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음악 ; Islands of the Galapagos ; Cusco
.곧 이어 차로 좌측에 천년송으로 가는 나무계단이 있고 전방에 있는 ‘통나무 산장가든’ 을 지나 (06*56) 차로는 좌측으로 꺾이는 지점에 조그마한 흙길이 갈리는 지점(좌측은 약 30m 앞에 천년송, 와운산장 있음 / 직진(우측) 조그마한 흙길은 와운골, 와운능선 초입으로 가는 길)을 지나 (06*58-07*06) 와운산장 및 천년송으로 가는 나무계단 아래에서 들머리를 찾느라고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차로와 흙길이 갈리는 지점에 다시 와서는 이 흙길로 가는 길이 맞을 거라 확신하고 간다.(07*06 출)
* 잠깐 ! 와운 천년송.. .지리산의 천년송은 수령이 500여년으로 추정되는 소나무로 지리산의 구름도 누워간다고 이름 붙여진 와운마을의 주민 15인이 이 나무를 보호 관리하고 있어 상태가 좋고 수형 또한 매우 아름답다. 와운마을 뒷산에서 임진왜란 전부터 자생해 왔다고 알려져 있으며 20m의 간격을 두고 한아시(할아버지)송과 할매(할머니)송이 자생하고 있는데, 이중 더 크고 오래된 할매송을 마을주민들은「천년송」이라 불러오며 당산제를 지내왔다 한다. .문화재이름 : 지리산 천년송 .천연기념물 424호 2000년 10월 13일 지정 .전북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산111
.손님을 반기는 듯 개장 속에 갇힌 개가 울부짖고 흙길 따라 조금 가니 전봇대에 ‘우측’ 이라고 쓰인 것을 보니 “ 그래.. 맞다. 와운골 초입으로 가다보면 전봇대에 ‘우측’ 이라고 쓰여 있다는 자료를 본 적이 있었는데... ” 곧 이어 <등산로 아님> 표지판이 나오고 우측에 쪽문을 통과하여 계곡을 건너니 바로 와운능선 초입이다. (07*07-16) [<등산로 아님> 표지판에서 직진하면 와운골로 가는 길로 추측된다.(표시기 있음)] 제대로 찾은 초입에서 본격적인 능선산행을 위해 웃옷을 벗어 보따리에 넣고 출발~~(07*16)
■ 와운마을~와운능선[명선봉 북릉]~연하천 뒤 헬기장~주능선 - 청정구역의 능선 길... - 능선 길은 산죽이 계속~ - 표시기는 드물어... 길은 괜찮아
* 오늘 좋은 산행합시다..^^ .오늘 와운릉 처녀산행을 위해 서로 “오늘 좋은 산행합시다 ” 란 인사말로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좌측으로 가면서 좌측 아래로 와운골을 따라간다. 일반산악회 표시기는 전혀 없는데 대신 “남원소방서 산악구조대” 노란 아크릴판(담뱃갑 크기 정도)이 간간이 길을 안내해주듯 한다. 길이 다소 어수선해 보이는 것 같아도 큰 어려움은 없다. 능선 아래 사면으로 진행해가면서 점차 발아래 좌측 계곡은 사라지고 “광통신 케이블 매설”지점(빨간 천막지)을 지나니 (07*35) 약간 잘록한 능선에 이른다. (07*36) 능선우측으로 가면 뱀사골과 와운골이 만나는 지점에서 능선자락이 꼬리를 내릴 것 같네.. 우리는 좌측 능선을 향해 오름길을 오른다.
