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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2006.08.13.
몇일전 산하에 san001님의 위독 하다는 공지를 보고
처는 "그분 아직 젊은 것 같던데 그리 되었네! 산행도 열정적으로 하고,
산행기도 잘 쓰시던데" 하며 안타까와 한다.
그분의 빠른 쾌유를 빌고, 이번 주말엔 그분 산행기 중에서 5월 19일 관악산 산행 하고 5월 25일 한산에 올린 산행기 따라 산행 해 보자 하여 -
피서철이라 원행 하기도 불편 할 것 같아, 처의 의견에 따라 가까운 관악산으로 가기로 하였는데
유명을 달리 하셨다는, 슬프고 안타까운 소식이다.
<san001님의 산행기에서 옮겨 본 도입부 입니다.>
인덕원코스의 백미, 관악산 산림욕장
인덕원코스는 관악산을 아는 사람들에게도 비교적 생소한 길이다. 특히 관악산 산림욕장은 거의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인덕원코스의 백미는 산림욕장. 서울 근교에 이렇게 멋지고 잘 가꾸어진 산림욕장이 있는 건 뜻밖의 경험이다. 완만한 능선 사면에 폭넓게 자리 잡은 산림욕장은 의외로 숲이 울창하다. 인간의 손이 닿은 시설물은 여지없이 인공적인 냄새가 나지만 여기는 상당히 자연친화적이다. 나무로 만든 자전거 보관대, 화장실 등 특이한 시설이 있고 다른 시설물도 시멘트 냄새가 거의 풍기질 않는다.
인덕원에서의 대표적인 두 가지 길. 첫째는 관상약수터길이고, 둘째는 관양고등학교로 올라가는 전망대길이다.
두 가지 길 중 산림욕장을 거치는 길은 전망대길이 훨씬 쾌적하다. 만남의 광장, 맨발로 걷는 길, 자연학습장, 물레방아 등 하나 하나의 시설물에 시선을 빼앗기고 발걸음이 더뎌진다. 물론 등산로 상에서 스쳐 지나가는 시설물 정도로만 알고 정상을 향해 바삐 지나가는 등산객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자연의 기를 느끼고 자연과 호흡하는 여유, 이 여유야 말로 산을 사랑하게 되는 두 번째 도약의 단계가 아닐까.
인덕원 지날때 처제의 전화가 오는데, 사당에서 관악산 오른단다.
우리랑 반대편에서 오르는데, 팔봉쯤에서 만나 같이 내려오면 좋을 것 같다
옆에 앉아있는 네비게이터(처) 지시대로 안양 관양고등학교 앞 도로에 주차한다
학교에서 왼편으로 100m쯤에 관악산 산림욕장이란 안내석이 있다
옆에 보리터 전용 농장 이란 팻말이 있고, 그래 그런지 보리밥 집들이 많다.
벌써 차들이 많이 주차 되어 있다. 내려 와서 보리밥으로 점심 먹으면 되겠네.....
여섯시 반 부터 산행 시작이다.
산림욕장이라 숲은 우거지고 맨발로 다니는 길은 왕모래나 잔돌도 없이 잘 다져저 있어
걷기에 좋겠다. 큰통에 약수 받아 캐리어 끌고 내려오는 사람도 많고,
가산약수터에서 물을 먹다 보니, 먼저 떠난 처는 계단길 따라 좌측으로 가며 따라 오라 소리치기에
'아닌데' 하면서도, 따라 가며
(이럴땐 틀려도 따라 가야 한다. 내가 맞다 생각 한 길로 가다 보면 이산 가족 되기 쉽고,
기상이 나쁘거나 낮선 곳에선 조난 사고 날 수도 있다.)
동네 행사시 사용 하는 물품을 보관 하는 옛날집 옆 길가에 앉아 있는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이길은 동네로 돌아 내려 가는 길이란다.
처는 "능선으로 바로 붙는 길 인가" 하고 올라가 보았단다
되돌아 나와 왼편으로 오른다.약수터가 또 있고 그옆엔 꽃밭도 있다.
맨발로 걸을까 하니 싫다며 내려 올때 맨발로 걸을 거란다.
