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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캠핑하는 사람들 Camping People 원문보기 글쓴이: 송해손잡고
우선...이틀전 저의 실수로 엑박사진 투성이인 글을 올려...몇몇 분들에게 헛클릭질을 하게 했다는 점
대단히 죄송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하며..ㅠㅠ
오늘은 제대로 된! 엑박 절대 없는! real 만리포 1박 2일 캠핑후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올 해 여행 테마를 사라져가는 재래시장 투어와 불편함과 느림의 미학을 온 몸으로 느껴 볼 수 있는 캠핑으로 잡았다고 말씀드렸죠^^?
재래시장은 몇 곳 소개해드렸지만 한 번 떠나면 최소 1박을 해야하는 캠핑은 회사 업무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지난 주 주말 캠핑 귀신에 빙의라도 된 듯 계획도 없이 충동질에 의해 훌쩍 다녀와보았습니다.
비록 생각했던 만리포 국사봉 백패킹에는 실패했지만 홀로 해풍과 추위에 떨며 아름다운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즐겼던
2012년 첫 캠핑이자 솔로캠핑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사진이 과하게 많지만 그만큼 소개해드리고 싶은 풍경이 많은 즐거운 추억이었다고 너그롭고 편하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2012년, 백패킹을 가장해 훌쩍 떠나보았던 낙조가 아름다운 만리포에서의 솔로 캠핑....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Start
열심히 일했습니다.
누가보더라도 워크 홀릭이라 말할 정도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피곤에 지쳐 퇴근 후 집에 들어오면 잠들기 바쁜 날들이었습니다.
주말이지만 여전히 해야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 회사로 출근을 해야 했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다가 무슨 이유에선지 배낭을 잡고 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지금 떠나야 한다'
여행이 좋아 여행가이드까지 했지만 그것이 일이라 느끼는 순간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던 여행...
그 즐거움을 다시 느끼지 못한다면 그저 월급쟁이로 또 사무실에서 모니터만 쳐다보면서 월급날만 기다리며 무기력증에 빠져 살 것이 뻔해보였습니다.
그래서 급히 배낭과 텐트를 챙겼습니다.
여전히 어디로 갈지 행선지도 정하지 못한 체 당장 들어선 결심이 흔들리지 않게 집을 나섰습니다.
출발지는 남부터미널....
바다가 보고 싶었고, 파도소리를 배게 삼아 잠들고 싶어서 남부터미널로 결정했습니다.
낯선 곳이 주는 신선함도 있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다소 늦은 출발 시간에 고민하다가 자주 가봐서 익숙한 만리포에서
그동안 관광하듯 해봤던 여행과 다른 캠핑을 통해 낯선 만리포의 모습을 볼 수도 있겠다 싶어 3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에 몸을 맡겼습니다.
정확히 3시간이 걸려 도착한 만리포....
3km에 달하는 긴 백사장을 보고 옛 선조들은 만리처럼 길다하여 만리포라는 운치있는 이름을 지었나봅니다.
저녁 6시 30분경이 다 되서 도착한 만리포는 만조와 겹쳐 생전 본 적 없이 백사장 끝까지 파도가 밀려와 있었습니다.
바다를 마주보며 파도소리를 듣기 위해 만리포 백사장에 텐트를 치고자했지만
코 앞까지 몰려오는 파도와 유독 심했던 지난 주 주말의 바람에 텐트를 쳤다가는 파도와 바람에 휩쓸려
하와이까지 떠내려 갈 것 같다는 공포감이 들었습니다.
동영상 1 - 마치 태풍이 온 것처럼 매섭게 불어주었던 만리포 해풍
'텐트 칠 곳을 찾아야 한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만조 수위와 정말 무섭게 불었던 해풍에 겁은 났지만 올해 첫 캠핑을 시작도 못하고 포기할 수 없었기에
먼저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야영지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그런데.............
'아름답다'
조급한 마음을 한순간 누그러뜨리는 서해안의 아름다운 일몰과 낙조를 만리포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소 늦게 서울에서 출발한 덕분에 그 장관을 눈 앞에서 목도해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만리포까지 버스로 3시간....
그 3시간 만에 저는 어느덧 직장인, 월급쟁이, 셀러리맨에서 여유로움과 느긋함을 갖춘 여행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해지기 전에 빨리 안전한 보금자리를 찾아야한다는 조급증은 사라지고,
'설마 텐트 하나 칠 곳이 없겠어?'
