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원정이 어렵거나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충분히 이길 수 있다.”
‘2014 FIFA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레바논 원정에 참가하는 대표팀이 27일 파주NFC에서 소집됐다. 최강희 감독은 3연전의 첫 경기이자 최종예선 마지막 원정경기인 레바논 전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감독은 “3연전이 있지만 지금은 레바논 원정에만 집중하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얼마나 분위기와 컨디션을 끌어 올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수들이 평소 실력대로 준비하면 어렵거나 부담스러운 경기가 아닐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손흥민은 지난 2011년 패배에 대한 설욕을 다짐했다. 손흥민은 “2년 전 레바논 원정에서의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이번 레바논 원정에서 반드시 되갚아줄 생각으로 왔다”며 설욕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 3년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김남일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것은 언제나 좋다. 팀내에서는 중원에서 공-수를 잘 조율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최강희 감독-손흥민-김남일 인터뷰 전문.
최강희 감독, “우리가 가진 능력 발휘하면 승리할 수 있다”- 오늘 20명이 소집됐다. 3연전을 앞둔 소감은?사실 3연전이지만 레바논전을 가장 집중해서 생각하고 있다. 레바논 원정은 축구 외적인 환경이나 여러 문제 때문에 여러 팀들이 모두 고전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을 보면 어제 뛰고 들어온 선수들도 있고, 유럽에서 귀국해서 휴식을 취한 선수들도 있다. 현지에서 합류하는 선수들도 있다. 일사불란하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남은 기간 동안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선수들이 몸 상태를 얼마나 4일 경기에 맞추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선수들이 정상적인 몸으로 준비한다면 반드시 어렵지만 레바논을 꺾고 남은 두 경기를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 쉽지 않은 원정을 앞두고 있는데, 지금의 심정은 어떤가?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늘 어려운 순간들이 있다. 그러나 나는 이 경기를 어렵거나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편안하게 평소 실력대로 준비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팀이다. 감독이 오히려 초조해 하거나 선수들에게 집착을 하다 보면 분위기를 그르칠 수 있다.
정상적인 몸 상태로 원정에 적응할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경기 질을 높이고 내용을 중요하게 해야할 지, 꼭 이기는 경기를 해야할 지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 손흥민과 김남일에게 거는 기대가 클 것 같다.개인적으로도 두 선수에게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김남일 선수에 대해서는 현재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전성기 때 못지 않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그 역할을 대표팀에서 해줬으면 좋겠다.
손흥민 선수는 대표팀에 대한 부담감은 늘 있었을 것이다. 경기 출전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이해한다.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지 않나. 이번 3연전에서는 선수들과 훈련을 하면서 선수 중용을 고민해볼 생각이다. 손흥민 말고도 경기에 많이 못나가는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이 분명히 다음 월드컵에서도 좋은 자원이 될 수 있는 만큼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 어제 레바논 한국 대사관 근처에 폭탄이 터졌다는 소식이 있다. 현지 치안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이 될 것 같다.폭탄이 떨어지면 내가 덮쳐야 될까(웃음). 사실 그런 부분까지 신경 쓸 수는 없다. 중동 현지 상황을 받아 들여야 하고 이해해야 한다. 문제는 훈련장과 음식이다. 훈련장과 경기장 잔디가 판이하게 다를 때도 있다. 모든 것을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본도 승승장구 하다가 요르단 가서 패했다.
선수들이 컨디션을 얼마나 끌어 올리느냐가 최고 중요하다.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선수들도 경험이 많으니까 노하우나 경험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본다.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원정 경기는 분명 어렵다. 이번 경기는 물러서서도 안되고, 무조건 이겨야 되는 경기이기 때문에 그렇게 준비를 할 것이고 선수들을 믿고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
- 지난해 2월부터 쉴 틈 없이 달려왔고, 마지막 3경기를 남겨뒀다. 어쩌면 대표팀 감독으로 걸어온 길을 정리하는 마지막일 수도 있다.당연히 3연승을 하고 싶고, 그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3주 동안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만큼 결과와 내용을 모두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레바논전을 잘 마치고 오면 홈 두 경기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또 어떻게 해야 대표팀의 부진했던 모습을 털어 버리고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하겠다.
- 경기 결과를 내기 위해 기존의 전술이 아닌 다른 전술을 꺼내들 가능성이 있나?레바논은 홈에서 강하다. 최근 홈에서 두 골 이상 내준 경기가 한 경기에 불과하다. 또 작은 데도 불구하고 세트피스에서의 득점이 많은 팀이다. 경기장 환경이 좋지 않으면 경기 질을 높일 수 없지만, 공이 정지된 상태에서는 득점이든 실점이든 나올 수 있는 장면이 많다. 그런 부분에 대해 대비도 잘해야 하지만, 반대로 그를 이용하는 준비도 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중동 원정은 절대적으로 선취 득점이 중요하다. 실점을 후반에 하게 되면 경기가 많이 어려워 진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다. 반드시 이겨야 하긴 하지만 실점을 내주지 않기 위해 안정적으로도 경기를 풀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능력적으로 조금만 더 집중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잇는 팀이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해서 꼭 이기고 싶다.
- 김남일이 감독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줬다고 얘기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해줬나?"아저씨 잘 하세요"라고 했다(웃음). 당연히 경기력 얘기를 했다. 또 노장 선수들 중에는 서 있기만 해도 힘이 되는 선수가 있다. 오랜만에 오게 되면 부담감이 있게 되고,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넘치면 플레이를 그르칠 수 있다. 아마 나보다 선수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편안하게 경기를 즐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