* 본격적인 능선 산행.... 산죽이 계속 이어져.. .오름길을 시작하자 좌측으로 영원령 남쪽의 1147봉이 뚜렷이 보이고 우측으로 반야봉의 특이한 엉덩이 모양의 두 봉우리와 심마니능선을 보면서 가는 동안 검정색 호스가 눈에 띄는데 첨에는 고로쇠호스인줄 알았는데 광통신 케이블이 땅위로 노출되어 있어 국가재산인 케이블 선이 훼손될 것 같은 우려를 했으나... 매설을 위해 설치 중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남원소방서 산악구조대” 표시는 1000~1100여 고지까지 계속 산길과 함께 나타난다. 능선 봉우리를 우측으로 크게 돌더니 이번에는 좌측으로 크게 돌아가면서 도중에 아침식사를 한다. (08*11-32) 산죽은 계속 나타난다.
* 폐헬기장을 지나고... .키가 큰 산죽을 잠시 통과하자마자 억새군락이 나타나는데 바닥엔 사각보도블럭이 있는 걸로 봐서는 폐헬기장이다.(08*36) 헬기장 기능을 상실하자 그 자리엔 억새가 주인 자리를 깔고 빽빽이 들어차 있다. 좌측으로 우회 길은 계속되다가 능선에 재진입하고 (08*39) 경사가 조금 더 심한 오르막을 10여분 오르니 다소 경사가 약해지면서 산죽길은 계속 이어진다.
* 동물모니터링 지역을 지나... .능선은 비교적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지는 동안 광통신케이블은 간간이 나타나고 특별히 눈에 띄는 큰 바위를 지나는 구간 없이 마치 육산의 능선을 오르는 것 같은 포근한 능선 길을 간다. 반야봉의 부봉인 중봉 아래 묘향대가 깨알같이 보인다... 아~~ 보인다.. 보여... 지리 깊숙한 곳에 위치한 묘향대.. 오늘은 선배님의 도움으로 저곳을 간다. 다소 펑퍼짐한 지대에 이르니 <동물 모니터링 지국 북부관리소> 작은 표지판을 지난다. (09*20)
* 어느새 주능선에 이르러... .산죽은 끝도 없이 계속 나타나고 조그마한 바위가 있는 지점에서 잠시 휴식을 한 다음 다시 간다.(09*32-43) 오름길은 거의 수그러진 상태에 이르자 헬기장이 갑자기 나타난다. (09*45-48) “ 어~ 이게 뭐야.. 벌써 연하천 뒤 헬기장에 다 왔는가 ? ” 쓰레기가 포대자루에 담겨진 채 쌓여있고 좌측 아래로 내려가면 연하천 산장이 나오건만 그쪽으로 갈 이유가 없어 곧장 직진 오름길을 잠시 오르다 완만해지더니 나무계단틀이 나온다. (09*54) 지리 주능선에 온 것이다. (좌;연하천산장 우;노고단)
■ 주능선~토끼봉~삼도봉~반야봉
- 설명이 필요 없는 주능선.. - 토끼봉, 화개재는 생태계 복원 중... 헬기장 - 삼도봉을 오르는 공포의 550 계단
* 오랜만에 주릉을 찾아오니... .우측으로 나무계단틀을 지나 명선봉을 오르는 좌측 길을 스쳐지나가고 나무계단을 내려와 (10*08) 주변에 바위가 드문드문 있는 곳에 이르니 총각샘이 있는 지점이다. (10*11-15) <천왕봉 방면> 현수막이 걸려있는데 총각샘은 좌측으로 내려가야 샘을 찾을 수 있다. 우측 아래로 큰 바위 옆에 공터가 있는데 예전에 이곳에서 야영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폭우로 인해 연하천산장에서 복잡한 인파를 피해 이곳에서 야영했던 일인데 그 다음날 우천으로 산행통제로 인해 삼정리로 눈물을 머금고 하산했던 추억이 있었다.