라는 여행자의 느긋함으로 하루를 고생한 해가 서해안 수평선 안으로 퇴근하는 모습을 천천히, 그리고 끝까지 지켜보았습니다.
낮동안 고생한 해가 서해안 수평선 너머로 잠들기 위해 저물고 있습니다.
해가 지자 언제 그랬냐는듯 금세 어둠이 찾아옵니다.
그렇게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채 만리포에서 밤을 맞았습니다.
쉼없이 불어오는 해풍과 추위...
그러나 익숙함이 주는 위안도 있는 법이죠.
자주 왔던 만리포라 번잡한 상가 너머로 울창한 해송숲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마트에 들러 간단한 부식을 산 후 바람을 맞으며 만리포에서 천리포로 난 해안도로를 따라 또 그렇게 걸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찾았습니다.
울창한 해송들이 바람을 막아주어 만리포 해변보다 편하게 텐트를 치고 쉴 수 있는 곳을..
소나무에서 떨어진 솔잎들이 조금이나마 냉기를 차단해주고 푹신한 천연 쿠션 역할까지 해주는 곳이죠.
급한대로 텐트를 먼저 치고 담배 한대를 피우며 한 숨을 달래봅니다.
아... 미성년자들이 볼 수 있으니 흡연을 권장하는 것 처럼 보일까 싶어 자체 모자이크 처리 합니다.
사진을 찍는데 플래시를 터트리지 않으니 자체 모자이크가 되네요...
텐트를 쳤다는 것, 그것도 몸서리치게 무섭던 바람이 조금은 잦아들 수 있는 곳에 텐트를 쳤다는 사실에 큰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캠핑의 매력 중 하나 아닐까요...
자연을 느낄 수 없는 도심에서 잊고 지냈던 자연의 힘을 몸소 체험해볼 수 있는 것...
도심에서야 바람이 불면 집으로, 빌딩으로, 커피숖으로 들어가버리면 되지만 자연 속에 숨을 곳 없이 노출된 캠퍼는
그 나름의 방법으로 자연을 다독이고 체감하며 스스로의 몸을 챙깁니다.
아.... 이런 개똥 철학은 그만 둡시다 ㅎㅎ
캠핑을 좀 해보셨거나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코 웃음 칠 듣보잡 슈퍼볼 1~2인용 돔형 텐트...
21살때 도보여행을 하기 위해 배송비 포함 25,000원으로 처음 산 텐트이니 기능이란 것은 그저 텐트 모양만 갖추고 있는 가짜 텐트지만
이녀석도 고생복 가득한 주인 덕분에 벌써 9년째 저와 함께 비바람을 맞으며 저와 캠핑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보기만해도 부러운 리빙쉘, 이스턴급 텐트도 아니고
이제는 수명을 다해 내수압이 50도 안되는지 이슬에도 젖어버리는 녀석이지만
저와 함께 1,500km를 함께 걸었고, 백패킹과 솔로캠핑을 함께 해온 녀석이라 가장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해주는
볼 품 없지만 속 깊은 제 백패킹용 텐트입니다.
말이 백패킹이지 화로대에 테이블까지 챙겨온 무식함 덕분에 해송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혼자만의 삼겹살 파티로 분위기를 잡아봤습니다.
화로대를 챙긴 순간부터, 오후 3시 30분에 서울을 벗어난 것부터 이미 백패킹은 글러먹었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만리포와 천리포 해변 뒤로 산이 낮고 산세가 편안해 트레킹하기 안성맞춤인 국사봉이라는 소나무 산이 있습니다.
원래 서울에서 출발할때는 국사봉 위에서 1박을 하며 정상에서 일몰과 일출을 바라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거든요.
도착하자마자 일몰을 구경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그렇게 바람이 많이 불꺼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습니다.
햇반 하나에 삼겹살...그리고 소주 한병과 맥주...
솔로 캠핑에 이만하면 산해진미가 다 갖추어진 저녁상이죠.
벌겋게 달아오른 숯 위에 구워진 삼겹살 한 점에 소주가 참 달달한 지난 주말 밤이었습니다.
숯불 직화 구이라 겉만 타고 속은 설 익게 하는 아마추어 짓은 하지 않습니다.
장비는 볼품 없어도 이래뵈도 우격다짐 무식하게 해온 10년 캠핑 노하우를 살려 담백하게 삼겹살을 구워 보았습니다.
