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화전가1
*울진고목리1987년7월20일채록.곽인동(한지두루마리제공)
어화세상 동무들아 구십춘광 봄이로다
뒷동산에 두견새는 봄소식을 전하온데
무심한 우리들은 봄 온 줄을 몰랐구나
규중에 깊이 싸여 여중지사 하노라고
시절을 몰랐더니 만화방초 볼작시면
춘삼월이 분명하다 상촌하촌 동무들아
화전놀이 가자시라 일년삼백 육십일에
규중에 있던 몸이 하로 소풍 못할손가
소풍삼아 화전가자 각성각댁 통기하야
친구 벗들 서로 정해 이날 갈가 저날 갈가
서로서로 의논하여 그중에 좋은날을 골라골라 생각하니 삼월삼진 분명하다
그날부터 기다리니 고대하기 힘이든다
이삼월 긴긴해는 하로가 무서운데
하물며 정한날은 삼사일이 앞에섰다
동해에 돋은 달은 서산으로 넘어가고
다시 또 돌아오니 받은날이 당도했다 일년가절 허다하나 삼월삼진 제일일세
어이하여 받은 날을 서로서로 잊지않고
아침조반 일찍하고 몸단속을 하였구나
의복치장 볼작시면 서서이도 이쁜 맵시
곱게곱게 다듬어서 초록비단 웃저고리
채색단장 곱게하고 한산모시 세단치마
주름잡아 둘러입고 닌개생목 접보선을
맵시있게 지어신고 하도집신 깐총배기
석호맺어 지어신고 일보이보 나가보니
자취마다 모양난다 의복치장 그만하고
몸단장을 하여보세 몸단장을 볼작시면
이전보다 고은얼굴 서로서로 태어난다
백옥같은 얼골빛이 연지분을 성적하니
오리뽈강 고흔양은 꽃과같이 견줘보자
눈습맵시 지운양은 여덟팔자 모양으로
붓끝으로 그린 듯이 팔자이마 완연하다
머리치장 볼작시면 반달같은 삿치개와
샛별같은 챈빗으로 머리 설설 내려가려
금봉채에 맵시난다
수양버들 연한가지 허리태도 여전하다
좋은꼴로 차츰차츰 조용조용 들어가며
산도구경 물도구경 꽃도보고 들도보고
새짐승도 구경하고 온갖만물 살펴볼제
산구경 볼작시면 만학천봉 솟은곳에
천봉만학 벌린양은 평풍둘린 형상이라
물구경 볼작시면 골개골개 흐른물이
구비구비 폭포되여 물소리도 웅장하다
물구경 그만하고 꽃구경 하여보세
백백홍홍 나무중에 무슨 꽃이 피였는고
온갖만물 화창한데 구십춘광 봄이로다
당실당실 연자꽃은 시냇가에 피여있고
야들야들 수담꽃은 옥계상에 피여있고
너울너울 부용꽃은 연당중에 피여있고
너들너들 해당화는 명사십리 피여있고
도리도리 돌개꽃은 이골저골 피여있고
요요한 수심꽃은 남북창에 피여있고 봉실봉실 매화꽃은 백설중에 피여있고
황금같은 수담꽃은 녹수간에 피여있고
서리춘풍 좋아하고 국화꽃은
만장앞에 피여있고
칭개칭개 접시꽃은 동해이월 바래있고
반지머친 석류꽃은 옥창앞에 피여있고
차문주가 살구꽃은 목동촌에 피여있고
물진물주 당해꽃은 선화당에 피여있고
천지많은 앵도꽃은 뒷동원에 피여있고
석달열흘 백일화는 백화중에 오래있고
소식적막 국화꽃은 구월구일 바래있고
망월중에 갈대꽃은 황국단풍 바래있고
임유규목 칡이꽃은 이등저등 피여있고
