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색소폰 거리연주 여행기>
2007.9. 20 부터 10.1 까지 추석 연휴에 즈음하여 12일 동안 유럽 각지에서의
색소폰 하나만 달랑 메고 색소폰거리연주여행을 다녀 왔다.
이는 4년전 색소폰을 처음 만질 때부터 꿈꾸어 왔던 것으로, 아직도 실력이
미천하고 초보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는 나로서는 대모험이요, 큰도전이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한강고수부지, 여의도공원, 보라매공원, 청계천 다리밑 등
서울과 수도권 일원은 물론, 제주도 신라호텔앞마당, 부산역광장, 용두산공원,
해운대 동백섬, 울산 시민공원, 여수오동도, 경주 보문호, 강릉 경포대, 정동진
모래시계공원, 울진, 삼척, 동해, 계룡산, 대청호, 충주호, 안면도, 덕적도, 영월
등 웬만한 곳이면 회사출장이던, 관광목적이던 색소폰을 휴대하고 다녔다.
이제 한정된 국내를 벗어나 국제무대에 나서보고 싶었고, 특히 세계 각국 유명
도시나 관광지 광장에서, 다리위에서, 길거리에서 우리나라 대중가요를 널리
소개하고 싶었다.
이는 색소폰의 대가 이봉조, 길옥윤 선생도 결코 시도하지 못한 것을 감히 실행
하는 것이다.
어디 샹송, 칸소네, 팝송만 세계적인 노래이고 우리나라 가요, 특히 뽕짝은 음악이
아니더냐?
여행코스는 짧은 일정상 빠리, 로마, 암스텔담, 비엔나, 스위스 융프라우는 전에
가보았기에 제외하고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프랑크푸르트 - 샤모니 - 몽블랑 산정 - 제네바 - 프라하 - 그리스 산토리니 섬 -
아테네 - 밀라노 - 에딘버러 - 스코틀란드 하이랜드(네스 호, 인버네스) - 런던
주요레파토리: 만남, 친구여, 허공, 사랑이여, 잊혀진계절, 가을을남기고간사랑,
등대지기, 바위섬, 사랑안해, 그리운금강산, 향수, 선구자
고향무정, 머나먼고향, 강촌에살고싶네, 공항의이별, 섬마을선생님,
선창, 번지없는주막, 나그네설움, 울고넘는박달재 등 30 곡
그외 해변의길손, 험한세상다리가되어, 마이웨이, 타이타닉주제곡 등 팝송
지역간이동은 항공편으로하고, 숙소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펜션에 머물렀는데
이구동성으로,"늙은이가 혼자서 배낭여행 오는 것도 극히 드문 일인데, 게다가
색소폰까지 메고 오는 것은 평생 처음 보았다" 라고
색소폰과 휴대용충전식앰프, 반주녹음 CD 만 하여도 무게가 10키로가 훨씬 넘어
다른 짐이나 쇼핑은 처음부터 생각할 수 없었다.
어찌보면 주책이고 동키호테 같은 행적을 사진으로 한번 보아주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몸은 늙어도 아직 마음은 늙지 않았다. 늙은이여 용기를 내자"
처음 도착한 프랑크푸르트 마인 강변에서 만남을 노래하다
몽블랑 산정에서, 뒤로 알프스 연봉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뒤에 보이는 둥그런 봉우리가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4810m) .
고도가 높고 바깥기온이 너무 차 색소폰 불기에 너무 힘들었지만, 1시간 가량
만남, 친구여, 특히 그리운금강삼은 3번씩 연주하였다
제네바부터 함께 동행한 일본 아줌마들, 욘사마와 색소폰 때문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았으나 상대가 셋이라 작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프라하의 명소 카를대교 위에서 나팔을 잡다. 거리연주자와 거리미술가들의 천국임
다리위는 텃새가 심하여(라이센스가 필요함) 아예 다리 밑으로 자리 옮겨
5시부터 10시까지 5시간 동안 우리나라 가요를 연주하였슴.
관광객도 많고 우리나라여행객도 더러 있어 당일 수입도 짭짤하였슴.
거리의 악사들과 함께, 그들 모두 수준급 이상이며, 특별 양해로 만남 한곡 연주함
세기적 작곡가 드보르작 묘소에서. 드보르작 선생에게 양해를 구하고 조용히
만남을 불다(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
지하의 드보르작이 별 미친놈이 다 찾아 왔다고 하지나 않았을까?
그리스 에게해 푸른바다 한가운데의 화산섬 산토리니 에서, 가파른 절벽위에
다닥다닥 붙은 하얀 집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어쩌다 한국신혼부부들을 만났으며,
싱글로 그것도 색소폰 메고 온 사람은 오직 나 혼자뿐이었슴.
석양이 세계 최고라는 산토리니 이오 마을의 어느 카페에서 석양을 등지며,
만남, 등대지기, 바위섬 등을 30분 정도 노래하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언덕의 헤로데스아티에스 야외음악당 위에서,
세계적 팝피아니스트 야니가 연주하였던 곳으로 연주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공연을
하고픈 세계적 명소임.
파르테논 신전 안에는 아예 악기 반입이 불가하여(짐 검사), 대신에 신전이 마주
보이는 언덕에서 1시간 가량 우리나라 가요를 연주하다.
스코틀란드 에딘버러성이 마주 보이는 카튼 힐 언덕에서,
색소폰 연주 하기에 주변분위기도 아주 좋았슴
스코틀란드 하이랜드에 있는 네스 호 유람선상에서,
색소폰으로 괴물을 불러내려 하였으나 소식이 없었슴. 네스 호는 물색갈이
시커멓기에 보기만해도 소름이 끼치며 괴물출현설도 그때문이라 함
런던 타워 브리지 강변에서 3시간 색소폰으로 우리나라 가요와 팝송을 연주함
프라하. 아테네 다음으로 수입이 짭잘하였슴. 9루 5만 내지 10만원 정도 수입생기면
밤늦게 펍에서 술한잔하면서 여정의 피로와 향수를 달랬슴)
엘리자베스여왕의 버킹검 궁전 앞에서, 마침 일요일 아침이라 근위병도 없고
관광객도 드물어 잠깐 색소폰으로 만남을 조용하게 연주함
런던에서의 마지막 거리공연 수입을 사진으로 촬영함
(2 파운드- 약4000원-이하는 동전으로만 사용하고 있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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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쩝쩝
자네의 과감한 도전성과 특이한 인생경험에 찬사를 보내네!
유럽 일주여행 잘 했구만! 그것도 섹스폰 불면서.....하여간 이 나이에 혼자서 간다는 것이 대단하네, 지난번 무릉도원에서 열심히 연습하고 간다더니 정말 장하다! 조금 늦게 갔으면 나랑 만날수도 있었겠네
대단하이!!!!! 역시 유철진이네. 용기가 부럽다.
감탄, 아니 감격!! 그 체력이면 아직도 몸이 늙지 않았구만... 갑자기 한곡 듣고 싶네..
대단하다. 정말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