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인생을 회고하며, 초심을 다짐하며
진주 부시장을 역임한 송병권 저자의 ‘송병권의 초심, 다시 그 길을 걷다’가 출간됐다. 40여 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치고 이제 반환점을 맞이하는 저자의 생애 그리고 앞에 놓여진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길을, 처음 가졌던 마음을 가지고 힘차게 걷겠다는 저자의 굳은 의지가 담겨있는 자서전이다. 다양한 공직생활의 흔적과 어떠한 일에도 자승자강(自勝自强)의 정신으로 이겨냈던 저자의 생애는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위로가, 결심의 계기가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다시 한 번 마라톤을 준비하는 그대에게
인간은 본성상 망각하는 동물이다. 어떠한 기억이든 밀어내어 정신적 질서와 안정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동시에 기록의 동물이기도 하다. 기억을 잊어먹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기록이라는 혁신적인 행동을 통해 인간은 망각에서 벗어나 상상하고 발전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자서전을 쓴다는 건 개인에게 큰 영광이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인간의 생애를 과거부터 현재까지 책으로 담아냄으로써 시간에 의해 바스러지지 않고 기록을 통해 영원히 보존되며 후대에 되 물려주며 영원히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주 부시장을 역임한 송병권 저자의 ‘송병권의 초심, 다시 그 길을 걷다’가 출간됐다. 40여 년의 공직생활과 지금까지에 삶의 흔적을 모두 담은 자서전이다. 몸이 약했던 어린 시절부터 학창시절 그리고 결혼 생활과 공직 생활 등 저자가 겪은 삶의 여정을 더하거나 빼는 것 없이 담백한 문체로 담아냈다.
저자는 1978년도 6월을 시작으로 경상남도 도시계획과, 감사관, 도로과, 민자사업과, 해양수산과, 농업정책과, 의령군 건설과장, 기례면장, 치수방재과장, 도시계획과장, 경상남도 감사관, 재난안전건설본부장, 진주시 부시장 등 수 많은 곳에서 40여 년간 공직생활을 걸어왔다. 누가 보기에도 화려한 경력이지만, 저자는 그 뒤엔 여러 지역을 전전해야 했고 새로운 업무를 익혀야 했던 고된 공직의 노고가 있었다고 고백하며, 더불어 그런 노고가 있을 땐 항상 자승자강(自勝自强)을 생각하며 더욱 성실히 하려 노력했고 가족들의 응원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하는 동료들이 있었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책에는 개인이 서술한 생애뿐만 아니라 다른 이가 기억하는 저자의 모습 또한 담겨있다. 이창희 진주시장, 문형준 진주동명고등학교 교장, 백성용 총동창회장, 하계백 진주상공회의소 회장 등 다양한 사람들이 저자는 가슴이 정말로 따듯하고 온화한 성품을 지닌 사람, 조용한 카리스마와 해박한 지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은 사람, 선천적으로 공직에 어울리는 목민심서형의 천성을 가진 사람 등 다양한 형태로 저자를 기억한다.
저자는 책 제목 첫 번째 단어로 초심을 말한다. 처음 마음을 잊지 않고 되새기겠다는 강한 의지. 또한 ‘다시 그 길을 걷다’라는 문장을 넣으며, 초심을 가지고 다시 한 번 달려보겠다는 결심을 되새긴다. 40여 년의 공직 생활은 마쳤지만,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인생의 전환점을 겪으며 새로운 길을 걷는 저자에게, 본문에도 쓰여 있고 읽는 내내 생각났던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를 응원과 함께 남기며, 글을 마무리한다.
『The woods are lovely, dark and deep,
But I have promises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 Stopping by Woods on a Snowy Evening』
『숲은 아름답고 어둡고 깊다.
그렇지만 내겐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자기 전에 몇 마일을 가야한다,
자기 전에 몇 마일을 가야한다.
-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
본문 일부
경상남도 산청군 금서면 신아리 482번지. 고향 집에는 지금도 어머니가 살고 계신다. 북으로 엄천강이 흐르고 남으로는 산지가 병풍처럼 마을을 감싸고 있으며 들판 사이로 작은 하천이 뻗어나간다. ‘신아’라는 말은 새 ‘신(新)’자에 거위 ‘아(鵝)’자를 쓴다. 마침 마을 한가운데 작은 동산이 한 마리 거위처럼 오목하게 앉아있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마을 전체가 배를 묶어둔 형국으로, 뱃머리에 거위가 놀고 있다고 해서 ‘신아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농가별 경지 면적이 적고 산세가 막혀있는 골짜기 중의 골짜기. 과거 마을의 주 수입원은 벼농사와 양잠, 즉 누에고치 생산이었다. 내가 어릴 적에는 집집마다 누에를 키우는 방이 따로 있었고 동네 아이들은 산으로 들로 뽕잎을 따러 다니기 바빴다. 농사일이든 양잠이든 바쁜 와중에는 부지깽이도 일손을 거드는 마당에, 고사리 손도 제법 큰 일꾼이었다. 헌데 그 시절에도 우리 부모님은 내게 집안일보다는 책이라도 한 자 더 보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교육에 대한 열의가 남다르셨고 본인들이 희생해서라도 자식들은 잘 키우겠다는 열망이 높으셨다. 고치 안의 누에가 뽕잎을 먹고 아름다운 나비가 되듯이 부모님의 헌신 아래 우리 오형제는 저마다의 날개를 달고 성장했다.