.돌길을 잠시 내려와 완만한 산죽길을 가다 바위터에 이르자 (10*23-24) 토끼봉과 반야봉의 모습이 가깝게 보인다. 제법 경사가 있는 내리막길을 내려와 <노고단 8.5 뱀사골대피소 2.6 / 연하천대피소 1.8> 이정표를 지나 완만히 가다가 나무계단틀을 오르니 바위가 있고 그 앞에 커다란 헬기장이 있는 토끼봉이다. (10*45-11*00) 에전의 모습과는 달랐다. 흙길이 아닌 돌로 깔아놓아 포장해 놓았으며 헬기장이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어 “ 생태계 복원을 위한 것이구나 ” 라고 생각하니 .... 지리산이 아프긴 아프구나... 칠불암 가는 길은 출입금지 되어있고 노고단으로 내려가는 길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토끼봉 1533m ; 연하천대피소 3.0 천왕봉 18.0 / 노고단 7.5 뱀사골대피소 1.4>
.토끼봉 헬기장에서 막 내려서자마자 길 주변은 온통 철쭉으로 덮여있고 서쪽으로 바라보이는 묘향대의 작은 모습이 나타난다. 돌길을 지나 산죽을 지나면 화개재이다. (11*20-24) 이곳 역시 생태계 복원을 위해 땅을 밟지 못하고 나무다리처럼 설치해 놓았으며 헬기장이 가운데 있다. 전망대를 별도로 만들어 놓아 땅을 밟지는 못하지만 예전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 공포의 550 계단 .화개재를 뒤로하면 곧 삼도봉으로 오르기 위한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11*27) 이름하여 공포의 550 계단 ! 선배님은 계단 수를 헤아리고 나는 시간을 재어본다. 쉼 없이 꾸준하게 오르니 정확하게, 에누리 없이 딱~ 10분.. 계단은 550개. 무거운 배낭 매고 무더운 날에 올라간다면 .... 뜨아악~~~~
* 삼도봉
.(삼도봉은 그동안 삼도봉이란 지명으로 불리지 못하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지리산 일원에 이정표를 세우면서부터 삼도봉으로 명명됐다. '낫날봉' '날라리봉' '늴리리봉'등 다양하게 불리던 이 봉우리가 삼도의 경계기점이라 해 '삼도봉'으로 명명되고 정착된 것은 매우 적절한 것 같다.)
.계단을 뒤로하고 가다가 직벽바위에 붙어있는 고드름을 따먹고는 돌길을 올라가니 삼도봉(三道峯 1,512m)이다. (11*45-12*08) <노고단 5.5 / 뱀사골대피소 1.0 천왕봉 20.0>, <지리산 10번 지점> 바위지대로 이루어진 봉우리 중앙에는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가 만났다는 삼각뿔 모양의 구조물이 있다. 남쪽으로 뻗은 불무장등은 <등산로 아님> 표지판이 있다. 반야봉을 가리는 봉우리가 있고 지리능선 파노라마가 펼쳐져 있고 ...... 지도를 펼쳐드는 순간 ....“ 앗 ~ ” 바람에 날려 가는 지도.... “ 어어어~ ” 간신히 아래로 내려가 지도를 되찾아온다... 난 지도 없으면 산행하는 재미가 없어~~
* 중요한 갈림길.... 묘향대 지름길 있어~ .손바닥에 놓일 듯한 지리능선을 감상하고는 반야봉을 향한다. 전방에 보이는 봉우리가 반야봉을 가린다. 비켜라~ 잠시 내려가니 뺀질한 길을 지나 햇살이 내리쬐는 묘 1기를 지나자마자 삼거리가 나타난다. (12*12-16) 지리능선 각 구간별 거리 표시된 안내판(노고단~25.5km~천왕봉....) 에서 우측은 묘향대로 가는 지름길이고 좌측으로 5 m정도 가면 다시 삼거리가 나오는데 <노고단 / 반야봉 / 천왕봉, 뱀사골대피소> 이정표가 있다. 묘향대로 직행하려면 안내판 앞에 있는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가면 되고 반야봉으로 가려면 이정표 앞에서 올라가면 된다. 의미 있는 중요한 갈림길이다.
