靈川故有弦窩先生李公置四友齋以爲藏修之所.近歲其後孫重新其齋李泰秀丙國二君來請余銘余謹推其命名之義而寫之銘曰.
고령에 옛적 현와선생 이공이 사우재를 지어 은거하며 수양하는 장소로 삼았다.
근세에 공의 후손이 그 재사를 중수하고 태수, 병국 두 군이 와서 나에게 명을 청하였다.
나는 사우재라고 이름 지은 뜻을 삼가 미루어 생각하여 명을 짓는다.
友之在人 /벗은 사람에게 있어서
爲輔爲親 /도움이 되고 친함이 되네
以親則信 /친함으로 말하자면 信이고
以輔則仁 /도움으로 말하자면 仁일세
所以君子 /까닭에 군자가
擇交不苟 /벗을 택하여 사귐이 구차하지 않네
上下今古 /예로부터 지금까지
有契必取 /뜻이 합함이 있으면 반드시 취하네
豈惟人爾 /어찌 사람만 그러하랴
於物亦然 /또한 사물도 그러하네
日用接着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것이
忠意隨運 /뜻이 따라서 움직이네
倚諸草木 /초목에 비기자면
區以別矣 /서로 구별이 있네
名之曰友 /이름을 지으메 벗 우 자를 씀이
豈其容易 /어찌 쉽겠는가
允也弦翁 /참으로 현와옹은
家世潢璿 /가계가 귀한 왕족에서 나왔네
蚤釆泮藻 /일찍이 성균관에 오르고
旋弔風泉 /곧이어 명나라가 망한 때를 당했네
懷抱經綸 /경륜의 재능을 거두어
歸與林壑 /초야로 돌아왔네
五斗折腰 /적은 녹봉 때문에 허리 굽힘을
浮雲澹漠 /뜬구름처럼 덧없이 여겼네
卒歲優游 /해를 마치도록 한가로이 처하니
奚歆奚攀 /무엇을 부러워하며 무엇을 의지하랴
顧諟有扁 /이 편액을 돌아보니
四友其顔 /사우재라 적혀 있네
四友伊何 /사우는 무엇인가
總自手蒔 /모두 손수 심었네
曰竹曰梅 /대나무와 매화이고
紫檀四季 /자단과 사계화일세
因物寓志 /사물에 따라 뜻을 부치고
追配古人 /고인과 짝하기를 추구했네
非物是友 /물건을 벗함이 아니라
以人則眞 /사람에게서 참다움을 본받았네
仲連之節 /노중련의 절의와
淵明之趣 /도연명의 아취와
邦衡之嚴 /호방형의 엄정함과
百結之素 /백결선생의 소박함을 본받았네
歷遡千年 /천 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
尙友在斯 /위로 벗함이 여기에 있네
儻庶見兮 /혹 고인을 보기를 바라서
聊與同歸 /다만 함께 돌아가려 하네
居視所親 /거처함에 친한 바를 보라고
古人有說 /고인이 말한 것이 있네
不知其山 /그 산을 모르겠거든
艸木是察 /초목을 살피면 되네
有石呼丈 /돌을 두고 어른이라 부르고
有猿尋盟 /잣나비와 어울린 사람이 있네
彼頑而黠 /저 미련한 돌과 약삭빠른 잣나비에게도
尙云其貞 //오히려 곧은 덕을 말하는데
矧伊所友 /하물며 이곳에서 벗하는 바는
維德其物 /오직 덕을 지닌 물건임에랴
何况所取 /하물며 취한 바가
物外有別 /사물 밖에 특별함이 있음에랴
先獻世降 /선현의 시대가 아래로 내려오니
薰歇響微 /향기도 그치고 울림도 작게 되었네
卽是察之 /이에서 대략 살펴본다면
餘皆可推 /나머지를 모두 미루어 알 수 있네
遺裔肯搆 /후손이 선조 뜻 받들어 재사를 중수하니
突凡依舊 /옛 모습대로 우뚝하네
凡百君子 /여러 많은 군자여
視此銘鏤 /이 명을 볼지어다.
丙午年(1966) 陽澓節 聞韶(의성) 金榥 謹撰
병오년 동짓달 문소[의성] 김황은 삼가 찬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