길가엔 명찰단 꽃도 군데군데 있어, 맥문동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방아 찧을 일도 없는 물레 방아도 있고, 군데군데 쉼터엔 의자와 탁자까지있고,
작은 통나무로 허리 높이의 벽을 두르고 지붕은 등나무를 올린 아늑한 명상터도 있다.
한곳엔, 살아있는 나무를 둘러 싼 탁자와 의자를 만든 곳도 있다.
여럿이 앉아 쉬던 먹던 운치도 있겠다.나무 둥치가 자라면 탁자 가운데를 더 잘라 주면 되겠지.
막돌로 쌓은 돌탑에 장승도 있고, 두줄 통나무로 양쪽을 막아 통로를 만든 길 좌우로는 잣나무 숲이다.
20여분 오르니 전망대 지만 오늘은 안개로 달 같은 해가 보이며 조망은 흐리다.
잠시 쉬고 전망대 좌측 아래로 내려 가는 길을 찾아 가파르게 내려가,
가물어 물없는 계곡을 건너 오솔길을 치오르니 넓은 바위가 있다
소백산 갔을땐 내가 밥 먹자 조르며 갔는데, 오늘은 처가 밥 먹고 가잔 말을 아까 부터 하여,
웃으며 바위에자리를 잡는다. 컵라면과 쑥떡으로 요기 하고, 커피는 조금 더가서 460m 봉에서 먹잔다.
카메라 새로 바꾸었는데 기능이 너무 많아 제대로 사용 할 줄 모르는데
요즈음 설명서는 글자가 작아 보기 사납고,
보아도 금방 잊어버리니, 몇일 사용 하지 않으면 또 잊게 되어 답답하다.
무엇을 건드렸는지 액정 화면이 안나와, 사진 찍을때 좁은 눈구멍으로 내다 보며
찍기는 찍는데 액정 화면이 안 보이니 찍혔는지 안찍혔는지 모르겠다.
먼저 올라가는 처 보고 물으니 빨리 올라 오면 가르쳐 준단다
난 지금 이 자리에서 찍을게 있는데....
460m봉에 올라 가니 처도 모르긴 마찬가지라 ~
지나가는 젊은이 에게 물으니, 젊은이도 모른다며 지나가고
액정 아래 작은 보턴을 이것저것 누르다 보니
화면이 다시 나타난다. 오늘은 이것저것 만지지 말아야지.......
어름물에 커피넣고 흔들어 냉커피로 마신다 (흔들면 찬물에서도 잘 풀어진다)
460m 봉은 전망이 좋다.
진행 방향으로 6봉 국기봉, 좌측으로 8봉,건너편엔 삼성산,
뒤로는 지금까지 올라온 전망대, 관악산 산림욕장,평촌 등등.
바위봉을 오르내리며, 6봉 국기봉 바로 건너 바위에서 처제에게 전화 하니 불통이다.
관악 주능선에 다달아, 팔봉 방향으로 가다 뒤돌아 6봉이 잘 보이는 곳에서 땀좀 들이고,
팔봉에 도착해서 또 처제에게 전화해도 안되니, 처가 '팔봉으로 내려간다'는 문자를 보낸다
san001님은 서울대 공학관 쪽으로 내려왔지만, 우리는 오랫만에 팔봉는선을 타려한다.
7봉 처음 오르는 곳은 많은 사람들이 밟아 미끄러웠는데 누군가 막돌을 여러층 쌓아
40여cm 발판을 만들어 오르기 쉽게 되어 있었고,
7봉에 오르니 처제의 전화가 오는데 사당으로 바로 내려 갈 거란다.
오늘은 매우 더워 자주 또 충분히 쉬며 산행 한다.
오른편엔 학바위능선, 바로 앞엔 왕관 바위.
5봉을 처는 우회 하는데 4,5봉 안부에 올라 오지 않아 소리쳐 불러보니
4봉 아래쪽에서 대답이 있어, 왜 봉우리 우회 하냐고 물으니 올라 붙기가 힘들어
계속 가다 보니 그리 되었단다.
