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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16:20 지리산(池理山)등반을 마치고...
이런 곳은 암벽등반 수준의 지형이라서 우회 등반로를 찾아 산행을 해야한다.
이런 바위산 길을 몇 번씩이나 오르고 내려야 하니, 새삼 나이를 실감하게 된다. 무당이 칼 위에서 춤추는 기분으로 걸어야하니.... 이건 등반이 아니라 고행(苦行)으로 도(道)를 닦는 기분.
그래도 젊은 사람들은 두발, 세발, 네발로 잘도 기어오르더라. '돈지' 마을에서 거친 바위를 손과 발을 함께 사용하여 씩씩거리며 오른 지리산 397.8m 정상. 날씨도 무더워 꼭 1,000m짜리 산을 오른듯한 기분이다. 나중에 깨달았지만, 더위에 살짝 걷은 팔과 3시간 정도 벗은 모자 때문에 정수리가 화상을 입어 까지고 팔도 간장에 담궜다 꺼낸듯 검게 타서 표피가 벗겨진다. 남들은 4~5시간에 종주를 마치고 배타고 돌아들 가는데, 그 시간에 우리(※)는 아직도 가마봉 근처를 헤메고 있었으니 이것은 등반이 아니라 거의 트레킹[Trekking] 아님 트레일[Trail] 수준의 산행을 한 것이다. ※ '우리'라고 일컬은 것은, 아침 7시 50분 사량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돈지마을에 도착해 민박집 주인과 민박 및 낚시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느라 지체하였다. 첫배편으로 온 산악회 등산객들은 벌써 사라지고 뒤늦게 산행을 하려는데 웬 아가씨가 등산로 입구를 묻기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뒤늦은 사정을 알게 되었다. 키가 작아 걸음이 늦어 일행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잦아져 혼자서 산행하는 버릇이 들었다고 한다. 차는 직접 운전하고 가오치항에 주차해 두었기에 오늘 당일로만 항구로 되돌아가면 된다니, 마침 걸음이 늦은 나도 혼자 산길을 걷는 것보다는 함께 걷는 것이 심심치도 않을 것 같아 동행하게 되었고 '우리'라고 호칭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쉬엄쉬엄 산행을 하게되니 시간이 더 걸리는 것은 당연지사. 나는 4시간 소요 산길을 하루 더 묵을 것이기에 6시간으로 넉넉하게 늦춰잡고 보온병과 500mL 생수 얼린것 2병, 큰사발 컵라면, 소고기 져키(육포), 기타 평소 가지고 다니는 비상약, 붕대, 초콜릿 2개 그리고 사턍류 약간을 가지고 올랐지만 이 대구 아가씨는 아무것도 없이 4시간을 버틸 작정으로 올랐던 모양이라 주는 대로 덥썩덥썩 잘 받아먹더라. 따라서, 산행은 더욱 늦어지게 되었는데 아가씨는 마지막 배편이 떠나는 5시 이전에만 사량터미널에 도착하면 된다고 여유를 부려 나를 안심시키는 것이다. 험한 바위산을 조심하며, 윗섬[상도]의 전체 포구와 바다의 조용하고 평화스런 모습들을 감상하며 느릿느릿 약 8시간의 '힐링산행'을 오래간만에 즐기게 되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바닷바람을 즐기고 섬 주위의 수려한 풍경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산행을 하면 정말로 '한국 100대 명산'의 하나인 사량도 지리산의 산행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
06.01~06.02 사량도와 통영을 떠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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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13:00 을씨년스런 사량도를 떠나다 어제의 장시간 늦은 산행으로 쌓였던 피로가 아직도 풀리지 않았고 거리와 포구 횟집에 주인도 방문객도 없는 거리에 나가봤자 땡볕에 시달릴 것을 생각하니, 차라리 방구석에서 TV나 가지고 노는 것이 편하기에 어제 산행에서 남은 사발면으로 아침을 때웠다.