모든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질 자격을 갖추고 있는 것처럼
고기굽기의 달인인 저도 한 점 정도는 일부러!! 사진을 찍어볼 요량으로!!
덜 익혀보았다가 다시 구웠습니다....ㅡ,.ㅡ;;
일부러!!
일부러!
일부...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일부러라고....
갑자기 추워진 기온과 바람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궁여지책이지만
솔잎으로 바닥 카페트 공사를 하고 냉기를 막기 위해 은박 돋자리와 레저 시트, 얇은 담요를 위에 깔고 마지막으로 침낭을 올렸습니다.
다음날 태안 날씨가 최저 영하 1도까지 떨어진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냉기가 올라와서 잠을 깨우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 했던가요.....?
난로도 없이, 전기 장판도 없이, 동계용 침낭도 없이 늘 그랬듯 불편함은 참고 익숙해져보자는 특유의 고집 탓에
이번 캠핑도 고생문이 훤합니다.
삼겹살과 참이슬 한병으로 오른 취기와 온기를 품은 체 텐트에 누워봅니다.
22시 37분....
만리포 해변 근처 해송 숲의 온도는 3도, 체감 온도 영하 2도...
그래도 자리 선정을 잘 한 탓에 바람을 어느정도 막아줘서 크게 추운지는 몰랐습니다.
올빼미형 인간이라 새벽 2~3시는 되야 잠이 드는데다 솔로캠핑, 혼자 여행을 해본 사람들이 그러듯
혼자가 좋아 혼자 여행과 캠핑을 하더라도 불연듯 몰려오는 고독이란 놈은 참기 어려운 감정의 기복을 만들어 줍니다.
혼자 여행이 아니라 솔로캠핑이다보니 TV를 보며 무료한 밤 시간과 외로움을 달랠 수도 없습니다.
그럴 땐 늘 그래왔던 것처럼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틀고 책을 보고 되도 않는 끄적임으로 외로움을 즐겨봅니다.
깊은 밤 철저히 외로워지면 조금은 세상이 달리 보이기도 하는 법입니다.
그것이 아마 혼자가 주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매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올 해 첫 캠핑이자 오랫만에 즐겨본 솔로캠핑이자 혼자 마신 소주 1병이 가져다주는 UP된 기분에 귀신 놀이도 해봅니다.
혼자니까....괜찮습니다 ^^
잠시 바람 쐴 겸 밤의 만리포 해변을 만나러 텐트를 버려두고 출타해보았습니다.
동영상 2 - 야간에도 멈추지 않고 불어오는 만리포 해풍과 어둠에 삼켜진 만리포 해변 풍경
똑딱이 카메라로 혼자 장난질도 좀 해봤습니다.
가로등 불빛과 상가 간판에 켜진 불빛이 하트와 별로 가득 채워진 만리포의 밤 풍경입니다.
그렇게 짧았던 만리포에서의 밤을 텐트로 돌아와 정리하고 끝없이 불어오는 바람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습니다.
춥지 않았냐구요?
냉기에 깨지 않았냐구요?
바람에 텐트가 날아가지 않았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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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추웠지만 추위를 대비해 스키복을 입어놔서 추위에 떨지는 않았습니다.
새벽 6시가 조금 못되서 다리가 감지한 냉기에 깨서 미리 준비해 간 바지를 껴입고 다시 잤습니다.
다행히 텐트는 무사했습니다.
해송 숲 나무 사이로 비추는 아침 햇살이 간밤의 무례한 바람이 언제 불기라도 했느냐는 듯 곱게 텐트를 내려쬐어줍니다.
택배비 포함 25,000원짜리 슈퍼볼 돔형 텐트....
캠장에서라면 분명 다른 텐트들과 비교하다가 창피함에 외진 사이트를 찾아 쳐야할만큼 볼품 없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저를 지켜주었고, 바람과 냉기에도 굴하지 않고 듬직하게 버텨주었습니다.
( 이녀석 이제 슬슬 은퇴시켜야하는데 추억이 많아 만감이 교차하네요 )
난로와 전기장판도 없이 버텨준 몸을 위해 뜨거운 국물이 있는 컵라면을 끓여봅니다.
테이블은 훌륭한 바람 막이가 되어 줍니다.
다시 한번 발휘되는 노하우~
코펠에 물을 담아 끓였더니 딱 컵라면 한개분의 뜨거운 물이 준비되었습니다.