지네등 같아 우리가 지네봉이라 이름지은 봉우리는 좌측으로 힘들게 내려와
건너봉에서 되돌아 보니 참 잘 생긴 바위봉이다.
이제 마지막인 주먹바위다.주먹바위는 항상 시원한 바람이 있어 쉬는데
길목이라 사람들 오르내림 때문에 오래 있을 수 없다.
한사람이 오더니 "지난번엔 촛짜 친구 데려와 주먹바위 내려갈때 부축하다 안경을 깨었다" 하기에
내가 "키가 170 센티만 되어도 그냥 네려 갈텐데요" 하였더니
웃으며 그친구가 168cm이란다. 내처도 168cm인데 안경 안깨고 잘 내려 간다 하여 서로 웃었다.
이십여년 전 처음 팔봉길을 몰라 노인 따라 내려와 주먹 바위에서,
그 노인은 산행 더 하신다며 되돌아 다시 올라 가고
우리보고 내려가 계곡만 따라 가면 된다 하여, 멍청 하게도 의심없이 잘 보이는 계곡만 생각하며
가다보니 안양 유원지 까지 간 적이 있는데,
그땐 오른쪽계곡을 건너 무너미고개로해서 서울대로 갔어야 했다.
오늘은 안양 유원지 방향으로 계곡 따라 가다가 왼편으로 올라,
아침에 지나온 전망대로 가 원점 산행을 하려한다
한참을 가도 좌측으로 올라 가는 길이 없어 신경 쓰며 가는데
어떤 이가 올라 가기에 길이 있는지 어디 가는지 물으며 따라 가니
길 없다며 자기는 오줌 누려고 으슥한 곳 찾는 중이란다.
민망하게 야외 화장실 따라 간거네
한동안 더 내려가니 좌측으로 올라 가는 작은 길이 보여 그리로 가니 곧 갈림 길이 나온다.
앞서가는 처는 잘 나 있는 왼편길로 가는데 내 생각엔 희미 하지만 오른길로 가야 할 것 같다.
뒤에서 말 해도 그냥 앞으로만 간다.
(역시 오른편으로 붙어야 전망대가 나왔을 것같다)
길이 자꾸만 왼편으로 휘어져 이러다간 다시 팔봉으로 가게 생겼다.
덥고 힘들고 길은 잘못 된 것 같은데 처는 잘도 간다.
뒤처져 따라 가다가 쉰다. 쉬다 또 따라 가는데 없다.또 주저앉아 쉬는데
얼려온 맥주를 보니 어름이 덜 녹은것 같아 흔들어 뚜껑을 여니
지가 무슨 샴페인인 줄 아나 !!! 거품이....
마개 대신 얼른 입으로 막았더니 700ml 맥주가 거의삼분의 일이나 목구멍으로 넘어 간다.
이러다 다 먹겠다. 또 따라가다 보니 처는 바위밑 그늘에 누워 있다 일어난다.
"맥주 줄까." "녹았어요" ." 응."
보온병 뚜껑을 내 밀기에 따라 주니 시원 하대서 한잔 더주니, 그만 먹겠단다.
더워지면 맛이 없으니 내가 병을 다 비웠다.
700ml 맥주 한컵 빼고 혼자 다 마셨더니 더 덥고 더 힘들어 진다.
물은 벌써 동이 나고...남편 무릎 안좋다고 짐 줄이다 보니, 역시 물 부족이다.
쉬엄쉬엄 오르니 불성사로구나
육봉 팔봉 능선다니며 늘 푸른 지붕을 내려다 보기만 했는데, 제법 규모가 있는 절이다.
푸른 지붕은 절이 아니고 부속건물이었다.
우물이 있는데 두레박은 감추어 두고 커다란 물통에 두레박으로 물 길어 담아, 그물 이용하게 한다
두레박을 우물가에 두면 각자 떠 먹을 터인데 왜그러냐고 했더니,
우물을 지저분 하게 사용 하여 그런다며 두레박을 갖고 들어간다.
물이 부족한데 길 잘못들었으나, 우물이 있는 곳으로 왔으니 이래저래 잘 된것으로 되었다.
부처님 뜻인지.처의 뜻인가!!!