* 지리 봉우리 중 오랫동안 쳐다만 본 봉우리... 오늘 소원 풀어.. .돌길을 오르다보니 나무틀계단이 나타나고 (12*25) <노고단 4.9 / 반야봉 0.8 / 뱀사골대피소 1.5> 우측으로 계속 올라간다. 돌길을 지나 조그마한 바위지대 2곳을 통과하여 완만한 흙길을 지나 다시 돌길을 지나 철계단을 올라서 (12*38) 계속되는 돌길에 .. 은근히 힘들어진다. 곧 반야봉 돌탑이 보일텐데.... 주변이 확 트이면서 좌측의 노고단이 선명하게 보이고 곧 반야봉의 상징인 돌탑이 나타난다. 반야봉이다. (12*46-1*10) “ 아~ 오랫동안 목말라 했던 갈증이 오늘에서야 비로소 오아시스를 찾는구나.. ” “ 내가 지금 여기 서 있는 게 정말이더냐 ? ” <반야봉 1732 m ; 뱀사골대피소 2.5 노고단 5.7 / 달궁 6.5 자연휴식년구간 출입금지> <지리산 9번>, <지북 18-13> 00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에는 해발 1728m로 표기되어 있다... 잘못된 해발고도이다.
* 최고의 전망지대이자 조망 최고의 날...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 .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리산 조망을 멀리서만 보아왔다. 지리산 최고의 전망대라고 하는 00산이니, @@산이니.. 하는 게 우습게만 느껴진다. “ 저게 진짜 천왕봉 맞나요 ?.... ” 선배님께 재차 물어보지만 틀림없는 천왕봉이다. 믿어지지 않을 만큼 시야 좋고 조망 좋다. 난 지금 내 눈앞에서 지리 주능선과 서북릉, 남부능선, 저 멀리 섬진강과 바다까지 보인다. 선배님은 이런 좋은 조망은 반야봉에서 그리 많지 않다고 하시는데.. 난 운이 좋은 가 보다. 선배님은 여기서 카메라를 꺼내 광활하게 펼쳐진 주능선 파노라마를 찍으신다. 반야봉이 주능에서 살짝 비켜난 탓에 능선 종주시 생략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대신 멋진 전망을 선사하는구나.. 바람이 불어오지만 추운 것도 잊은 채 ...
■ 반야봉~중봉~삼거리[이끼골/묘향대]-묘향대 - 멀리서 보면 반야봉과 중봉은 마치 사람 엉덩이 모습과 닮은꼴 - 묘향대로 가는 길은 예전보다 길 상태가 좋아졌다고...
* 지리 10대 중 현존하는 암자 묘향대를 찾아... .오랜 숙제를 풀고 나니 또 하나의 숙제를 찾으러 간다. 2002년 송년산행때 이끼골에서 올라 묘향대를 못 찾고 중봉으로 바로 올라 묘향대를 못 찾은 1년이 조금 안 된 숙제를 다시 찾으러... 선배님은 여러 차례 다녀간 적이 있고 날씨 또한 좋아 쉽게 갈 수 있으리라... 이젠 반야봉을 뒤에 남겨두고 가야겠다.. 안내문 뒤를 지나 철망 옆을 나오니 조그마한 헬기장을 지나 아래로 내려가니 커다란 안부에 헬기장이 있다.(1*13) 반야봉과 중봉 가운데 잘록한 부분이다. 그대로 직진하여 잠시 올라가니 묘 1기를 지나 헬기장이 있는 중봉이다. (1*16-20) 조금 전 본 묘 외에 또다른 연안김씨지묘 1기가 있다.
