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02. 우면산과 양재천 산책길에서...> 1. 일시 : 2011. 01. 02(日) 11시05분~13:30 ○ 우면산은 서초구 서초동·방배동·우면동·양재동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4. 산책코스 <▼ 구글 궤적>
5. 산행 기록 여러 가지 기억에 남을 일들로 多難했었던 경인년을 보내고 신묘년을 둘째 날 늦은 아침식사를 마치고는 청계산이나 올랐다가 올까 하고 보온병에 따스한 물 한모금 담아 배낭에 챙기고는 집을 나섰습니다.
선바위역 3번출구 앞에서 시내버스를 하차했습니다. 오전 11시가 되었네요.
또 나이 한 살 더 먹었습니다. 오늘 산행 초입에서 생각해 봅니다.
다만 지난 일에 대한 재성찰하는 면에서는 미래 지향적이고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측면도 있겠지요.
낮은 산인데도 아직도 눈이 녹지 않고 제법 바닥에 단단히 다져져 있네요. 오늘 맑은 視界는 아닙니다.
숲 속에 들어서니 역시 산새가 반기는군요. 직박구리 한 마리가 휘~익 날아서 일본목련 나무 윗가지에서 나를 바라봅니다.
조용한 숲 속에 이방객의 발자국소리가 거슬렸었는지 경계심이 강한 까치 한 마리도 아카시나무 꼭대기 제집 위에서 훌쩍 뛰쳐나와 고개를 갸우뚱 쳐다보는군요.
욕심 많은 세상에 태어나서 욕심을 채우며 살아왔습니다. 꼭 종교에 귀의하여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깨닫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에 상응하는 곳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종교의 길만큼 도움을 주는 것은 없겠다 싶습니다
이제 뒤 늦게 내 인생에도 섣달이 돌아올 때가 되면 미련 없이 접을 준비가 되어야 한다고 마음은 먹어보는데 왜이리 걸리적거리는 인연들이 많은지요. 그래서 내 생전에 많은 여러 인연의 고통들을 보고 지내며 아웅다웅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 잠시 생각의 끈을 멈추고 이제 능선의 길이 갈리는 곳에 도착을 했군요. 인생의 갈림길은 아니구요.
직직하여 능선을 타면 바로 우면산 군부대쪽으로 오르게 되구요. 좌측으로 우회를 하면 완만하게 산허리를 돌아서 남태령 능선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이곳은 인적이 드문 등로라 아주 한적합니다. 가끔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분들이 오가는 그런 등로지요. 이리 저리 꾸불거리며 지나다 보니
어~ 우면산에도 조릿대가 살고 있는 지역이 있더군요. 우면산을 상당히 많이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어찌 이제사 눈에 띄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얀 눈밭이라 초록이 쉽게 보였나 봅니다.
지난해 태풍 곤파스가 남긴 흔적은 이곳 우면산에도 곳곳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자연이 휩쓸고 간 재앙의 자리를 보면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2009년 지지난해의 코펜하겐 회의나 2010년 지난해 말 멕시코 칸 쿤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회의에서 강대국들은 개도국에게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계획만을 요구 하고, 개도국은 선진국에게 말만 앞세우지 말고 부자나라가 더더욱 감축목표를 제시하라고 싸우면서 아무 대응책 하나 없이 끝나버렸지요. 이게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이제 이념과 종교전쟁 보다도 이 녹색지구 만드는 전쟁을 치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여기에서 환경서적 하나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책을 샀었습니다.
집 근처에 자주 들리는 서점에 들어가서 도둑책 읽기는 그만하고 이젠 책 좀 사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지천명을 훌쩍 넘겨 버렸습니다.
참 게으름뱅이지요. 오직 먹고 살고 돈버는 욕심에만 가득찬 일들만 심취하구요. 기껏해야 책이란 것 읽어 본다는 게 제 생명줄에 연연한 승진시험공부을 위한 책만 냅다 읽고 그 결과가 텅빈 깡통 머릿속에 제 욕심만 그득한 그런 형편없는 사람으로 변모했지요.
조금만 여유가 생기면 눈이 어두워서 돋보기 끼고 책 읽으면 어지럽단 변명은 곧잘 해대지요. 그러면서 보이지도 않는 작은 휴대폰으로는 트윗질하고 인터넷에 넋이나 빠지고요. 그 결과가 뭐냐? 문명의 利器에 푹 빠져 망신창이 되는 겁니다.
지난 연말에 나는 휴대폰을 한번 잃어 버렸더랬지요. 휴대폰 한 번 잃어버렸는데 이거 정말 내가 살아있는 바보 멍청이였습니다. 집사람이나 아이들 휴대폰 번호도 외우질 못하고 심지어는 내 휴대번호도 까먹는 겉만 멀쩡한 치매 걸린 시체덩어리인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겁니다.
이거 아니 되겠다 싶어 다시 내 마음을 추스르고 또 바꾸어 한 달에 한 권의 활자가 인쇄된 종이 책을 읽어주자 하고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책들을 몇 권 손에 넣었지요.
