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에요!
앞의 두번은 회사때문에 비싼 비행기를 탈 수 밖에 없었어요. ㅠㅠ
이번은 인수인계 해주고 8일 저녁에 저렴한 비행기로 용돈 만원 들고 내려 왔어요.
# 9일 아침 8시
생명평화 100배를 합니다.
저는 사진 찍고 삼거리 식당으로 식당일 도우러 가요. 평화지킴이들이 잘 먹어야 강정의 평화를 지킬 수 있잖아요.
# 9일 아침 11시
이영찬신부님이에요. 요즘은 레미콘신부님으로 불리죠.
해군기지건설현장 직원이 왜 나이드신 분이 올라가게 하냐고 하세요. 진짜 이유를 모르시는 건가요?
신부님도 가끔 연행해 가는 경찰 때문이죠. 일반인은 더 쉽게 연행하시잖아요.
미사시간에 레미콘차량 들어가지 않기로 했는데, 약속을 자꾸 어기고 있어요.
그리고 해군가를 틀어요. 또 경고 방송을 하죠. 경찰이 하냐구요? 아니요 기지 사업장 안에서 해요.
공무원사칭죄에 해당된다고 어떤 신부님이 미사중에 말씀하셨어요.
이제 종교의 자유로 미사를 지내는 시간도 내버려 두지 않아요.
언제나 늘, 항상 채증을 해요.
알아요~당신은 죄가 없죠. 그러면 우리는 어떤죄 인가요? 여기있는 사람들이 중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추정하는 거죠?
일단 그렇게 생각하고 카메라로 채증하는 거죠. 저는 핸드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었죠. 옆에 계신 경찰분이 촬영하면 안된다고 하세요. 경찰아저씨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 88조에 경찰관서의 장은 집회시위 관련자의 인권침해의 예방과 사후 구제를 위하여 증거수집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집회시위 참가자에 의한 증거수집 활동도 보장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어요.
매일 공사장 정문에서 미사가 있어요. 휘파람소리 같은 새소리, 강정천의 희망찬 물소리, 그리고 신부님의 좋은말씀, 더불어 여기저기 예쁜 나무잎과 풀, 나무... 평화롭고 무엇인가 경이로워요.
가끔씩 공사차량을 들여 보내거나 내보내려 해요~ 그렇게 시간끌고 12시만 되면 해군가를 틀어요.
제가 대전에 있을때는 평일 미사시간에 별로 가본일이 없어요. 근데 여기에서는 매일 미사보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아주 작은 소원은 기적처럼 빨리 이루어 져요. 신기한 체험이에요.
자전거 도로를 다닐 수 없게 하고 있어요. 활동가분은 기둥옆으로 바짝 붙어서 이러면 자전거 탄 사람들이 위험한 차도로 달려야 하니 너무 위험하다. 길을 조금 비켜달라고 말씀하셨어요. 여경들도 국민의 권리를 무시해 버리네요.
# 9일 저녁 8시
구좌읍 촛불문화제를 하고 있어요. 흥을 돋구는 사물놀이패와 서울에서 오신분이 노래를 불러 주었고, 어떤분이 랩도 했고, 평화적인 촛불문화제의 끝은 역시나 신나는 마약댄스였죠.(강정댄스 4종)
# 10 일 아침 10시
마을회관에서 의례회관 가는 돌담길에 예쁜꽃이 피었어요. 토끼풀이라고 하던데, 넘 예쁘고 튼실해 보여요.
# 10일 아침 10시 55분
여기에선 시위를 할 때도 즐겁게 해요. 뒤에 계신 직원아저씨가 할거면 제대로 하라고 해서 말씀드렸어요. 지금 이현실이 슬프지만 울면서 할 순 없다고, 우린 웃으면서 즐겁게 끝까지 할거라구요. 이 곳이 위험 지역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 계신가요? 가끔 공사차량이 미사시간에 들어가고 나가려고 할 때 경찰과 전경 그리고 용역과 대립 될때는 있지만, 위험하지 않아요. 재밌고 유쾌하고 즐거워요. 강정마을은 경치도 너무 멋져요. 물맑은 강정천과 바다로 이어지는 경치도 멋지고, 날씨 좋을땐 한라산도 다 보이고, 조금만 걸어가면 강정포구로 이어진 멋진 바다가 있어요.
사진을 보세요. 주민과 신부님들 그리고 평화활동가 손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손이잖아요. 평화를 외치며 든 피켓이 전부에요. 그리고 달라진거 못 느끼세요? 전경과 경찰도 무장하지 않았어요. 점점 더 평화적으로 될거라 믿어요.