통영에서 받은 사량도 안내 팜플렛을 뒤적여보니,청소년수련시설인 '사량유스호스텔'은 인수자가 부도가 나서 문을 닫았고 여관과 민박집들은 마을마다 10곳 이상씩 있지만 묵는 손님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들이었다. 관광명소로는 지리산, 옥녀봉, 하도의 칠현산, 수우도가 자연 관광지로 꼽히고 있으나 지리산과 옥녀봉 종주 산행이 유일한 외지인들 유인(誘引) 명소인데 수입과는 상관없고, 해안일주도로와 대항해수욕장도 굳이 이곳까지 와서 즐기기엔 부조간 점들이 너무 많다. 체험관광으로 지리산의 주상절리와 같은 암벽등반, 갯바위 또는 선상 낚시, 스쿠버다이빙 등도 주민들과 관공서가 함께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아이디어를 짜내지 않으면 앞으로도 경기가 좋아져도 별 볼일 없는 곳이 될것이다. 어제 돈지에서 만난 슈퍼를 운영하며 민박과 낚시를 안내하는 주인이 장기간 묵으며 어선 고기잡이 체험, 갯바위 낚시 등을 싼 비용에 가능하다 하였기에 다시 찾아가려다 생각을 바꾸고 13시 배편으로 통영으로 나가서 숙소를 정하고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
PM16:50 통영해피홈 게스트하우스에 체크-인 가오치항에 13시 50부에 도착하여 시외버스 터미널에 비교적 가까운 번화가인 무전동에 미리 예약한 '통영해피홈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다. 무전동의 롯데멀티플렉스 쇼핑몰 건너편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텔이었던 것을 장년의 주인 아저씨가 사들여 개조한 것으로 2단 나무침대의 도미토리[Dormitory, 기숙사식 다인용 방]는 없고 예전의 모텔 방을 새단장하여 화장실이 딸린 2인용 침대방[최대 3용]/온돌방, 큰 방은 6인용까지를 침실로 제공하고 있다. 현관, 오른쪽이 각 방에 딸린 욕실이다. 더블 침대방. 최대 이용가능 인원 3인 욕실은 깨끗했다. 화장대 및 소형 냉장고. 단점은 WIFI가 방에서 접속이 안되고 복도[거실]에서만 된단다. 엘리베이터와 계단 옆의 복도가 거실이다. 탁자 2세트와 커피머신이 달랑 시설의 전부. 개조한지 몇년 안 되었고 그 동안 이용객들이 많지 않았던듯, 방과 욕실 등은 깨끗하였으나, 게스트하우스의 필수 설치시설인 주방이 없어 요리를 직접 해결할 수 없고 또한 아침식사도 제공하지 아니한단다. 주인장은 대신에 방값은 싸게 해 준다는데, 그것이 혼자 제일 작은 방을 이용해도 35,000원을 내야하니 이건 게스트하우스가 아니라 그냥 '모텔'이었다. 게스트하우스의 2단침대가 설치된 도미토리는 룸메이트가 없더라도 1인 요금 20,000~25,000원만 내면되고 아침식사도 간단하게 제공되는데.... 주인장이 착각을 해도 큰 착각을 하고있는 것 같아, 게스트하우스로서의 개선점을 말해주니, 남자 혼자서 운영하자니 식사 준비와 요리 또는 설거지 등 번거로워 이용 요금을 할인한 것이란다. 어처구니없게.... 주인장은 손님들이 없는 것이 자기네가 개선해야 할 점등 서비스와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손님들이 문제가 있는 탓으로 돌리는 망발을 서슴치 않고있다. 독선과 고집도 이 정도면 아예 더 이상 대화를 않는게 정답!!! 후딱, 나와서 점심으로 고등어 백반을(10,000원) 시켜 먹었는데, 고등어의 크기와 구이 상태 등 비싸게 느껴지지 않으니 신통방통하였다. 다음날(6월 2일) 아침 일찍 눈을 떠서 내친김에 곧바로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다. 시내버스로 약 20분만에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08시 30분발 서울 남부터미널행 우등고속이 있어 서둘러 표[24,600원]를 사서 탑승하였다. |
06.02 | 관광 한국은 아직도 한참 멀었나? | ||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휴대폰에 저장된 음악을 들으며 계속 떠오르는 생각은, 『우리나라는 "관광을 활성화해야한다" , "관광수입이 적자다", "한류 열풍에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와서 백화점과 면세점이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등등 해외의 관광객들을 끌어오기에 열심인 듯 하지만 그저 상황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올 땐 환호하고, 한산할 땐 한숨만 쉬고 있는 원시적인 상태가 아닌가?』하는 비관적인 것이었다. 왜 근본적인 사고방식과 틀을 바꾸지 못하고 서로의 탓만 하고있을까? 왜 우리만의 전통문화들을 찾아서 가다듬고 정례화해서 관광객들이 함께 즐기면 어떨까?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무엇을 사고 싶어하고, 무엇을 보고 싶어하고, 무엇을 체험하고 싶어할까? 한국에 처음오는 외국인들이 쉽게 원하는 곳들을 찾아갈 수 있을까? 몇번의 배낭여행에서 직접 겪은 문제점들은, 1. 목적지와 가고 싶은 곳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버스 등 대중교통 노선도가 없다는 점이다. 혹시 있더라도 관광안내센터 직원은 꼭 짚어 요구하지 않으면 내어주지를 않는다. 무엇이 그리 아까운지.... 2. 저렴한 비용으로 숙박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등이 턱없이 부족하고, 인터넷 검색과 예약 등 홍보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3. 여러 지역에서 절감하는 것으로 지역민들이나 상인들이 불친절하고 너무 장삿속에 찌들어있다는 인상을 적라라하게 나타낸다. 기타, 콘텐츠 개발이나, 시설 확충 등은 지자체,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오랜 시간을 공들여 만들어야 하지만 근본적이면서도 소소한 것들은 하루빨리 바꿔야하지 않겠는가? 단번에 한 방으로 해결할 방법은 세상 어디를 찾아보아도 없다. 차근차근 우리가 바꿔나가야 한다. 근본부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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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혼자만 다니는 최삿갓 노릇 고만하시고 불쌍한 백수 sk 도 한자리 끼워주슈. 민페는 안끼칠께..