.<달궁 6.1 (좌)/ 반야봉 0.4> 이정표 우측에 난 길로 간다. 선답자의 산행기를 보면 중봉 이정표 앞에 <묘향대> 작은 표지판이 있었는데 지금은 무지의 木 표지판만 있다. 누군가가 묘향대 표지판을 떼어낸 것 같다. 이젠 진짜로 묘향대를 찾으러 간다. 지금부터는 gps를 ON 상태로 하여 루트를 그려본다. 예전보다 비교적 길이 나아졌다는 선배님의 말씀이지만 처음 가보는 나로서는 어쩐지 길이 조금은 어수선해 보인다. 아마 낙엽이 쌓여있고 지난 매미 태풍 때문인지 곳곳에 잡목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양호한 편이다.
.등로는 북동쪽으로 가는 방향이다. 중봉을 출발한지 5분여 지나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우측 길이 움집(?)으로 가는 길이고 묘향대는 좌측 길이라고 선배님은 얘기하신다. 좌측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조그마한 언덕을 살짝 오르고 바위와 여러 개의 베어진 나무 사이를 통과하고 잠시 올라가더니 다시 조그마한 언덕을 살짝 올라 비탈길을 내려간다. 중봉에서 북동쪽으로 능선가닥을 따라 내려가고 있지만 숲이 우거져서 능선자락이라고 판단할 뿐이다. 점차 좌측에 미발달된 작은 골짜기를 두고 가다가 우측으로 방향은 전환된다. 방향과 거리로 봐서는 묘향대를 지나갔지만 묘향대의 절벽지대를 우회하듯이 가다가 다시 묘향대 쪽으로 올라가는 듯 하다.
.중요한 삼거리(중봉/이끼골/묘향대)를 만난다. (1*43) 좌측은 이끼골로 내려가는 길, 우측은 묘향대로 가는 길이다. <묘향대> 작은 안내판이 있네.. 삼거리에는 나무 2개가 잘려져 있다. 아~ .. 조금은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지리산 첩첩산중에 숨은 암자가 얼마 안 가면 있다니... 그것도 알바 없이 편안하게 찾아갈 수 있다니... 우측 길로 가니 예전에 없었다던 돌탑과 조그마한 텃밭이 있다.(1*46) 돌탑을 지나 잠시 가니 ..... 묘향대가..... (1*49-2*23)
* 묘향대(妙香臺)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조심스럽게 본채 앞마당에 서니 젊은 남녀가 안방에서 도배를 하고 있다. 진묵스님이 계신다고 알고 있었는데... 출타 중이신가 ? 신기하고 묘한 듯한 기분에 이리저리 기웃거리듯 고개만 돌리고 잇다. 20여 미터가 넘는 절벽 밑에 자리한 암자... 그 절벽아래 넓은 공터를 가진 묘향대. 암자라고 하기엔 절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고 그저 허름한 집 하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다한 불상 하나 안 보이고 처마 끝에 달린 조그마한 종이 바람에 흔들려 종소리만 날 뿐.. 그 옛날 선인들이 수행을 위해 세속을 떠나 어떻게 이 곳을 찾았을까 ? 만약 내가 영험한 氣가 있고 세속을 떠난 수도처로서의 지리 10대를 몰랐다면 내 눈엔 “ 그저 허름한 암자 하나가 지리산 산중에 하나 있구나 ”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토끼봉이 정면으로 보인다. 동쪽으로 향한 묘향대이다.