삼년이면 풍월을 읇고 캠핑 십년이면 물 조절을 한다는 체험적 진리를 다시 한번 느끼는 상쾌한 아침이었습니다.
참 없어보이지만 준비해간 커피믹스도 후식으로 한잔 준비해보았습니다.
라면 먹은 젓가락을 반으로 잘라 휘휘 저어주면 별다방 카라멜마끼아또 부럽지 않은
솔로 캠퍼의 맛있는 커피가 완성됩니다.
뜨거운 국물로 배도 채웠겠다 가벼운 걸음으로 텐트를 친 곳 주변을 둘러봅니다.
어제는 밤도 깊고, 바람도 많이 불고 추워서 간단히 텐트칠 곳만 확인하고 말았기에
다음번 캠핑을 위해 주변 지형을 살펴 봅니다.
사실 제가 텐트를 친 곳은 여름 성수기때 만리포해수욕장 텐트촌으로 이용되는 곳입니다만
아직은 만리포해수욕장이 개장하지 않아 무료로 텐트를 칠 수 있습니다.
울창하게 자란 해송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는데다 해먹을 설치하기도 좋아 여름이 오기 전에
다시 한번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텐트로 돌아옵니다.
머물었다면 떠날 준비도 해야하니까....
하루 밤 편히 쉬게 해주었던 만리포 해수욕장 해송 숲 텐트촌을 이제 벗어납니다.
원래 계획했던 국사봉 백패킹은 못했지만 다음날이라도 이왕 찾은 만리포에서 국사봉을 트레킹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죠.
만리포의 자랑인 천리포 수목원을 갈까 하다가 3월 중순에 꽃도 피지 않았을 것 같고 아직 앙상함이 더 많을 것 같아서
굳이 입장료를 낼봐엔 소나무 울창하고 걷기 좋은 국사봉에 올라 만리포와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더 좋겠다고
지난 밤 바람 소리를 들으며 텐트에서 계획을 세워봤습니다.
폴대 2개로 설치되는만큼 철수와 정리도 빠를 수 밖에 없는 택배비 포함 25,000원짜리 제 솔로캠핑 전용 텐트의 유일한 장점을
다시 한번 실감해보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냥 바닥이었다면 분명 올라오는 냉기를 막아줄 제대로 된 장비가 없어 새벽 내내 고생했을텐데
카페트처럼 깔아둔 솔잎 바닥이 냉기를 많이 막아준 것 같습니다.
필요한 짐과 전기를 이용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오토캠핑이든 카라반 캠핑이든 백패킹이든
어차피 집 떠나면 고생인 것이고 불편함은 당연한 것이죠.
그 불편함을 즐기는 것이 바로 캠핑의 묘미이며 캠핑이 주는 매력이니
저처럼 무식하게 돋자리와 봄,가을용 침낭만 들고 캠핑을 즐겼다고 타박은 말아주시길...
볼품 없는 텐트로 캠핑을 즐기지만
캠핑을 즐기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서울턱별시 캠핑 고수입니다 ^^
올 해 첫번째 캠핑을 하고나서 느낀 것은 솔로 캠핑이면서 너무 많은 짐을 챙겨온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이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하는 캠핑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동차로 움직이는 것도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혼자 감행한 캠핑이라면 좀 더 단촐하게 필요한 것만 챙겨 미니멀 캠핑을 즐기는 것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 캠핑 모임라면 함께 즐기고 어우러지기 위해 이것저것 더 챙겨가는 것이 좋겠지만
어차피 혼자 즐기는 캠핑이라면 굳이 한 순간을 위해 이사하듯 바리바리 싸들고 떠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제 키만한 배낭을 메고 아침 햇빛 비추는 만리포 해변을 거닐어 보았습니다.
어제 저녁만 해도 백사장 끝까지 차오른 바닷물이 아침 썰물 때를 맞아 그 진가를 드러냅니다.
길이가 3km, 백사장 폭이 250m에 달하는 큰 백사장이 매력적인 만리포 해수욕장을 뒤로 하고
만리포 해변 만큼이나 제가 좋아하는 국사봉 트레킹을 위해 천리포로 향합니다.
키만큼 커다란 배낭은 만리포 해변 근처에 있는 슈퍼에 잠시 맡겨두었습니다.
자동차로 태안 만리포를 여행하시는 분들은 잘 알 수 없는 해안길을 따라 만리포 고개를 넘어 바로 천리포 해변을 거닐어봅니다.
