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여행기(1)수학여행 가는 길
여행을 떠나기 전에 습관처럼 다가오는 것은 날씨 살피기인데 이른 아침 베란다에 나간 나는 이미 우리들의 여행기간동안 비가 온다는 예보를 접했지만 그 순간은 비가 내리지 않아 그래도 작은 안도를 할 수 있었다. 여행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날씨라는데 아무도 다른 이의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동료와 함께 학교로 향하면서도 화제는 단연 날씨에 관한 것 이었고 그것은 여행기간 내내 우리들에게 무게가 되어 다가왔다.
3일 동안 우리들의 안전을 담당해줄 관광버스가 들어왔고 아이들이 운동장에 모여들었다. 아이들은 들뜬 모습이었고 교복에서 자유복을 갈아입은 모습은 나름대로의 예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들의 토론을 통해서 이번 여행은 아이들의 편의를 위해서 자유복을 착용하도록 했는데 두 가지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었다. 하나는 아이들의 개성을 나타낼 수 있다는 면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들의 지도에 교복을 입은 것 보다는 조금은 불편하리라 생각이 되었다.
사복을 입기를 원하는 아이들의 이유는 등산을 할 때 치마를 입고 갈 때 불편하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치마를 입은 아이들 중 몇 명은 교복보다도 짧은 치마를 입어서 자신들이 말한 것을 뒤집고 있었다. 사실 아이들이 소풍을 간다는 이유로 새로운 옷을 사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우리들은 그것을 경계해야만 했다. 우리 학교가 소재한 지역은 전형적인 농촌지역이고 빈부의 격차가 심한 편이어서 실제로 수학여행비를 지불하지 못해서 여행을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가는 아이들 중에도 옷을 새로 살 정도의 경제력을 가지지 못한 가정도 있기에 원칙적으로 집에서 입는 옷을 입도록 지도를 했지만 아이들의 입고 온 옷을 보면서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정적으로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한 아이도 옷을 사 입은 모습을 볼 수 있었고 과감한 패션을 드러내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다.
단체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시간에 대한 약속이라는 것을 증명한 일이 발생했다. 8시에 출발하기로 한 버스가 그 시간이 되어도 출발을 하지 못한 것은 몇 아이들이 도착을 하지 않아서였고 그 아이들은 이십 여분이나 늦게 도착을 했다. 담임교사에게도 어떤 말도 없었기에 많은 걱정을 하였고 아이들을 풀어서 학교를 뒤졌으나 한참 시간이 지나 교문에서 몇 아이들이 뛰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옷을 갈아입기 위해서 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아는 한 그런 이유로 인해서 늦게 출발을 한 것은 한번도 없었기에 마음이 언짢았지만 아이들을 추슬러 출발을 했다.
버스가 출발예정시간보다 30분이 늦었지만 아이들의 얼굴엔 봄꽃처럼 환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차창을 통해서 사과 과수원과 배 과수원에서 그윽하게 피어있는 꽃을 만날 수 있었는데 우울함을 날려 보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버스가 학교를 출발한지 한 시간 정도 지나자 경부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아이들에게 안전벨트를 꼭 매도록 이야기를 하고 나도 귀찮았지만 안전벨트를 매었다. 한참을 달려 버스는 신갈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을 했다. 내가 이용할 때에 영동고속도로는 늘 교통체증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그 날은 그래도 소통이 원활했다. 우리들에게 또 다른 문제가 등장한 것은 비가 내기기 시작해서부터 였다.
운전기사께 우리들의 일정표를 드렸더니 어려운 코스를 첫날 가는 것이 나을 것 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우리들이 선택을 한 것은 첫날 코스와 마지막 날 코스를 바꾸는 것 이었다. 그래서 월정사에서 점심식사를 하려던 계획을 바꿨다. 영동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는 만덕 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그 때 빗방울이 한 두 방울 보이기 시작했다.
홍천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미시령으로 향하는 도로에 접어들었다. 그 때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고 중간의 한 휴게소에서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아이들이 월정사 주차장에서 점심식사를 할 뻔했는데 참 잘된 일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에 백담사로 향하는 길에서 우리들은 황태 덕장을 만날 수 있었고 강을 따라서 흐르는 새 봄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곳이 바로 천국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우리들의 마음을 빼앗아 갔다. 하늘에서 시작된 푸르름이 강까지 이어져 우리들의 혼을 빼앗고 있었다. 찌푸린 하늘 틈새에서 만난 파란색이 산꼭대기에 이르러서 연초록으로 변했고 또 검푸른 녹색의 무리들이 뛰어놀고 있다가 강에 도착해서는 비취빛을 띄고 있었다. 봄 가뭄이 계속되다가 우리들의 여행에 맞춰 비를 내려주는 것을 보면서 조금은 원망이 섞인 소리를 입에서 내어 보냈다.
래프팅으로 유명한 내림천을 끼고 도는 도로에서 바라다 본 자연은 정말로 우리에게 축복의 땅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 였다. 한 목사님께서 성지 순례를 다녀오셔서 이스라엘에서는 종려나무 몇 그루가 있고 오아시스가 있는 곳을 관광지로 개발을 해 놓은 것을 보며 그렇게 치면 우리나라는 모든 곳이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말씀이 실감이 났다.
오후 2시가 넘어서 우리들은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문제는 비가 제법 세차게 내리고 있었고 걷는 부분이 많다는 것 이었다. 하지만 이왕에 내딛은 발걸음이기에 우리들은 빗줄기를 뚫고 앞으로 나아갔다. 잠시 걸어간 후에 우리들은 셔틀버스를 이용해야만 했다, 백담사로 향하는 도로가 협소해서 일반 관광버스를 운행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셔틀버스에서 발생하는 수입만 해도 굉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를 타고 올라가면서 계곡을 바라다보았는데 참 물이 맑다고 생각이 들었다. 생각 같아선 차에서 내러 발을 담그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버스가 중간에서 우리들을 내려주었는데 그 곳에서 절까지 가는데 장난이 아니었다. 더구나 비가 내려서 우산을 받고 가는데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계곡을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나누며 올라가니 그리 지우하지만 한 것은 아니었다. 30분 정도를 올라갔을 때 우리들 앞에 백담사가 나타났다. 백담사는 우리 학교에서 수학여행 코스에 한번도 넣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교장선생님의 제의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참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댓글 그날 저도 원주의 친정집을 갔었는데, 물보라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더군요 그래도 그악천후 속에 많은 아이들을 무사히 데리고 다녀 오셔서 마음이 놓입니다 , 여행 기행을 차분한 감정 절재를 하시고 아름답게 그리셨습니다. 참 글쟁이가 되었다는것 행복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