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가 함께 공존하는 디자인의 세계 코어핸즈 김부곤 소장
"at the morn"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코어핸즈의 사옥은 마치 미완성된 콘크리트 건물처럼 보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또 다른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논현동에서 평창동으로 사옥을 이전한 이유는 무엇보다 공기가 맑고 탁 트인 조망권이 확보되어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최근 속속 들어선 화랑과 스튜디오 등으로 조만간 문화의 메카로 자리 잡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디자인에 더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직접 돌아다니며 찾아냈다던 50년쯤은 족히 넘었을법한 낮은 겸상에서 김부곤 소장과의 인터뷰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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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첩성과 가변성이 담긴 공간
실내공간이라는 것은 지나다니면서 보는 건축물과 달리 항상 보고 오랫동안 머무르는 공간입니다. 건축은 움직이는 관점에서 생각되지만 실내공간은 한 곳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때로는 앉아서, 때로는 기대고 눕고 접촉하면서 보내는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처칠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건축물은 사람이 만들지만 건축물로 인해 사람이 만들어진다" 그만큼 건축물이 정서적으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라 함은 지대한 것입니다. 어떠한 공간을 만들 때 항상 제가 염두하고 두고있는 몇 가지를 꼽는다면 공간의 다양성과 중첩성을 들 수 있습니다. 인테리어 디자인이라는 것은 변화와 재미를 추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공간의 변화가 중요하죠. 그 속에서 항상 보고 생활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관점은 중첩성입니다. 레이어(layer), 즉 켜의 중요성이죠. 공간에 겹겹의 켜를 둠으로 다양한 이미지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아침햇살에서부터 해가 질 때까지 그 빛은 각각 다른 형태를 띄고 있죠. 그러한 빛의 이미지가 켜로 인해 더욱 살아날 수 있습니다. 공간이 가지고 있는 기본정신은 빛입니다. 저는 그러한 공간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어차피 공간과 공간을 나눈다는 것은 가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공간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공간과 사람과의 관계, 공간과 공간과의 관계가 중요하며, 다양한 공간을 위해서 새로운 재료와 물성에 대한 시도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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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적 개념은 바로 Energy Saving
70년대 초반 자연과 인간, 환경보전과 개발의 양립을 목표로 한 리우회의의 기본 원칙을 담은 리우선언 이후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점차 환경에 대한 이슈가 되다 보니 그것이 자연스레 건축에까지 바람이 불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활용되고 있는 개념으로 건축에서 친환경이란 개념은 바로 에너지 세이빙(Energy Saving)으로 총체적인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하는 재료가 재활용이 가능한가, 신축 후 유지하는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가, 자연 친화적 재료를 사용유무와 같은 개념이죠. 특히 단열시스템으로 총체적인 냉난방 비용 줄이는 것이 에너지 세이빙의 가장 큰 목적인데 그러기 위해선 전체적으로 건축 구조를 바꿀 때 설비부분이 중요합니다. 재래식 설비구조는 전제적으로 다 연결되어 한꺼번에 관리하기 매우 힘든 구조였는데 요즘의 건축물에는 설비시스템을 따로 패키지로 만들어서 문제가 있는 부분만 따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에너지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환경을 생각한다면 가급적으로 절약할 수 있는, 재활용할 수 있는 재료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건축에서 많이 쓰이는 콘크리트는 100%재활용이 되지 않습니다. 나무와 돌 등도 자연적 소재지만 역시 재활용이 안되죠. 하지만 철근은 철거 후 녹여 사용하면 거의 100% 다시 쓸 수 있습니다. 유리소재나 색이 들어가지 않은 플라스틱류도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건축에서 화두가 되는 것은 기존의 정의와 개념을 해체하고 건축과 철학 및 문학의 경계를 서로 밖으로 밀어내는 해체주의입니다. 요즘 대형 건물에 많이 볼 수 있는 유리로 건물 전체를 감싼 구조나 철근 스트럭쳐(structure) 등은 해체주의, 구조미학 첨단 미래의 느낌이 나는 하이테크건축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건축물들은 초기투자비용은 높지만 재활용가능하고 주변 환경과도 잘 어우러지는 장점이 있죠. 무엇보다 건축재료는 인간에게 유용해야 합니다. 유기적인 재료의 활용으로 주변환경과의 조화의 미학이 현대의 건축물에는 가장 큰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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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식지 않는 열기
리모델링이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는 제도 때문입니다. 건축 법규에서 주차권의 확보가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예전에는 차가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자동차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각 건물당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현저히 부족한 현실입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집을 새로 개보수할 때 주차권은 가장 큰 관건입니다. 그만큼 면적이 나올 수 없다는 얘기죠. 이것이 리모델링이 대두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리모델링이 새로 짓는 것보다 오히려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실제로 리모델링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첫째 낡은 건물을 재정비 차원에서 바꾸는 경우와 시대에 맞는 트랜드에 맞게 바꾸는 경우, 특히 상업공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리모델링이 각광을 받고 있다면 그것은 곧 건축의 외관이나 구조나 이런 부분들을 개보수 하는 이유가 크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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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에 오를 올해의 인테리어 트렌드