* 스님... .조심스럽게 암자를 보고는 본채 좌측에 있는 절벽 아래에서 여러 방울씩 떨어지는 석간수 샘물을 마셔본다. 해우소가 왼쪽 아래 있다. 이때 나타나신 40대 안팎의 젊으신 스님... 노승이 아닌 예상 밖의 젊으신 스님이시다. 어떨 결에 합장도 못한 채 고개만 꺼덕이고 만다. 스님은 우리를 보고는 다정하게 이야기를 건네주시면서 바위아래에서 쏟아난 물이 바위틈 사이로 떨어지는 석간수 맛을 본 전직 모 대통령도 있다고 하신다. 스님은 올 겨울을 여기서 지내기 위해 젊은 남녀의 도움을 받아 도배도 하고 본채 보수공사를 하고 계신다. 선배님과 함께 스님과 대화하는 동안 .. 난 .. 나 지신이 내 자신의 편입견 속에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스님은 얘기도 잘 하시고 마음도 너그럽게 보인다. 빨랫줄에 매달린 옷까지도 스님의 인간미를 엿볼 수 있다. 이 첩첩산중에서 생활하시려고 노고단에서 여기까지 40여 kg의 짐을 지고 오신 다니.. 석간수 주변을 말끔히 청소도 하셨고 주변 산길에 있는 잡목도 제거하셨고 돌탑을 쌓고 텃밭도 일구시고 축대도 쌓으신 다니... 가끔 반달곰이 여기까지 온다고 하신다. 이곳은 인적이 없으니 그나마 반달곰이 좋은 벗이 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 보지만...
* 되돌아서는 발걸음... .선배님은 이곳저곳 사진을 찍고 이젠 스님과 인사를 나눈 후 발걸음을 돌린다. 진묵스님이 바로 저 분이라고 하시는 선배님의 말씀에 다시 한번 더 놀란다. 난 진묵스님이 노승인 줄 알았다... 이젠 되돌아 볼 수도 없는 묘향대... 언제 다시 찾아갈 기회가 또 있을까 ? 돌탑이 있는 텃밭을 지나 (2*24) 삼거리(중봉/이끼골/묘향대)에서 우측으로 내려간다. (2*26)
■ 묘향대-이끼골-이끼폭포-철다리-반선 - 이끼골로 가는 동안 너덜 돌 구간 많아.. 주의 - 계곡 길 도한 돌길이 많아.. - 뱀사골 등로부터 편안한 길...
* 험난한 하산 길... 이끼 낀 바위와 나무, 너덜지대가 많아, 길 주의 .능선도 아니고 골짜기도 아닌 어중간한 지대를 내려가면서 표시기도 간간이 붙어있고 생각보다 길이 좀 괜찮은 가 싶더니 가파른 길을 내려서니 나무가 걸쳐진 곳에 2~3m 정도의 가는 밧줄을 잡고 내려서니 조금 전부터 북쪽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2*36) 너덜 바위지대를 내려오면서 길 주변은 어수선하고 이끼 낀 돌과 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아마 햇빛이 잘 들지 않은 북사면 골짜기라서 그런가 보다. 너덜 돌길이다 보니 발디딤 흔적을 잘 보고 가야한다.
.아주 조그마한 끄트머리 지능선(작은 언덕)을 몇 걸음에 살짝 올라서 늦은 점심 시간을 갖는다. (2*48-3*03) 오늘 두끼 식사와 간단한 행동식, 물은 小食한 것 같다. 날씨 좋고, 조망 좋고, 단 둘이서 산행하다보니 의외로 먹는 것도 적게 먹고 산행도 제법 빨리 한 것 같다. 난 반야봉에 오른 것과 묘향대를 본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 이끼골 .끄트머리 지능선(작은 언덕) 지대가 중요한 지점인 것 같다. 즉 미발달된 지능선의 끄트머리를 넘어가야 이끼골로 갈 수 있다는 얘기이다. 지능선 자락 따라 갈 길도 없지만... 이끼 낀 주변을 보면서 너덜지대를 조심하면서 내려오니 이끼골의 계곡소리가 들린다. 지루하고 힘든 너덜길을 이제야 끝내는구나... 이끼골에 이른다. (3*15) 뒤돌아보니 지나온 너덜지대와 나무숲은 진녹색 물감으로 칠한 듯 이끼류가 많이 붙어있다. 묘향대로 올라가는 이 지점에는 별다른 특징이 없어 표시기를 의존해서 이 지점에서 올라야 한다.