아...이렇게 이야기 하다보면 너무 적을 것이 많아지니 각설하고 (트레킹 코스로 좋아서 ㅎㅎ)
천리포 수목원을 마주 하고 있는 천리포 해수욕장 앞의 닭섬은 썰물때 바닷길이 열리듯 걸어서 섬까지 들어갈 수는 있지만
천리포 수목원에서 보호하는 식물종등이 있어 섬 안까지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천리포 수목원과 닭섬에 대한 내용은 여행지 안내 포스팅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천리포 해수욕장 뒷편에 숨겨져 있는 듯 감춰진 국사봉 등산로를 따라 소나무 가득한 국사봉을 가볍게 트레킹 해보았습니다.
높이가 121m 밖에 되지 않고 천리포에서 만리포 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산등성이는 3km가 되지 않아 트레킹 초보자라 하더라도
2시간이 걸리지 않을만큼 걷기 좋고, 바닥 가득 솔잎이 깔려 있어 우레탄 도로를 걷는 듯 푹신함을 느끼며 걸을 수 있습니다.
(국사봉 트레킹 코스 소개도 별도의 게시물로 작성하겠습니다)
천리포 해변 뒤에서 시작해 국사봉을 지나 만리포 주차장으로 이러지는 약 3km의 국사봉 트레킹을 끝내고
만리포 주차장 근처에 있는 터미널에 들러 미리 14시 50분 서울행 버스표를 예매하고 다시 만리포 해수욕장으로 가보았습니다.
이제 더이상 만리포에서 똑딱선 기적소리를 들을 수는 없지만 과거의 향수를 기억하는 아버지 세대와
아버지 세대의 손을 잡고 찾아온 꼬마 여행자들과 만리포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기 위해 찾은 많은 여행객들이
매년 만리포를 잊지 않고 찾고 있는 태얀의 대표적인 여행지 중 한 곳입니다.
갯벌이 많은 서해안에서도 모래 백사장을 갖춘 만리포 해변은 그 백사장의 단단함이 자전거를 타기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백사장 위에서 자전거를 타는 풍경....
참 생소하죠^^?
가볍게 둘러본다는 것이 떠남을 아쉬워하는 여행자이자 캠퍼의 발목과 가슴을 사로잡아 한참을 그렇게 만리포 해변을 바라보았습니다.
버스 시간보다 조금 일찍 아쉬운 마음을 만리포 해변 한 구석에 내려놓은 체 터미널로 향합니다.
다소 많은 짐을 챙겨왔던 만리포에서의 1박 2일간의 백패킹을 가장한 솔로캠핑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컵라면 하나로 채운 배가 국사봉 트레킹을 마치고 나니 밥 달라고 아우성을 펼쳐서 터미널 근처에 있는 기사 식당에 들러
조금 늦은 식사를 주문해보았습니다.
한 상에 6,000원 하는 바지락 칼국수로 조금 늦었지만 가벼운 한끼를 떼웠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듯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바지락 칼국수를 비우고 서울행 버스에 올라 짧았던 1박 2일의 만리포 솔로캠핑을 끝냈습니다.
너무 늦게, 급하게 출발해서 도착하자마자 해 지는 모습만 구경하고,
불어오는 바람과 추위에 몸은 고생했지만 오랫만에 해본 솔로캠핑과 올해 첫 캠핑이 제게는
또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제 시작해보겠습니다.
술을 마시고, 노래방에 가고, 컴퓨터 게임을 하고, TV를 보는 것보다
몸은 조금 피곤할지 모르지만 더 재미있고, 즐겁고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블로그 이웃님들에게 말씀 드렸던 그 약속..
그 새로움의 첫 시작으로 저는 캠핑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재미없고 쓸데없이 길기만 한 포스팅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기를 쓰기 위해 검색하던 중 알게된 사실이지만 만리포 해수욕장 근처에 사설 캠핑장이 한 곳 있더군요.
저는 사설 캠핑장이 아닌 해송 숲에서 1박을 했는데 번화가에서 떨어져 있어서 조용하고, 해송 나무들이 주는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맛 볼 수 있었습니다.
조금 화장실과 멀고 샤워장은 운영하고 있지 않아 불편할 수 있지만
불편함 속에서 행복을 찾는 캠퍼들답게 무리없이 캠핑을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아
지도 상에 장소를 표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