며칠 동안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이 지은 "침묵의 봄(Silent Spring)"이란 책에 푹 빠져 지냈었습니다. 암시하는 내용이 적나라한 폭로적인 면도 있었으나 책의 줄거리를 읽어 내리며 줄 곧 무분별한 살충제 살포의 위험성과 그에 따른 지구의 오염에 대한 경고 등이 참 인상적인 책 이였습니다.
이과 생물학을 전공한 저자가 지은 책이라 조금은 어려운 수치와 화학약품들을 거론하지마는 내용을 파악하는 흐르는 문맥에는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더군요.
쥐뿔도 모르는 나를 이젠 환경보호 옹호자측에 줄을 설 수 있게끔 바꾸어 놓을 정도로 지구에 심각한 환경문제를 거론한 책이였습니다.
독서를 취미생활로 하시는 분들에게는 한 번 읽어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독서를 주업으로 하는 탐구하는 학자나 교수님, 그리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권하지 않구요. 그런 분들은 읽어 봐야할 책들이 너무 많은 분들이니까.... 환경문제에 관심있는 여유로운 분들은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군요.
그리고 나서 이제 내가 야생화나 여러 식생들을 만나 인사 나누며 거닐게 될 산길..
남태령 능선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산능선에 철망이 가로질렀구요. 사격위험지역이란 안내판들이 있는 것을 보니..
눈길이라 조금 미끄럽습니다.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동호회원들이 이곳 우면산 줄기를 많이 이용하는군요. 산도 나즈막하고 등로도 위험치 않고 지나치는 분들을 옆으로 비켜서서 바라다 보니 산악자전거 운동량도 참 만만찮을 것 같네요. 스릴도 있을 것 같구요. 중간에 헬기장을 통과하구요. 헬기장에서는 서향으로 관악산쪽이 보이는데 오늘 시야가 아니좋습니다.
안부에 내리서니 성산 약수터로 갈리는 갈림길을 지납니다.
조금 고도를 높이는 구간에 도착을 했습니다. 계단을 말끔히 정리한 곳이구요 안내문을 보니 새해에도 쓰러진 나무들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등로 계단에서 뒤돌아 관악산 쪽을 조망해 봅니다. 길게 연주대쪽에서 남태령 쪽으로 뻗은 관악산의 줄기가 선명합니다
봉우리에 올라서서 쉼터 의자들이 있는데 산객들이 들이차서 그냥 지나칩니다. 군사도로는 우면산 정상에 위치한 군부대의 이동통로지요.
도로에 내리서니 벌거벗고 춤을 추는 듯한 겨울나무의 공간 창출 예술을 보게됩니다.
내 몸을 훨훨 비워버렸는데 무슨 욕심이 있겠는가요.
지하철에서 몸이 불편해 구걸하는 사람들에게도 작은 온정의 손길도 못 전해 주었고, 구세군 냄비를 지나면서도 자연스레 주머니로 손이 들어가 지갑을 열질 못하는 것을 보면 난 아직도 욕심에 겹다~ 옷벗고 춤 출려면 아직 멀었다~
군부대 정문에 도착을 했습니다. 지난 년말 즈음에 논산훈련소엘 아들이 입소를 했었지요.
"아빠 나 이다음 커서 군대가면 우면산 부대에 갈꺼다~"라고 했었지요. 그러면 나는"군대는 집 앞 학교에 가 듯에 네가 선택해서 가는 곳이 아니란다. 너~매일 부대에서 저녁이면 우면산 아래 집으로 들어오려고?" 하던 생각이 문득 스칩니다
이제 장성해서 국민의 의무사항을 이행하는 일이니 떳떳해야 할터인데 이상스레 요즘 세상이 하 어수선해서 내 마음이 편치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잘 다녀오거라>
건강을 회복하고
둥지를 떠난지 일주일이 지났구나
같은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리는
손전화가 아니 되니
부디 건강하게 입소 훈련 잘 마치고 기다리련다~아빠는... - 2011. 01. 02 우면산 산책길에......-
부대정문에서 좌측 철조망을 따라 등로가 연결되어있습니다. 능선의 허리부분으로 이여지는 등로지요. 중간에 유점약수터를 지나게됩니다.
윗편에 군인부대가 주둔하고 있어서 수질은 어떨려나 모르겠습니다. 우면산 여러 곳에 약수터가 있었지만 많은 곳에서 수질이 적합지 못하여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 있습니다. 옛말에 "물쓰듯 한다"는 말이있었는데 이제 그런 말은 들어보기 힘들게된 세상입니다.
물 사서 먹는 세상이 되었지요. 옛날 수돗물 관리 담당하던 부서의 장관은 수돗물 정수하지 않고 그냥 먹고 산다고 호언장담도 했었는데 지금 어떻습니까?
우리 모두 자연보호에 앞장서는 일에 나서는 방법 뿐이겠지요.
약수터를 지나고 나서 제법 경사가 있는 계단을 딪고 올라서면 우면산의 정상격인 소망탑이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게 됩니다. 시각은 12시40분이 됩니다. 이곳에서 북향으로 바로 발치 아래에 예술의 전당이 보이구요.