* 이끼폭포 .계곡을 따라 쭈욱~ 내려간다. 계곡을 좌측에서 우측으로 건너자 조그마한 2개의 폭포(^^)를 지나 (3*22) 또 다른 골짜기의 파헤쳐진 모습을 보니 폭우의 위력을 실감한다. 이끼로 가득 찬 바위 전면에서 물이 떨어진다. 이끼폭포다. (3*28-37) 작년 겨울에 결빙된 이끼폭포를 보았지만 이제는 물이 떨어지는 폭포를 본다. 폭포라고 하기엔 규모가 작지만 이끼 낀 바위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과히 사진작가에게는 훌륭한 작품소재가 되기에는 충분하다.
* 고행의 길이 계속 되는가 ? .이끼폭포 옆에 있는 직벽바위로 건너가서 계곡을 우측에 저만치 두고 흙길 아닌 대부분 돌길이 섞인 길을 또다시 걸어가야만 한다. 지겹다.. 돌 길이... 힘들다... 무릎에 이상이 오기 시작한다. 평소 산행보다 오늘은 많이 걸었고 빨리 걸어 온 셈이다. 이끼골과 뱀사골 합수점이 되는 철다리에 도달한다. (3*56) 묘향대에서 이끼골과 뱀사골 합수점(철다리)까지 오는 바위너덜지대는 과히 고행(^^) 의 길이다.
* 아쉬운 발걸음을 반선 마을까지 옮기면서... .이제부터는 산책로 같은 길이다. 재승교를 지나 (4*00) 제승대에 이른다. <祭僧臺 : 옛날 1300여년전 송림사 고승 정진스님이 불자의 애환과 시름을 대신하여 제를 올렸던 장소로 소원의 영험이 오늘까지 이어져 제승대라 불리어 오고 있다.> 뱀사골의 명소들을 구경하면서 지나가지만 지루하게만 느껴진다. 힘든 길을 모두 끝낸 탓일까 ? 자꾸 되돌아가고픈 마음이 생긴다.
되돌아 갈 수만 있다면...
.병풍소 (4*20) <병풍소 660m ; 반선 4 / 뱀사골대피소 5.0>를 지나 병소에 이른다. (4*24) <병소(甁沼) ; 빼어난 경관과 소(沼)의 모양이 마치 병과 같이 생겼다 하여 붙여진 곳> 무릎도 시원찮아 탁용소 안내문 앞 벤치에서 잠시 쉬어간다. (4*50-55) <탁용소(濯龍沼) ; 큰뱀이 목욕을 한 후 허물을 벗고 용이 되어 하늘로 승천을 하던 중 이곳 암반 위에 떨어져 100여개나 되는 자국이 생겨났고 그 자국위로 흐르는 물줄기가 용의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하여 탁용소라 한다.....뱀사골 대피소 7.6 / 반선 2.4> 와운교를 지나 (5*01) 차로를 따라 반선교를 건너 우리가 타고 온 차 앞에서 선배님과 함께 멋진 산행의 의미로 “ 하이파이브 ”를 하며 산행은 여기서 마무리한다.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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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다. 아마 혼자 가거나 무리를 이루어 갔다면 이렇게 까지 좋은 산행을 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선배님의 조언과 안내로 알바 없이 호젓한 산행과 반야봉, 묘향대의 숙제를 풀게 해 주신 선배님께 다시 한번 더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반야봉..... 묘향대..... 이제 다시 찾아가기가 두렵다. 순결을 지키기 위한 여인의 정조처럼 내가 오늘 보았던 첫 느낌 ! 첫 감정 ! 그대로 묻어두고 싶은 심정이다. 아~ 어떻게 다시 찾아갈 수 있을까 ?
<끝>
E-mail ; galdae803@hanmail.net http://cafe.daum.net/galdae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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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갈대님 안녕 하세요 산행기를 너무 상세하게 잘 올려주어서 잘보고갑니다. 수고 많이 했습니다.
오랫만에 뵙는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 안 뵙지도 오래 된 것 같네요.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