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처음으로 목요영상시사회에서 본 영화가 오픈 유어 아이즈 (Abre Los Ojos / Open Your Eyes, 1997)였다. 스페인 영화였고 영어 자막이 나왔다. 영어 자막이라서 해석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재밌게 본 영화다. 전에 바닐라 스카이란 톰크루즈 주연의 영화를 보았는데 그 영화의 리메이크 원작이라서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고 같은 이야기를 가진 두 영화의 미묘한 차이를 느끼면서 볼수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다.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잘생긴 외모와 여자들을 매혹시키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세자르는 레스토랑 체인을 운영하던 부모님이 물려준 막대한 재산 덕분에 호화로운 아파트에서 꿈같은 인생을 즐기며 산다. 어느 날 저녁 그의 생일파티에 절친한 친구 펠라요가 애인 소피아와 함께 들어선다. 세자르는 첫눈에 사랑을 느끼게 되고 펠라요 몰래 그녀에게 접근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그들 뒤에는 소유욕과 질투심으로 두 사람을 응시하는 세자르의 전 연애상대 누리아가 있다. 급기야 세자르를 차에 태운 채 죽음의 복수를 시도하는 누리아. 절벽으로 떨어진 사고에서 세자르만이 얼굴이 심하게 망가진 채 살아 남는다. 본래의 얼굴을 되살리려는 수술이 실패로 돌아가고 세자르는 괴로움 속에서 소피아를 찾아간다. 그러나 그녀는 세자르를 냉대하고 절망에 빠진 세자르는 만취하여 길거리에서 하룻밤을 지낸다. 다음날 아침. 모든 것이 변한다. 소피아는 세자르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의사들은 갑자기 그의 전 얼굴로 복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자르는 모든 행복을 얻은 듯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사랑을 나누던 소피아가 사라지고 죽은 줄 알았던 누리아가 자신이 소피아라고 주장하는데 이때부터 세자르의 악몽은 시작되고 급기야는 누리아를 숨지게한다. 하지만 세자르는 무엇인가가 잘못되어졌다는 사실을 우연히 깨닫게되고 생명연장을 할수 있다는 냉동인간기술을 구현해주는 회사를 찾아내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모든 악몽의 시작이 자신이 선택한 냉동인간 기술 때문이며 자신을 둘러싼 현실이 가상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그는 가상현실을 뚫고 현실의 삶속으로 다시 나오게 된다.
생명 연장 회사의 가상 현실 속에서 꿈과 현실 속에 방황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다. 이야기 전개가 복잡한 게 흠이지만,현란한 교차편집과 뫼비우스의 띠를 연상케 하는 기묘한 이야기 구조가 흥미로웠다. 또한 주인공의 마지막 선택인 현실복귀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가상현실의 모든 문제점이 모두사라진 지금 주인공은 자신이 원하는 인생을 살수 있고, 사랑하는 여인과 행복한 삶을 영위할수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도 없고, 적응하긴 힘든 미래에 세계에, 사랑하는 연인도 없는 세상으로 뛰어든다. 과연 나라면 그럴 수 있었겠는가? 아마도 나라면 모든것이 만족되어지는 세상속에 안주하려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가상현실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가상현실은 아무리 현실같더라도 더이상 현실이 될수 없다. 그래서 주인공은 현실속으로 뛰쳐 나왔지 않았을까? 여러분은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것 같은가? 자신에게 되물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