지난번 사진은 x 표가 많이 나왔는데.. 오늘 아침에 다시 보니 쨍 합니다. 오늘 아침에 아주
자세히 다시 읽었읍니다. 감사해요.
내 블로그에 올린 글을 HTML로 옮겼더니, Daum과 연(緣)이 안 맞는지 사진들만 제대로 나오지 않았네요[다음에선 이미지 파일들은 따로 첨부해야지, HTML의 이미지 임베드를 용납않는듯].
한 자리 끼시면, 고생이 많으실텐데... 잠자리, 요리솜씨, 장보기 등 직접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요. 노년에 벌어놓은 것들은 쥐꼬리만하고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고생을 즐기는 방법 외에는 없습디다. ㅎ ㅎ ㅎ
군대 갔다 온사람이면 잠자리 장보기는 문제없고.. 문제는 요리솜씬데... 과일 깍는것은 왼손이 뱅신이라 한손으로
깍기도 거북하고,... 할수없이 깨끗이 씻어 껍질제 먹는수 밖에..밥짓기 싫으면 동익씨는 질색하겠지만 라면 끓여
먹어야지...나는 술만 빼고 다먹으니깐 문제 없시요. 그런데 무거운 camera를 꼭 갖고 다녀야 되니.고것이 문제네..
니꾸사꼬가 꽤 무거울 틴데..
혼자 여행하는 것도 또 다른 맛이 있지... 건강 잘 챙기시고 안전하게 여행 잘 하시고 동창회 사무실에서 봅시다.
고맙소. 건강하게 나머지를 삽시다.
여행과 글 꽃방에 잘 어울리는 글.
여행담 재미있고 사진도 잘 봤어요. 대단하시네요.
혼자 사서 고생을하며 스트레스 없이 자연과 어울리려다보니, 혼자만 보기에는 아까운 것들이 있어 욕심을 내어 보았습니다.
컴퓨터 앞에 가능한 앉아있지 않으려 간단히 올린다는 것이 그만 엉망이 되었습니다.
리안 님께서 과찬을 하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재미있게 잘 봐주셨다니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다산 정약용선생이 강진에서 유배생활할 때 <유아(遊兒)에게 부침>이라고 아들에게 편지를 썼다고 하던데. . .
<여행과 글꽃방>에, 통영관광 안내 지도와 사진등을 첨부한 자세한 <여행기>를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
전라북도 장성에 다녀오신 여행기도 보관하고 계시다면,기대해도 될려는지... 여행다니는 그대가 부러워요.
장성 여행기도 곧 올리겠습니다. 좋은 공기 마시고 좋은 경치 보고 배웠지만,한편으론 좋은 음식을 못먹고 배를 곯고 온 여행이라 내용 정리에 고민도 많네요.
내일 "창문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도 모두 함께 연습할 수 있도록 파트별 악보 준비해 가겠네.
역시 동익씨내요 혼자 여행 하고 싶어 하더니 멋진 여행 하셨군요 동 익 씬 혼자 여행이 아주 잘 어울 리실 거예요 음식ᆞ모든게 혼자도 다 하실수있 으니 혼자 여행도 멋지겠내요 날자 ᆞ장소ᆞ시간ᆞ모든것 마음대로 결정할수 있고 부럽습니다 두분이 다녀 오신것도 보여주세요
여행 재미있게 다녀 오셨지요? 혼자서 숙소와 음식 해결하려면 짐이 많고 무거워 해결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방법이 하나 있긴한데, 아직은 공개를 못하겠네요.
장성 다녀온것도 곧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