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내의 권유로 수년 전부터 부부학교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참석하기로 하던 참에 서울에서 다소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하게 됨에 따라 시간이 생겨 이렇게 등록하여 다니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생각한 부부학교는 두란노에서 진행하는 아버지학교라는 프로그램과 비슷한 과정일거라 막연히 추측했었습니다. 무자격 남편으로서 아버지학교처럼 교육을 받고 남편 자격증을 딴다는 생각을 하고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처음 시작했을 때 아버지학교와는 전혀 비슷하지도, 닮지도 않은 진행과 형식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장로님이 성경적으로 부부의 모습을 증명해 주실때, 점점 더 설득력이 생기고 기대감이 들게 되었습니다. 벌써 3주간의 교육에 참석하면서 중반부로 접어들었습니다. 장로님께서 성경으로부터 도출하신 부부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들이 정말 많이 제게 각인되었으나, 몇 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아내를 사랑하지 않으면 내 안에 사랑이 없다’입니다. 저희 본가의 가훈은 ‘서로 사랑하자’입니다. 얼마나 저희 아버지께서 집안에 사랑이 없다고 느끼셨으면 이렇게 가훈을 지으셨을까요? 그 동안 저는 가정에서의 삶, 교회에서의 삶, 사회에서의 삶, 특히 제가 속한 부대에서의 삶이 각각 달랐으며, 어디에서도 사랑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앞만 보고 달렸고, 나의 Helper인 아내의 존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이제 이유를 알게 되었고, 나와 동격인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 내가 사랑을 찾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둘째, ‘신앙생활의 기초는 가정에서 아내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결혼 당시에 장인어른이 일찍 하나님 곁으로 가셔서 뵌 적도 없고 그렇게 깊게 인식하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의 장인어른이 되신다는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 이후, 진정으로 제 아내를 바라보니,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중요한 보물을 찾은 듯 아내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장인어른이 계시면 내 아내를 얼마나 애지중지 사랑하고 아끼셨을까? 하나님이 살아계셔서 이렇게 매일 바라보실텐데, 하면서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해야겠다는 각오가 섰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로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셋째, ‘아내와 남편은 하나다’입니다. ‘아내를 바라볼 때, 그 시선을 나로 하라’고 하셨던 말씀과 ‘당신과 나는 한 몸이다. 당신이 잘못한 것은 내가 잘못한 거고, 당신이 틀린 것은 내가 틀린 것이며, 당신이 실수한 것은 내가 실수한거다’라는 말씀이 심령 깊이 새겨졌습니다. 아내가 실망스러울 때, 저는 스스로 자만에 빠져서 아내를 우습게 여겼고, 아내가 자랑스러울 땐, 저는 스스로의 자괴감에 빠져 아내를 칭찬하고 함께 기뻐하기 보다는 아내를 무시하려고 했던 제자신이 너무 창피했습니다. 서로 많은 대화를 통해 칭찬과 격려, 때로는 진지한 고민을 해결해 나가면서 남이 아닌 나와 동격으로서의 아내를 바라보고 함께 하고자 다짐했었습니다.
그 밖에도, 남편이 가정에서 왕 노릇하면 모두 지옥간다, 아내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어야 한다, 은혜받고 회개하여 돌이켜야 한다, 내 죄를 용서 받기 위해서는 상대를 용서해야한다 등 여러 주옥같은 말씀들이 기억납니다. 이제는 반환점을 도는 시간이기에 배웠던 것들을 실제 생활에 하나하나 접목하여 보고, 아버지학교 때처럼 작심 3일이 되지 않도록 늘 노력하는 자세로 아내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길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