# 10일 아침 11시
미사시간이에요. 큰 마찰은 없었지만, 경고방송을 했어요. 그래서 신부님이 공무원사칭죄이고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 더 우선되는 것이며 종교행사는 언제 어느 장소에서나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공사장정문 용역들은 본인들은 권한이 없다고 해서 사업장정문에 계신 신부님께 부탁했고, 시간이 좀 지나니까 조용해 졌어요. 도대체 왜 매번 미사 때마다 방해를 하는 건지..ㅠ
공사장정문과 사업장정문에서 미사를 지내요.
이날은 신부님이 공주부양 되었죠. 레미콘차량을 위하여 경찰과 전경이 나섰어요.
# 10일 저녁 4시
삼촌과 함께 강정포구를 조금 지난 바닷가에 갔어요. 물이 빠져있는 상태였는데 돌 위에 야광별처럼보이는 불가사리가 너무 멋지네요.
1박 2일에서 거북손이라고 했죠. 많이 있어요. 구럼비는 4계절내내 풍부한 먹을거리를 준다고 해요.(마을 어르신이 그러셨어요)
# 10일 오후 6시
삼촌이 직접 잡아서 만들어 주신 소라물회에요. 무, 오이, 당근, 미나리, 마늘, 양파, 청양고추, 집된장, 빙초산, 설탕, 물~ 비율은 몰라요. 전 된장만 숟가락으로 넣었거든요. 6번쯤 된장 넣은거 같아요. 종환삼촌이 얼음도 갖다 주셨어요. 물회가 처음인데 이렇게 맛있는 거라면 앞으로도 자주 먹어야 겠어요. 너무 너무 맛있었어요.
# 10일 저녁 8시
한신대학생들과 사업장 정문에서 촛불문화제를 하고 있어요. 사진에 보면 사업장정문의 조명이 무대 조명 같아요.
이날 한신대 학생들이 열려진 문으로 들어가 보자는 장난에 놀란 직원이 활짝 열렸던 문을 급하게 닫아 버렸어요. 덕분에 모두 웃었죠. 이날도 강정댄스 4종 마무리 했어요.
# 11일 아침 11시
문정현신부님이에요. 아프실 텐데도 꿋꿋하게 미사시간에 공사장 정문을 지키고 계세요.
여쭤보면 안아프시다고 하시는데, 그게 더 짠해요! 다쳤던데는 날씨가 흐려지면 쑤셔와서 아프잖아요. 그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척추도 손도 다치셨는데, 어떻게 안 아플 수가 있어요. 신부님 사랑해요^^
# 11일 아침 11시
해군버스에 어르신들이 타고 계세요. 이분들은 누구실까요. 해군기지를 적극 지지하시는 어르신들로 추정되요. 왜냐면 저는 구럼비에 들어가 보는게 소원인데, 단 한번도 구경시켜 주시 않으니까요.
# 11일 오후 1시
달팽이카페에요. 멋진 바다를 보며 마시는 차맛도 그만이고 버스안에 타면 부족함의 미덕을 알게 되요. 왜 이름이 달팽이로 되어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정성으로 차를 주시는지를 알게 되죠.
# 12일 저녁 8시
환경에 관한 퍼포먼스에요. 환경을 파괴하면 결국 사람도 함께 죽는거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듯 해요.
맞아요. 그래서 제가 여기에 있는거에요.
# 13일 오후 3시
모두모두 모여서 축구를해요. 신부님도, 마을주민도, 평화활동가도, 아이들도~골!!
# 14일 아침 7시
비가와요~! 여기에선 비가 오면 너무 너무 좋아요. 앞으로 6월, 7월 대부분 비가 올거래요. 여기 강정마을에 오실땐 우비와 장화가 필수에요. 참고하세요.
# 14일 아침 9시
귀한 제주도 고사리에요. 이것도 참 튼실하게 생겼어요. 마을주민언니와 함께 삼거리식당 반찬으로 고사리 꺾으러 갔다 왔어요. 생전처음으로 고사리 잎이 무엇인지 배우고 고사리를 꺾었어요. 고사리는 꺾는시기는 5월 9일까지래요. 그래서 고사리가 잘 보이지 않았어요.
# 14일 오후 1시
미사보고 5일장에 가서 3,000원짜리 보리밥 정식을 먹었어요. 좋은일도 많이 하시는 주인할머니는 여기가 초행이라 다음에 오게 되면 어떻게 찾아와야하냐는 물음에 할머니네 보리밥집이라고 하면 다 안다고 하셨어요. 여기 장날은 4일 9일 이에요.