인테리어 트렌드라는 것은 솔직히 매우 주관적입니다. 어디에도 객관화된 자료나 발표는 없습니다. 다만 받아들이는 사람들마다 공통된 특징이 트랜드로 자리잡는 것이죠. 9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 잡은 젠 스타일의 열풍은 실로 대단합니다. 선(禪)의 일본식 발음으로 젠 스타일은 정결하고 고요한 느낌, 절제미 그리고 심플함을 추구하며 꽉 채움보다는 간결한 여백의 미를 중요시하는 스타일을 말합니다. 20세기 후반 동양의 전통 공간미를 추구하는 오리엔탈리즘과 서양의 미니멀리즘의 중성적인 멋을 살리는 것에서 젠 스타일이 생겨났습니다. 젠 스타일에서는 직선적인 요소가 다른 어떤 스타일에서보다 강조되며 땅과 같이하는 느낌의 높이가 낮은 좌식의 장과 탁자가 매치 되고 월넛칼라와 같은 짙은 브라운계통이 주로 화이트 컬러나 베이지, 그레이와 같이 많이 쓰입니다. 또한 연 친화적인 경향이 짙어 대나무나 조약돌, 물과 같은 자연적인 요소들도 자주 사용되는 소재입니다. 하지만 2001년도부터는 젠이라는 기본정신에서 서서히 재료나 컬러가 바뀌게 되었습니다. 컬러는 오크와 레드가 많이 쓰이고 여기에 밝은 무늬목과 유리소재 등이 추가로 사용되어 점차 감성주의로 흘러가는 경향입니다. 하이그로시 처리한 가구제품들의 내구성 또한 뛰어나서 무리 없이 다른 재료들과도 어울릴 수 있습니다. 2003년에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섞이는 다양함으로 디자이너들은 보다 더 공간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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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이한 인테리어 제안
인테리어를 거창하게 생각하지만 누구나 꾸밈, 디자인, 미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있다고 봅니다. 그러기에 누구나 도전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주 전문적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집이나 가게를 바꾸는 아이디어 자체가 중요한 것이죠. 요즘에는 혼자서 할 수 있는 DIY제품도 많이 보급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두면 새봄을 맞이한 인테리어 단장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컬러나 재질면에서 단조로운 제품일색이었던 예전에 비해 요즘의 벽지, 바닥재 등은 아주 다양한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새로운 트렌드에 발맞추어 여러 가지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제품을 선택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안목 역시 필요하겠죠. 실내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요소들은 다양합니다. 흔히 컬러나 형태, 재료, 소품들로 구분되지만 그 중 컬러를 가장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모양과 종류의 모형자동차들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하면 십중팔구 색상을 보고 고를 정도로 시각적인 효과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컬러 밸런싱만 잘 맞춰도 인테리어의 80%는 성공한 것입니다. 또 베이스 컬러에 액센트를 주는 형식이 지루함을 덜어줍니다. 그리고 올 봄에는 본래 색상보다 채도가 한 단계 낮은 색상이 깊이감도 나면서 세련되어 보입니다. 그리고 직접조명보다는 간접조명이 집안을 부드럽게 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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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심미안 가져야
우리나라에서는 산업기술이라든지 경제적으로는 충분히 외국을 따라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문화를 따라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문화는 곧 생활입니다. 국민들의 정서 속에서 뿌리를 내려 있는 그 규모나 깊이를 가늠하기란 힘든 것입니다. 우리는 20년만 된 건물만 보더라도 낡아서 새롭게 부수고 재보수하는데 급급한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집을 한번 보세요. 어디에도 디자인이라는 개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반면 유럽의 집들이나 건물은 10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튼튼하며 현대적인 건물과도 무리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아름다움을 볼 있는 심미안이 있는 것이죠. 그러한 능력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서히 동화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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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곤 소장의 "코어핸즈"는 디자인 중심의 스튜디오 개념으로 최소한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설계 작업에만 충실하면서 아파트, 대형매장,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공간을 작업해왔다. 결과물에 대해서는 어떤 누구도 그렇겠지만 모두 흡족하진 못하다고 하지만 다른 업체들에 비해 디자인의 의도가 잘 표현되는 편이라고. 그는 디자인 퀄리티와 철저한 시간 약속, 그리고 클라이언트와의 인간적인 관계를 가장 중요시 여긴다. 디자이너로서 가장 힘든 것은 시간과의 싸움으로 한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순간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지만 이러한 힘든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을 때 고객이 만족해하실 때와 작품이 선정되어 책에 소개될 때 디자이너로서 보람을 느낀다는 김부곤 소장. 디자인뿐만 아니라 수집에도 일가견이 있는 그의 사무실 공간 한 쪽에는 마치 작은 박물관처럼 와인과 와인마개와 오프너들이 즐비하게 구비되어 있어 공간을 찾은 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파격적인 형식의 코어핸즈의 사옥에서 느껴지듯 권위적인 경영방침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무실 분위기에서 비로소 아름답고 창조적인 디자인이 탄생하고 있음을 느꼈다.
코어핸즈 대표 김부곤 소장 <양력> 국민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졸업(실내설계 전공) 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 실내 설계 전공 겸임교수 COREhands 소장/대표(2000.8~현재)
수상 - 1991년 KOSID(한국실내건축가협회) 협회상 수상 (하나은행) - 1995년 KOSID(한국실내건축가협회) 협회상 수상 (대우주택문화관) - 제7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 수상 1997,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실내건축 실시설계도면 작성방법 연구) - 2001년 KOSID(한국실내건축가협회) 협회상 수상 (지세스 성형외과)
대표작 - 대우 미래주택문화관 설계 및 감리 (현상설계) - 건국대학교 50주년 기념관 설계 (밀레니엄홀, 식당, 국제회의장) - 남대문 도매상가 MESA 전관 설계 및 감리 (현상설계) - 이탈리안 Restaurant "아란치오(ARANCHIO)" 설계 - 새턴 포천공장 욕실 전시장 "BATH VALLY" 설계 - ZISES 성형외과(부산) - EXPO 2010 KOREA 홍보전시관(여수)
| 출처: 데코저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