일삼주지 진주꽃은 상산사호 바래있고
늙고젊고 노고꽃은 남먼저로 피여있고
오색단장 봉수꽃은 후원단장 피여있고
축담우에 목단꽃은 꽃가운데 임군이다
한양서울 오얏꽃은 우리임군 성씨로다
오얏꽃 무슨일로 풍우를 만낫는고 초당앞에 훤초꽃은 부모봉양 하자시라
오리뽈강 복사꽃은 부부지락 이에있다
향기로운 난초꽃은 형제우애 하자시라
희고희고 저배꽃은 삼월달에 눈이로다
곱고고운 은매화는 일석가인 모양이라
붉고붉은 화방꽃은 당치마와 한빛이라
보기좋은 작약꽃은 허물없이 무던하다
시부님내 모든꽃은 딸생각에 눈물난다
이꽃저꽃 많고많네 어이하야 다볼손가
꽃구경은 이만하고 날짐승을 구경하자
노울노울 수풀속에 온갖잡새 날아든다
문채조흔 범나비는 사람보고 반기는듯
봄빛좋다 자랑마라 춤을추고 왕래한다
소리좋은 꾀꼬리는 봄빛을 자랑하고 오락가락 하는모양 사람간장 다녹인다
슬피우는 두견새는 불여귀야 불여귀야
슬피울고 날아드니 연약하다 여자마음
너소리에 눈물난다
의복벗은 탈갑새는 헐벗었다 걱정마라
엄동설한 지나가고 구십춘광 봄이온다
아침저녁 삐쭉새는 배고프다 근심마라
동쪽에서 바람일고 하늘에 비가오면
보리풍년 들게되면 너먹을거 생겨난다
밭귀논귀 매주새는 분부있게 노래한다
뒷동산에 이산저산 뻐꾹새는 농사하게 재촉한다 풍년새는 풍년될줄 미리안다
양지쪽에 까치꿩은 좋은때를 만났도다
울고가는 저기럭아 누가편지 전하드나
화전소식 전했도다 거년칠월 칠석일에
고국찾아 가느라고 만리장천 높이뜨서
강남가던 저제비야 때를어찌 잊지않고
옛집을 찾노라고 날카로운 날개펴고
반공에 높이날아 지지배배 하시온대
무심한 우리들은 옛집을 못찾고서
수심으로 지낸구나
말잘하는 앵무새는 사람흉내 내시옵고
인심좋은 절역새는 서로인정 통하는듯
목청좋은 따옥새는 따옥따옥 울고있고
문채좋은 공작새는 좋은날개 펴고있고
꼬빡꼬빡 걸른까치 자주자주 짖는소리
무슨기별 전하드냐 좋은기별 전했도다
날짐승은 그만보고 길짐승을 구경하자
기운좋은 호랑이는 길짐승중 으뜸이요
꿈에보인 저꿩이는 아들낳을 징조로다
꾀많은 여우새끼 소인놈에 흡사하다
다리긴 황새새끼 우편배달 흡사하다 달구경 그만하고 꽃과풀을 구경하자 이등저등 칠기줄은 갈듭치를 외운듯이
천추만고 잊을소냐 원국유삼 하는법이
가지가지 저뽕나무 베틀가를 외워보세
누에를 갖다놓고 뽕나무에 잎을따서
누에새끼 길너낼재 겨우한달 못가여서
입으로 줄을내여 고치를 짓는양이
재주도 묘하도다 여자범절 분명하다
누에길삼 않을손야 등피선산 저고사리
볼록볼록 새로나니 백이숙제 슬프도다
깊은산에 불탄남근 너울너울 잎이되여
인삼창치 좋은나물 출마성채 맛이난다
신갈잎과 뚜갈잎은 우리보고 춤을춘다
구경도 조커니와 낱낱히 다할소냐 오늘노름 극진하여 화전하기 바빠간다
무슨꽃이 조을손야 꽃중에도 참꽃이라
빛도좋고 향기좋다 어서바삐 가자스라
이등저등 헤어질때 몸단속을 어서하자
녹의홍상 반물치마 견줄치어 다시입고
화신풍에 성상이라 전우같은 좋은 머리
