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줄의 의미
볏짚. 숯. 청솔가지. 붉은 고추. 흰 천이나 한 지.
몇 가지가 되지 않는 재료지만 하나하나가 나름대로 의미가 담겨 있다
볏짚을 재료로 사용함은 굶지 말고 살라는 의미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새끼줄은 오른쪽으로 꼬아야 하지만
이 금줄만큼은 꼭 왼쪽으로 꼬아야만 했다
일상적인 것이 아닌 도발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금기의 표시인 이것은
옛날에는 백일을 못 넘기고 70%가 넘는 아기들이 죽어버린 까닭에
정상을 의미하는 오른쪽을 거슬리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갓난아이에게 침범하려는 죽음의 그림자가 금줄이 쳐진 곳에서는
왼쪽의 꼬임이라는 "거슬림"에 놀라 선을 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요즘도 아기가 태어나 백일이 되면 백설기로 백일잔치를 하는 까닭은
죽음이 아기를 비켜 갔으니 깨끗하게 오래 살라는 염원이기도 한 것이며
지방에 따라서는 금줄에 게 껍질이나 실을 거는 곳도 았다
(게 껍질은 그만큼 단단하라는 것이며 실은 장수를 의미해요)
관습이란 생활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 시대에 얼마나 많은 아기가
자기의 이름도 갖기 전에 죽음에게 납치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고추
고추가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이 임진왜란 때니까
이 풍습이 그 전부터 있었는지, 아니면 그 이후에 생겼는지 알 수는 없지만,
고추는 남아를 상징하며(여아인 경우에는 고추만 사용하지 않음)
고추의 그 붉은 색은 부정한 것과 악귀를 물리친다 하여,
마을 어귀의 서낭당에도 붉은 천을 걸어놓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숯과 솔가지
숯은 과학이 발달한 요즘에서야 정화제로서의 탁월한 기능이 입증되었지만
그 옛날부터 정화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푸른 솔가지는 새 생명을,
흰 천이나 한지는 깨끗함을 더럽히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금줄이 걸린 집은 모든 사람들이 삼칠일(21일) 간 출입을 삼갔고
특히 상갓집을 다녀오거나 피를 가까이했던 사람들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일부러 대문 앞을 피해 멀찌감치 돌아갔다고 한다
금줄을 거는 기간은 평상 백일 간이라 하는데
많은 아기가 그 백일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이다.
그 기간이 지나면 새로 담근 장 항아리나, 술 항아리에 걸어두었으며
(여기에서도 맛이 변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주술적 의미)
그것도 사용할 곳이 없을 때는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태워 버렸다한다.
집안의 소가 송아지를 낳으면 외양간 앞에도 금줄을 걸었다 하니
그 시대에 소가 집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만한 일이다
여자들이 아이를 낳으며 겪는 아픔은 마치 고통의 예고편과 같습니다.
자신의 생을 놓을 때까지 아이를 키우며 더 독한 고통을 겪어 내야 하며
마음앓이로 인한 한숨은 세상을 무너뜨리고도 남지 않을까?
골목길을 지나다 우연히 어느 집 대문에 금줄이 걸릴 걸 보게 된다면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라 해도 그 엄마와 아기에게 축복을 기원하게 된다.
생명의 탄생이란 모든 생명의 존재에게 가장 성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저 뿐이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금줄을 칠 수 있는 장소가 없어짐이 안타깝다
아파트 문앞에 간혹 쳐두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가 옛날일로 여긴다.
산후조리원 앞에 금줄을 아에 쳐두는것도 어떨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