물 싫컷 마시고 2.5 리터 채우고, 오랫만에 옥잠화 사진도 찍고 능선으로,
또 두갈래 길인데 처는 왼편으로 가기에 오른편 길로 가자 하며
"아무리 군대 안 갔다오고 독도법 몰라도 그렇지, 길에 대한 개념이 그렇게없나" 하였더니
오는 말이 곱지 않아 다투며 올랐다.
어쨌던 팔봉이 아닌 육봉 방향 으로 가야 하는데...
육봉 국기봉 바로 앞 봉에서 능선이 너무 더워 계곡길로 하산 하는데,
햇볕은 가려 주지만 길 바닥엔 막돌이 있어 능선 보다 더 불편하고.
불성사에서 물을 2.5리터 지고 오는데 별로 마시지 않아 무겁기만 하다.
대패질 잘한 나무로 터널처럼 만든 곳에서 능선길과 합쳐지고,
관상 약수터부터 신 벗고 내려 온다.날카로운 잔돌도 많고 한 2,3년 맨발로 안 다녔더니 발이 아프다.
전에 육봉 금지 기간에 과천 군부대 옆에서 올라오던 갈림길 지나 계속 내려 오다 보니,
맨발로 다닐 만한 길 나타나 처도 맨발로 간다.
시멘트 포장 길이라 다시 우측 흙길로 내려 오니 바로 차도로 내려 오게 되어 처는 다시 왼편으로 간다.
그리 가면 안될텐데...지나가는 동네 사람 에게 물어 다시 되돌아 온다.
아침에 올라 갔던 산림욕장으로 내려와 발도 씻고, 보리밥도 먹으려 했는데, 이상하다???
아스팔트는 발을 익힐듯이 뜨거운데 발을 씻어야 신 신겠다는 처.
흰페인트의 차선을 밟으니 다소 낫다. 차에 까지 와(오후 2시 40분) 산행 마쳤다.
맨발로 운전하여 안양 시청 부근 옥류관 냉면집에서 발 씻고,냉면과 꿩만두로 늦은 점심을 먹고,
집에와 지도를 다시 잘 보니, 간촌 약수쪽으로 하여 오른편으로 내려와야 하는데,
능선으로 계속 왔던 것이었다.
오늘 san001님 산행기 참고 하여 팔봉 까지는 같이 하였다.
5월에 북바위산 에 갈때도 님의 산행기 도움을 받았었는데....
san001 님의 명복을 빕니다.
보아 주시는 분들 고맙습니다
첫댓글 이상하게도 본카페만 접속장애가 심심찮게 일어나네요. 실큰 댓글을 썼는데 접속장애 땜시 고만..
san001님의 발자취를 따라 두 분이서 관악산엘 다녀오셨군요. 저는 아직 미답산이라 산봉우리 이름을 말씀하셔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글 하나는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형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냉커피 요즘 계속 애용하고 있습니다. ^^ 그리고 저한테는 제 아내에게 잘하라고 하시더니 형수님께 그 무슨 불손()한 말씀이십니까 저 같은 사람이라면 모르지만 형님께서는 늘 하시는대로 하세요. (형수님 리모콘대로 움직이시면 행복시작 불행 끝입니다.) 맨발로 차를 운전하시다니 정말 발이크신가 봐요 알콩콩 재미나는 6학년 5반과 6학년() 두분의 여름 산행기 감하고 갑니다. ^^
카페에 돼지머리 놓고 고사 한번 지내요. 참 재주 좋네요.색색의 물음표랑 눈물 흘리기도 하니 이런거 어떻게 해야 할수 있는지.다툴때는 잘 다투어도 잘 하지요.KIN은 또 무슨 뜻이고 빨간 대칭 콤마는 어디서 찾아 온거요. 내 컴퓨터 자판엔 안보이는데.요즈음 애들 재주도 좋아.내 대학 1학년때 국민학교도 안 들어 갔으니 애들 맞지.
성님두 참! 텍스티콘이란? 댓글(꼬리말) 입력창에 있는 텍스티콘 사용여부를 체크하시면 자동으로 예쁜 이미지 글자체로 보입니다. 제가 예를 들어 설명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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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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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모르면 배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