# 14일 오후 1시
제주막걸리에요! 제가 술을 못해서 맛은 모르겠지만 주변분들이 맛있다고 하시네요~!
순대에요. 안에가 떡처럼 쫄깃해요. 맛있어요.
케이슨이 제작되는 현장에 갔다 왔어요. 저게 얼마나 바다를 오염 시킬까요. 제발 멈춰주세요.
# 15일 아침 8시
1인시위도하고 생명평화를 위한 백배를 하고 있어요. 어제부터 바닥에 물을 뿌려 놓았어요. 젖었지만 자리 깔고 백배를 합니다.
# 14일 아침 11시
미사를 봅니다. 여전이 경이롭네요. 야외미사의 장점 같기도하고, 여기가 아름다운 강정마을이라서인지 오늘도 너무 좋았어요.
미사중 레미콘차량이 공사장으로 나오려고 했어요. 결국 다시 들어갔죠. 화가난 아저씨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책임도 못질거면서 왜 공사장 밖으로 나가라고 하냐고~ 아저씨는 죄가 없으세요! 그러면 죄인은 누구일까요? 불법이 난무하는 해군기지 공사를 막무가내로 밀어부치는 사람들이라 추정해 봅니다.
# 맺는말
저는 저번주 화요일에 내려와서 있어요. 곧 또 집으로 가겠죠. 그리고 또 다시 올거에요.
이곳에 평화의 꽃이 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식당일을 돕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올릴거에요.
어떤 관광객분이 강정마을이 위험지역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강정마을에 오기를 망설이신다고요. 그분 말고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분이 또 있으실거라 생각되요.
그분들에게 말씀 드릴게요! 이곳은 위험하지 않아요. 전경과 경찰의 편파 판정이 난무하긴 하지만 빈손으로 평화를 지키고 지금껏 살아왔듯, 평온한 삶을 살고자 1인시위와 백배, 미사와 예배, 촛불문화제를 하며 하루하루를 평화적으로 즐겁게 즐기는 아름다운 곳이에요. 그러니 안타까워만 마시고, 망설이지도 마시고 오세요! 강정마을에 평화의 꽃을 함께 피워요^^
아~ 예쁜옷 입고 오셔도 되요. 혹시나 너무 예쁜옷이라서 주민분이나 평화활동가들에게 폐가 될까하여 멋부리는걸 자제하실 필요 없으세요! 아름다운 강정마을에 여행 오시는 거잖아요. 입고 싶으신대로 입고 오셔도 되요. 저는요 이번에 올때 옷 많이 갖고가는 것은 욕심이라고 예쁜옷을 두고 왔더니 후회되요. 그리고 여기는 따뜻하고 더운날씨였다가도 그늘이나 바람이 불거나 해가지면 추워요. 그러니 긴팔이나 점퍼를 챙기시면 좋아요.^^
첫댓글 재밋게 잘 봤어요. 같이 강정마을 거닐다온 느낌이네요 ^^
수고하셨어요.. 근데..뭔밥을 저렇게 많이 주나요???ㅎㅎ
나곰수 카페에 퍼갑니다.
항상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같이하지 못하는 이 마음 이해 부탁드립니다.
매일 미사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나름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온 나날이였습니다.
찍었던 사진 친구들과 공유했어요. 영화 속 필림처럼 참 잘 보았습니다. 건강하세요~~ ^0^
죄인이되어 쭈구리고 앉아만 있는 처지인지라....
소중하고 귀한 하루하루의 일상 보여주시어 참 감사하네요.
가슴에 꼬~~옥 안고 두손 모을게요!!
너무 예쁜 강정의 일과네요. 사진 감사하구요. 함께하지 못해늘 죄송해요. 이렇게 날마다 소식만 클릭하고 있답니다. 강정~ 힘내세요.!!
같이 있는것처럼 생생하네요. 고마워요. 사진과 글 좀 빌려갈게요~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담달에 또 갑니다.
작년 10월에 갔었는데 강정이 그리될것이란 상상도 못하고 들어가지 말라해서
그냥 강정포구로 갔던 아쉽고 서운함 그리고 이제 6월에 가려 합니다
귀하고 소중한 소식 고맙습니다 멋진 마음 좋습니다 오래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알찬 강정살이를 하셨군요^^
강정에 평화!!!
구럼비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