고향집 옥상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왕산(王山, 923m)과 필봉산(筆鋒山, 848m)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리산 자락 동북쪽 끝에 솟아오른 왕산과 필봉산은 정상 간의 거리가 불과 1km밖에 되지 않아 ‘형제산’이라고도 불린다. 왕산은 완만한 육산(肉山)이고 필봉산은 기암괴석이 뾰족한 암봉(巖峰)이다. 형제간 서열정리를 해보자면 해발이 높고 산세가 후덕해 보이는 왕산이 형이고, 날렵하고 재기발랄함을 갖춘 필봉산이 동생뻘 쯤 되지 않을까. 특히 왕산에는 가락국(금관가야) 10대 왕이자, 가야제국 최후의 왕인 구형왕과 그의 증손자 김유신 장군의 전설이 골짜기마다 굽이굽이 전해진다. 구형왕은 가야제국 마지막 왕으로, 521년 왕위에 올랐다. 당시 법흥왕이 다스리던 신라와 여러 차례 충돌하며 전쟁을 치르던 구형왕은 마침내 결단을 내린다. 백성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스스로 왕의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했던 것이다. 그렇게 가야제국(가락국)을 신라에 양위하고 초야에 묻혀 조용히 살았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정반대로 구형왕이 신라와 끝까지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했다는 설도 있다. 그 마지막 장소가 지리산과 가까운 태왕산, 지금의 왕산 부근이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구형왕은 “나라를 잃은 죄인이기에 돌로 무덤을 만들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훗날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왜군이 왕릉의 돌을 헐어버리려고 하자 하늘에서 뇌성벽력이 몰아쳤다는 전설도 있다. 먼 옛날 구형왕도 저 능선을 바라보며 이루지 못한 제국부활의 꿈을 꾸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도 왕산에는 구형왕릉과 김유신이 활쏘기를 했다는 사대(射臺) 유적이 남아있다. 이밖에도 수로왕이 말년에 이곳에서 휴양했다는 기록이 있고, ‘왕등재’나 ‘국골’, ‘깃대봉’같은 지명도 가락국의 왕실과 사연이 있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이름도 ‘왕산’이라고,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께 들은 기억이 난다. 당시 6년 내내 봄, 가을이 되면 우리는 왕산으로 소풍을 갔다. 천년의 가야제국 마지막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곳에서 어린 후손들은 아랑곳없이 산등성이를 뛰어다녔다.
_‘천년의 능선 아래’ 중에서
차례
프롤로그-새벽을 열며...........................4
추천사.........................................12
퇴임사.........................................26
1부 삶의 여정
1. 천년의 능선 아래............................36
2. 포화 속에서.................................44
3. 독수리 오형제...............................55
4. 결핍도 힘이다...............................58
5. 학창시절....................................64
6. 최고의 선택.................................74
7. 5월 13일의 역사.............................87
8. 봄을 맞다...................................91
2부 공직의 길
1. 좌충우돌 공무원 입문기
-1. 신의 한 수.................................103
-2. 인생을 바꾼 발령통지서.....................104
-3. 생선회도 초보를 안다.......................106
-4. 당직근무 초년병............................109
-5. 인체 자동 알람시계.........................110
-6. 공동묘지를 통과하는 반상회.................113
-7. 털어도 먼지 없는 사람......................115
2. 도청 입성
-1. 흐르는 강물처럼............................117
-2. 토요일 오후의 비극.........................119
-3. 계장님, 발령났습니다!......................121
-4. 장기교육에서 배우다........................123
3. 태풍의 현장
-1. 44세 면장..................................126
-2. 백척간두에 서서............................128
-3. 일진광풍의 역설............................141
4. 도전과 성취
-1. 대교 프로젝트..............................142
-2. 기록을 세우다..............................150
-3. 우문현답...................................154
-4. 맑은 물에도 고기가 산다....................157
-5. 새는 관리비를 막아라.......................160
-6. 인정받은 감사..............................166
-7. 청렴도 수직상승............................168
-8. 칠전독기 8전9기............................171
3부 느낌표 인생
1. 함께 가는 길................................180
2. 행복의 노래 ................................188
에필로그-이청득심(以聽得心)....................196
언론사 기고문..................................202
언론사 인터뷰..................................223
국외출장보고서.................................239
이·취임사.....................................250
축사...........................................262
표장장·임용장.................................276
사진으로 남기는 기록...........................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