주 예수 그리스도 오직 한 분이십니다. 복음에 따라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으며 정결을 지키며 살아갈 것을 약속합니다." 그녀의 자신을 봉헌하는 서원식이 끝나자 프란치스꼬가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를 자르고 청빈을 나타내는 볼품없는 옷과 정결을 표시하는 하얀 베일을 건네주었다. 형제들이 둘러서서 이 장엄한 예식의 증인들이 되어주었다. 그 뒤 프란치스꼬는 글라라를 바스티오의 베네딕도 수녀원으로 데리고 갔다. 평생에 그때처럼 자랑스러운 기분으로 거리를 걸은 적이 없었다. 그는 아씨시에서 모든 여성의 선망의 표적이던 글라라를 예수 그리스도의 정배로 삼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가 지닌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뒤에 구이도 주교는 글라라와 그 자매들을 위해 성다미아노 성당을 프란치스꼬에게 주었다. 프란치스꼬는 그때 기쁨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성당이야말로 자기 자신의 손으로 재건한 것이기 때문이다. "프란치스꼬, 가서 나의 교회를 재건하라." 는 하느님의 말씀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 세웠던 그 성당과 십자가가 비범한 여성, 글라라의 손에 맡겨지게 된 것이다. 주님이 말씀하신 것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 얼마나 좋았는가? 그 단순함과 소박함 때문에 그는 그리스도의 신부들에게 어울리는 집을 준비할 수 있었던 것이다. 프란치스꼬는 뜻밖의 일의 진행에 미소를 자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상징적인 일이라는 것은 대단히 구체적인 형태로 시작되는 것이다. 시인이었던 프란치스꼬에게는 그 일이 더 잘 이해되었다. 성다미아노 성당 재건이야말로 상징적인 차원과 구체적인 사건이 일치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는 그 성당을 개축하고 그 성당은 세계를 재건한 것이다. ☆익산 성 글라라 수도원☆ ☆양평 성 글라라 수도원 ☆ ☆김포 성 글라라 수도원☆ ☆제주 성 글라라 수도원☆ ☆양양 성 글라라 수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