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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진의 문학 향기] 가족 이산의 시대
1936년 6월30일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출간됐다. 당시 미첼의 나이 37세였다. 그녀는 남북전쟁 배경의 이 소설을 10년에 걸쳐 집필했다. `바람과 함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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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6월 30일 미국 영화배우 빈센트 필립 도노프리오가 태어났다. 그는 본래 연극배우였는데 1987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Full Metal Jacket〉으로 이름을 얻었다. 이 영화에서 도노프리오는 이등병 파일 역할을 잘 완수하기 위해 몸무게를 32kg나 늘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영화역사상 배역을 위해 단기간에 최대의 체중 증대를 한 세계기록으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영화의 무대는 미국 남캐롤라이나 신병 훈련기지이다. 이곳에서 젊은이들은 8주 동안 냉혹한 훈련을 받은 다음 ‘살인 기계’가 되어 베트남 전장에 파견된다. 교육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청년은 갖은 비인간적 취급에 시달리게 되고, 누군가는 그에 저항하여 비극을 선택한다.
영화는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 베트남 전쟁이 화면에 가득하다. 훈련소를 벗어나 자대로 배치되었으니 지금부터는 현역 군인이다. 게다가 이곳은 죽고 죽이는 ‘살인’의 현장이다. 영화는 결말 부분에 이르러 집단의 광기가 인간을 어떻게 소외시키는지 보여준다. 감독은 한 인격이 비인간화되는 변화 과정을 고발하였고, 도노프리오는 뛰어난 성격배우답게 영화 주제를 관객들에게 충실히 전달하고 있다.
〈Full Metal Jacket〉이 개인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미래학은 인류의 앞날을 미리 밝혀내고 그에 어울리는 대비를 하는 데 관심을 두는 학문이다.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미래학자 중에는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앨빈 토플러(1928∼2016)가 가장 일반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는 1980년 출간한 《제3의 물결》에서 제1의 물결 농경과 제2의 물결 산업화에 이어, 지식정보라는 제3의 물결이 인류를 지배하게 된다고 예고했다. ‘재택근무, 전자정보화 가정’ 등의 용어가 처음 등장하는 것도 이 책이다.
앨빈 토플러는 1991년 《권력 이동》에서 권력을 저품질 권력 ‘폭력’, 중품질 권력 ‘부’. 고품질 권력 ‘지식’의 세 가지로 분류했다. 토플러는 2007년 9월 20일 우리나라의 한 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가 소홀하다”라고 꼬집었다.
한국의 대표 문제 분야를 교육으로 지적한 토플러는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중략) 차기 한국의 대통령은 경제나 국가안보보다 오히려 교육개혁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한국의 대통령 중에는, 어느 정당 소속이었든, 언제 대통령으로 재임했든, 토플러의 충고에 진정으로 관심을 기울인 사람은 없었던 듯하다. 그렇게 볼 때, 그들은 ‘중품질 권력’도 못되는 ‘하품질 권력’을 휘두르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하겠다. ‘백성’들만 불쌍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