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3' 양희은 "정산금 먹고 튄 킹박, 내 암 소식 듣고 현수막에
'시한부'라 걸어놔"..분노주의
[OSEN=김수형 기자] ‘대화의 희열3’에서 양희은이 출연해, 어린시절부터 빚을 갚아야했던 과거를 고백한 가운데, 악연의 시작인 킹박과의 상상을 초월하는 일화를 전해 시청자들까지 분노하게 했다.
1일 방송된 KBS 2TV 예능 ‘대화의 희열3’에서 양희은에 대해 파헤쳐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양희은은 ‘어쩌다 가수’에 데뷔했다고 했다. 알고보니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양희은은 “어머니가 보증을 잘 못 서서 번듯한 집 두 채가 날아가, 빚에 호재까지 온갖 악재가 쏟아졌고 살롱에서 노래하는 송창식을 찾아갔다”면서 “더 묻지 않고 10분만 부를 수 있는 네 노래를 부르라고 해, 집이 망해서 노래했다지만, 상관없이 넌 노래를 불렀어야하는 사람이라 말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양희은은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오비스 캐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대 포크 음악의 톱 에이스들이 모였던 곳이라 설명한 양희은은 “오디션을 봤고 단 번에 합격했다”면서 “가불 받은 월급 갚고 ‘오비스 캐빈’에서 20대를 보냈다”고 떠올렸다. 외국인 바이어들이 오던 곳이라고. 양희은은 “페이도 최고였다 , 처음 오프닝과 엔딩을 맡았다”고 전했다.
마침 오비스 캐빈에서 각별한 인연을 만났다는 양희은은 “손님들이 늘 만석이라 합석을 종종했는데, 어느날 놀러온 친구가 합석했는데 외국인 신부님이었다”면서 “하필 친구가 신부님에게 우리집 가정환경이 어렵다고 했고, 신부님이 도움을 준다고 해, 당차게 거절했다”고 운을 뗐다.
양희은은 “근데 몇 달 뒤 정말 희망이 없더라, 친구들이 돼지저금통까지 째서 비상금까지 털어줬지만 이자가 불어 끝이 없어, 몇년을 더 일해야하나 싶어 죽게 생겼더라”면서 결국 신부님을 찾아갔다고 했다.
양희은은 “당시 250만원이란 큰 돈을 무이자 무기한으로 빌려주셔, 이 돈으로 걱정을 덜길 바란다고 하셨다”면서 “특히 이제부터 웃으라고, 그게 우리가 받는 이자라고. 나중에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란 말을 들었다”며 영화같은 스토리를 전했다.
하지만 양희은은 “당시 무이자, 무기한이란 돈이 더 무서운 돈이었다, 그날 밤 돈을 다 갚고 무섭게 앓아 누웠다. 열이 40도, 펑펑 열이 났다”면서 “엄청난 빚을 갚아준 딸 앞에 어머니가 어쩔 줄 몰라했다”며 과거를 전했다.
무엇보다 한국 음반사의 전설로 내려오는 킹박에 대해 언급, 그의 눈에 띄어 가수가 되었으나 신부님에게 250만원 돈을 먼저 갚기 위해 돈을 가불로 받았다고 했다. 이후 8년 동안 제대로 된 정산금을 받지 못했다고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게다가 그는 돌연 레코드사를 폐업하고 미국으로 도망갔다고.
그리고 몇년 뒤 우연히 뉴욕에서 마주쳤다는 양희은은 “콘서트하면 돈 주겠다고 해, 당신같은 거짓말쟁이 보고 싶지 않으니 꺼지라고, 뉴욕 한 복판에서 싸웠다”고 했다.
한국에 돌아와 암판정 수술을 받았다는 양희은은 “나중에 암선고받은 걸 킹박이 알았고, 시내 한 복판에 ‘시한부 3개월’이란 현수막을 걸었다”고 하자, 모두 “10년간 모든 앨범 수익을 가져다 놓고 내 암투병을 이용해서 장사를 하냐”며 분노했다.
양희은은 “당시 가수에겐 인세, 저작권 등 없었다, 노래의 품을 팔고 월급은 받는 것이 전부, 우리 입장에선 제작자는 다 도둑이었다”면서 “다만 킹박은 스튜디오 시간을 무제한으로 줘, 가수에게 창작의 자유를 주긴했다. 대신 돈은 안 줬다”고 했다.
나중엔 킹박이 세상은 떠난 소식을 들었다는 양희은은 “킹박의 딸이 대신 내게 연락해 용서를 구했다, 사실 용서할 것 없어, 좋지도 싫지도 않다”면서 “일단 내 커리어를 열어준 사람 “이라며 묘한 그와의 인연을 떠올렸다.
계속해서 양희은은 20대 빚을 청산 후 좀 여유가 생겼다면서 “시민 아파트 한 채를 사고 좀 나아졌다, 이후 81년, 오래 꿈을 꿨던 외국 배낭여행을 떠났다”면서 무료14개월간 발 닿는 대로 여행을 즐겼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인생에서 가장 큰 고비가 왔다는 양희은은 당시 난소암 말기 판정을 받게 됐다고 했다. 양희은은 “수술 전후 18키로 빠져, 종양이 그렇게 커질 때까지 몰랐다”면서 “9개월 아기 사이즈만한 크기, 암 덩어리였다”고 회상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양희은은 “호르몬 이상으로 목소리가 굵어질 수 있었으나 암 수술 전, 후에도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수술이었다,의사 선생이 내 노래를 좋아했다”면서 “어떻게든 내 목소리를 살려내려 노력해준 또 하나의 인연, 목정은 의사선생님”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암선고 받고 7년 후 다시 암이 재발했다는 양희은은 “결혼하고 나서 수술 이후로 아이를 가질 수 없었다,의사 선생님도 많이 아쉬워해, 씁쓸했지만 한 편으로 안심했다”면서 “육아, 부모노릇에서 자유로워진 것, 묘한 해방감마저 들었다 , 되게 기분 좋았다, 아주 상쾌했다”며 양희은 다운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이날 양희은은 “실패는 인생이 베푼 선물 , 과거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어린시절 참 충만했다는 것”이라면서 “해야할 일만 하니 하고싶은 일이 없어져 내가 뭘 하고 싶었었지? 싶더라, 자기가 좋아하는 걸 수시로 자신에게 베풀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나에게 스스로하는 격려, 응원, 위로 다 좋고좋아하는 걸 찾아서 해보길 권하고 싶다,매일 그렇게만 살지 마라, 가끔은 좀 쉬고, 가끔은 좋아하는 것도 해보라고 해주고 싶다, 특별한 일상을 만들었으면 한다”며 조언도 덧붙여 뭉클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