날씨가 화창하면 남산과 인왕산을 위시해서 서울시내를 병풍처럼 둘러친 삼각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아차산, 용마산등이 훤하게 보이는 전망장소입니다. 오늘은 연무가 끼어있어서 강건너 쪽 남산도 아니 보이는군요. 소망탑 주변은 신년 초 산책을 즐기는 여러 시민들이 올라와서 복잡하군요. 바로 하산을 합니다. 안부로 떨어졌다가는 키 작은 노송이 있는 봉우리에 지적삼각점이 있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도 바로 아래에 팔각정 쉼터가 있구요. 과천 경마장 쪽과 청계산 방향으로 조망이 있는 곳인데 희미합니다.
조금 더 하산을 하다보면 등로 좌측 옆으로 팔각정 쉼터가 또 하나 있습니다. 멀리 도곡동, 포이동과 개포동 일대, 그리곤 구룡산과 대모산이 잘 조망되는 곳입니다.
오늘따라 이곳이 한적하여 잠시 자리를 잡고는 배낭을 내려놓고 보온병을 꺼내 커피 한잔을 타서 마시며 조망을 해봅니다.
쉼터에서 내려오면서 나뭇가지에서 새 봄을 준비하고 있는 생강나무를 만났습니다
추운 겨울날이지만 그네들의 삶의 시간은 쉬지 않고 흐르고 있었습니다. 하나의 꽃봉오리를 피우기 위해서 그네들은 그들의 사계절의 질서를 흩트리지 않고 묵묵히 일하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노오란 봄날의 알싸한 그 동백나무 향을 맡는 것 같아 내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계속 남향으로 고도를 낮추며 내려오다 보니 우측 서향으로 우면산자연생태공원으로 빠지는 이정표식이 있는 곳을 지나게 됩니다.
나는 오늘 바로 직진해서 SK주유소방향으로 내려갑니다
등로 중앙에 커다란 상수리나무 고목이 서있었는데 크게 휘어진 모습을 가까이서 보니 참 대단했습니다. 가만히 가슴으로 안아봅니다. 한 아름입니다.
이번엔 오리나무 종류인데 물오리나무로 보입니다. 오리나무는 수피가 갈라져 일어나는데 반질한 편이네요. 하늘 위로 치켜 올려보니 지난해의 결실들이 빼곡하게 하늘을 수놓았네요.
저 아래 SK주유소 건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산길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도로를 건너 교총건물 앞에서 버스를 타고 양재역으로 나가도 되지마는 양재천을 거닐며 한 겨울의 모습을 살펴보기로 합니다.
하얗게 천변(川邊)에 내린 눈을 밟고 흐르는 물가 징검다리 쪽으로 이동을 하고 보니 할미새 종류가 물가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군요. 쓸쓸한 적막감이 돌던 양재천이 다시 환하고 따스하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어디선가 산새의 느낌이 들려 삭막한 나뭇가지 위를 살펴보았습니다
양재천 가로질러 건너편에는 유유히 한가로히 유영하는 청둥오리들의 평화로운 모습도 보입니다. 왜가리도 제자리를 변함없이 지키고 있었네요. 왜가리는 늘 만나며는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참 측은해 보입니다. 그런 모습을 해야 지나치는 물고기 밥이 잘 걸려드는지....
양재천을 따라 내려오면서 돌다리 짐검다리 건너편 양지바른 곳에 푸릇한 초록이 보이길래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아~ 톱풀이 한겨울에도 파릇한 이파리를 보이네요. 큰개불알풀도 양지바른 곳에서 언 땅을 녹이구 있구요. 개망초 로제트도 보입니다.
이번엔 양재천의 둔덕가를 살펴보았습니다. 아~ 따스한 둔덕 위에도 오리가족들이 올라와서 몸도 말리고 잡풀들 올라온 것도 뜯어먹고 참 한가로운 풍경입니다. 물 속에서는 쇠기러기도 보이는 것 같군요
흐르는 물가를 가만히 들여다 보니 내 팔뚝만한 묵직한 잉어떼가 잠수함 소리없이 지나치듯 매끄럽게 물속을 헤엄치고 다닙니다. 그래서 여러 철새들이 이곳 양재천변에서 겨울을 나고 있나 봅니다.
천변을 벗어나서 눈밭을 거닐어 나오는 데 눈 에 그림이 나를 멈추게 합니다. 나는 손가락으로 그려도 그 정도 못 그릴 것 같은데 겨울철새들이 발가락으로 그려놓은 예술작품들이 입을 벌어지게 하네요~ 참 멋지게 흔적을 만들었네요.
이제 영동1교 마라톤클럽 모임장소와 인라인 스케이트장이 있는 곳에 도착을 했습니다.
오늘 신년 초 집 근처에 있는 우면산과 양재천에 가벼운 산책길을 거닐며 이런 저런 내 개인적인 생각들을 적어 보았습니다. 불필요한 부분들은 잊어 버리시구요. 이곳에서 양재천 산책을 마쳐야 겠군요. |
출처: 청랑(淸浪) 원문보기 글쓴이: 淸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