구름같이 얹은 모양 금봉채에 맵시난다
물명주 석자 수건 머리 우에 잘끈 매고 비단 소매 반만 걷고 섬섬옥수 높이 들어
가지가지 후려잡고 봉지봉지 태칠 적에
좋은 봉지 먼저 끊어 머리 우에 꼽아놓고
쓴가 단가 맛을 보며 많이많이 때쳐다가
서로서로 합하여서 눈빛같은 떡가루로 이리저리 꽃을 섞어 분길같은 두 손으로 처사유수 흐린 물을 옥수로 떠다가서 마치 맞게 반죽하고 산도 좋고 물도 좋다 평평하고 좋은 곳에 동네 성기 솥뚜껑을 석산 위에 걸어 놓고 두리화통 불을 기려 고목풍상 마른 나무 불 한부석 태워 놓고 물같은 기름치리 이편저편 뒤쳐가며 번쩍번쩍 찌져내니 모양새도 볼작시면 동쪽 바다 떠오르는 보름달 형상이라 꽃일런가 떡일런가 이름짓기 어렵도다 좋은 맛을 볼작시면 음식중에 어른이라 육미봉탕 팔진민들 이보다 낳을 손가 맛도 좋고 빛도 좋다
산신님게 제사하자 산신님 고할 적에 두손 모아 비는 말이
화전하는 여러새댁 지성으로 축원하오 못된 허물 잊으시고 임시제사 흠향하소 상봉하는 이 인생들 수복 다남 하게 하소
우마육축 번성하고 농사오곡 허황하소 몹쓸 재앙 물리치고 좋은 복을 받게 하소
지성으로 빌고 나서 차례로 절을 하니
한 일가가 분명하다 서로서로 하는 말이 여러 벗들 들어 보소
한 장을 골라내어 부모 봉양 모를손가
각기각기 봉개하고 일가친척 생각하자 형제 우애 모를손양 차례로 봉한 후에 친구 벗 서로 알자 재미있게 논아 먹고 그럭저럭 놀고 나니 오늘 해도 거진 간다
서산에 저 햇빛이 저녁 연기 분명하다 여보게 벗님들의 노름놀이 그만하고 어서 바삐 들어가세 금년 금일 돌아가면 명년 오늘 기다리세 우리 몸이 여자되어 저믄 걸음 가당하리 노름놀이 좋아해도 여자 부덕 모른손가 우리집에 있는 식구 문을 열어 내다본다 만수무강 늙은부모 손자 울어 걱정한다 태산같은 중한 가장 체례없다 꾸중한다 노비전속 하인들은 저녁 늦다 바래난다 아해들 앞세우고 동무벗들 서로 잡고 천천히 완보하여 조용조용 내려오며 벗들아 들어보게 우리 이팔 처녀시에 친가 부모 하신 말씀 칠거지악 상지여라 여자들이 하는 법이 부모님께 효도하고 가장에게 공손하라 일가가족 화목하고 형제 우애 하여시라 칠거지악 벗어나면 아무래도 사는이라 공경하고 공순해라 여자 마음 억난법이 무수히 조심해라 여자 직업 할 일이라 이복음식 삼개여라 두번 세번 하는 말이 잠시인들 잊을손양 어서어서 들어가자 집을 찾아 자지시라 차례로 내려올 제 이 곳이 어디멘양
높은 등에 올라서서 사방을 살펴보니 경치도 황홀하다 진정하기 어렵도다 작별할 제 악수 온정 세세각각 헤어지명 잘있거라 잘있거라 명년춘에 다시 만나 재미있게 놀아보세 부디부디 잊지 말고 다시한번 놀아보세.
첫댓글 제가 고문번역 초창기에 한 것이라 글자를 잘못 읽은 부분은 차후 수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