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날씨 탓인지 글도 잘 안 써진다.
넘 글 읽는 것만 좋아 하다 보니 맨날 이 사이트 저 사이트
뒤적거리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그날도 습관처럼 날밤산악회 사이트를 뒤지는데
관악산 육봉 릿지 등반 이라는 번개 공지가 보인다.
관악산 자락을 몇 번 다녔어도 바위가 아름답다는 육봉은
이상하게도 인연이 없었던 차에 잘 됬다 싶었는데
릿지 등반 이라는 것이 약간 마음에 걸린다.
군에 있을때 목숨을 담보로 줄은 잡아 봤지만 릿지라는 것이
안전 확보 없이 자연등반에 가깝다는 얇은 지식만 있던 나에게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약간 망설이다가 이 기회에 배워보자는 심산으로
번개 1착 신청을 하고 또 여기저기를 뒤지니 북한산, 설악산 릿지 이야기는
더러 있는데 관악산 육봉 릿지는 없다.
내심 그렇게 심한 코스는 아닌가보다 하는 생각에 약간의 안심은 된다.
아침 일찍 산악회 사이트를 다시 접속하니
감칠맛님이 망설이는 글 한 줄이 올라 있다.
솔직히 같이는 가고 싶은데 나도 처음 코스요 더군다나 릿지등반 이라는데
위험 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역코스 답글을 올리고
일찌감치 인덕원으로 향한다.
우하하하~~ 커서가 말을 안들어서 그 답 글 못보고 감칠맛님 오셨다고..
우리 칸나팀장님 말씀 저 언니하고 난 소심 A형이라 그런 글 보면
안 온다나 어쩐다나
사람은 다 사는 방식 습관이 틀린 모양이다 우린 약 올라서 더 오는데...
근데 그 글은 솔직히 말로만 들었던 릿지라 감칠맛님 위해서 쓴 글인데..
(등반하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코스 보다는 강도가 쫌 약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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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덕원 집에 차를 주차하고 과천청사역 7번 출구로 향한다.
평일인데도 산을 오르려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암벽타기 전문 장구에 울뚝 불뚝한 어깨근육의 산악인(?)들..
리찌화 하나에 달랑 개인안전용 로프에 D형 고리 몇 개 들고 온 내가
불쌍하기도 하도 그냥 연주암 쪽으로 산행이나 하자고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수 분후 산머루님이 안전 확보용 로프에 내 배낭에 열배쯤 무게의 배낭을
메고 나타 나신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 코스 중에서 오늘은 다들 처음이나까
70% 만 하고 30%는 우회 한단다. (얼마나 힘든 코스길래..)
그후 우리의 대장 칸나팀장님,
시간이 걸릴 뿐이지 중도 포기는 없다의 감칠맛님,
그리고 말로만 듣던 날밤의 터브가이 아니 터프쿨걸 예쁜미경님 까지
이렇게 다섯이 오붓한 릿지 등반이 시작 됬다.
아주 가까이 있으면서도 이렇게 수려한계곡 아름다운 바위가
있다는 것이 내 눈을 다시 이리저리 돌리게 한다.
코스코스 오르면서 처음 생각 보다는 훨씬 중압감이 가벼워졌고
무모한(?) 코스에 도전해 보고 싶은 값싼 충동이 또 생긴다.
넘 보면 창피 당할지도 몰라 빨리 선두에 서서 바위 한 코스를 잡아본다
중간에서 발 딛을 홀더를 찾고 있는데 칸나팀장 목소리 들린다.
좌로 옮겨서 타고 넘으라고 옮겨 타서 더 어려운 구간이면 난 죽어요~
그냥 위로 오르려는데 역시 만만치 않다.
배우지 않고 되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다음을 위하서 일단 철수~~ 다 타고 가면 다음에 와서 재미 없잖아~
어색한 위로로 맘을 달래고 다시 산을 오른다.
4,5봉 직벽은 아니지만 한 7~80도?
모두들 우회 하기로 맘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어딘선가 홀연히
관악산 스파이더 우먼이 나타나서 하시는 말씀
딛는 순서 하고 잡는 순서가 있단다.
용기를 얻어 잠시 사부님으로 모시고 강의 겸 실전 돌입,
알고 나니까 참~ 쉽죠요~ 는 아니지만 처음 생각보단 훨 났다.
감칠맛님 우회 한다니까 산머루님 같이 가신단다.
이 부분에서 한번 더 웃자 우하하하 왜냐하면?
감칠맛님 하시는 말씀 아래를 내려다 보며 저걸 어떻게 올라왔는지는 모르지만
산머루님 같이 우회 한다는 소리에 미안해서 그냥 등반 했다고
소심A형 맞나보다 목숨(?) 보다도 넘 피해 주는게 더 힘들어 하는걸 보니...
스파이더 우먼을 뒤로하고 미안한 마음에 인사치례 전번 물어봤는데
관악산 올 때만 전화 하란다 (나이트 갈 때는 하지 말라는 소리)
내 멘트가 작업(?)으로 보였어요 감칠맛님? ㅋ ㅋ ㅋ
이렇게 해서 국기봉까지 오르니 바람이 최고다.
바람 쐬러 가려면 이런 바람을 쐬야지 콧바람 쐬러 다니면 안되요~
점심식사 시간
난 아직도 산에서 뭘 펼쳐놓고 먹는 습관이 어색하다.
산을 먹고 살기 위해 무식하게 배워서 그런지
1박2일 정도는 그냥 굶던지 아니면 간단한 행동식 정도로 때운다.
그런데 깔판 깔고 내어 놓는 음식들 내 생일때 보다도 더 진수성찬
다음부터 나도 이래야 하나 하는 쓸데없는 고민에 빠져본다.
그리고 케이블 능선을 따라 하산한다.
뿌듯하다 릿지라는 단어를 확실이 내 몸에 각인 시켰으니...
이 부분에서 감칠맛님 스스로도 대견하신지 회장님한테 문자 보낸다
“육봉 릿지 등반 완주 했지롱” 답이 없단다.
내가 탓다니까 아마도 안 믿는 모양이란다.
나도 같이 안 갔으면 절대로 안 믿는다.
근데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으니 안 믿을 수도 없고
남한테 진짜 감칠맛님 다 탔다면 거짓말이라 그럴 정도의 코스고
하여간 대단 대단... 이수준 이면 환갑 전 마나슬루 까지는 무난 할듯..
이렇게 내려와 산머루님의 곰취 냉면 까지...
고맙습니다 산머루님 주먹밥 냉면이 고마운게 아니라
어려운(?) 몸 상태에서도 꿋꿋한 정신력과 의지 그리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도록 하는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고마움을 표시 하고 싶습니다.
남자대원 누구랑 비슷한지 한참 생각다 결국은 포기한 예쁜미경님
누구냐면 너끈이님 입니다
쿨한 모습 씩씩한 성격 경의로운 몸매 아주 즐거웠습니다
오늘 릿지를 입문 시켜준 칸나대장님 보이지 않는 카리스마에 배려심까지
높은 점수를 던집니다.
얼마나 즐거웠으면 다음 주 북한산 릿지 번개 공지는 없나 뒤져 봅니다.
할레타블교 교주 심플(心佛) 정문섭 의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안녕~~~~~~~~
2009년 7월 29일
첫댓글 조만간 원효염초니 숨은벽 갈때 같이하시지여단, 개인안전장구(안전벨트, 안전모, 하강기 등)는 필참입니다
할레타불교주님.....어제 참 고마웠읍니다....내가 많이도 미웠을텐데......^^*
감칠맛님에 이어 우리 정문섭님의 후기글 정말 다시한번 6봉을 다녀온 느낌입니다. 너무 과찬의 말씀은 송구스럽구요.앞으로 시간이 있으실때 우리 후배님하고 좋은 산행 함께 하고 싶습니다. 다음 북한산 번개산행도 같이 하시자고요. 고맙습니다.땡큐.
관악산 6봉~~모두가있어 즐거웠습니다~`~후기글 읽으며 그당시로 돌아가 행복에빠져봅니다~~ㅎㅎ~`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