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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의 짧은 시간을 뒤로하고 한시간 정도를 버스를 타고 전주로 들어오니 조금 늦은 밤이 되었다.
처음 와본 전주에서 밤거리를 보고 있자니 낯선곳에서의 밤을 맞이하는 여행자의 감성이
더욱 증폭되었다. 군산과는 조금 다른 분주한 분위기의 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늘 묵을 곳을 정하기 위해 한옥마을로 향하기로 한다. 조금 걷다 뭔가 느낌이 안좋아 택시를 탔는데 5000원 요금 나올 정도를 달려 한옥마을로 도착했다. 터미널 앞의 저 이정표를 보고 걸어서 가려했는데 그렇게 가려 했다면
낭패였다;;; 한옥마을에 도착하니 시간이 9시가 넘은 상황에서 방을 잡아 놓은 곳이 없어
일단 묵을 곳부터 잡기로 하고 한옥마을 안으로 들어선다. 거리와는 조금 떨어진 한적한 곳을 찾아
20분 정도를 걷다가 골목 모퉁이에서 멈춰서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민박집으로 마땅한 방이 없을 것 같았지만 혼자서 묵을만한
본채와 떨어진 작은 골방이 있다고 하여 안으로 들어가 본다.
기존 한옥마을에 대해 알고있는 완전한 한옥식 집은 아니었지만 누구에게나 고향집의 정서를 불러일으킬만한 그런 기운을 품고 있었기에 별다른 고민없이 여기에 묵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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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에 들어가니 탁 트인 창문도 없고 한평 조금 넘어 누우면 몸 전체로 채울만한 공간이었지만 한지로 벽을 도배하고 화장실도 딸려있고 냉난방도 적당한데다 TV까지 없어 홀로 여행하는 나그네에게 더할나위 없이 적당한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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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풀고나서 시간이 그리 늦지 않아 전주의 밤거리를 구경하기 위해 민박집을 나서려는데
내가 많이 더워보였는지 주인아주머니가 직접 꾸미시는 집 앞 정원 오이밭에서 오이를 하나 따서
건네주신다. 오후에 군산에서부터 돌아다니느라 땀을 많이 흘린차에 오이를 받아들어 먹으니
그 어떤 음료보다 갈증이 시원히 풀려갔다.
여행에서 즐거움 중 하나인 현지의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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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나서 한옥마을거리 대로로 나가니 전주의 명소중 하나인 전동성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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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실제만큼 표현하지 못해 아쉽지만 밤중의 달과 어우러지던 성당의 모습은
더욱 전주의 밤을 빛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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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뒤로하고 경기전 앞 대로로 쭉 걸어들어가니 빛나는 청사초롱 가로등이 거리를 밝혀주었다. 타지의 여행자들, 한옥마을 주민, 인근 학교에서 야자를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이 어우러져 그렇게 그곳의 밤은 활기있게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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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를 걸으며 한옥이라는 우리의 아름다은 건축유산이 담겨있는 한옥마을 이곳저곳을 배회하다가 다시 마주친 달을 보며 번잡한 거리와는 조금 떨어진 골목을 통하여 한옥마을 건너편의 풍남문에 도착하여
여행자의 밤마실은 종지부를 찍고 밤이 깊어져 숙소로 향하여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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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의 밤은 그렇게 물러가고 날이 밝아왔다. 오늘은 부산으로 돌아가야하기에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 전 산책을 나선다. 나오면서부터 맑은 하늘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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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경기전 돌담길을 지나서
한옥마을 옆에 있는 조그만 언덕에 오른다. 야산이라 하기도 뭐한 언덕길이지만
제작년 겨울 눈 덮인 소백산 숲길을 걸어본 이후 이렇게 숲길을 걸어본지도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언덕 위 공터에 오르니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인적이 드물었고 눈앞에 내려다 보이는 한옥마을을 보며 잠시 멍~때리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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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의 하루는 시작되고 있었고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내려와 어제밤과는 사뭇 느낌이 다른
태양이 떠오른 한옥마을 거리를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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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혼자 전주여행은 한 적이 있는 원영누나의 추천으로 아침은
전주의 명물인 왱이콩나물국밥이란 곳에서 콩나물국밥에 모주한잔을 하기로 했다.
일찍 움직인 탓인지 사람이 많지 않아 그리 분주하지 않은 분위기에서 콩나물의 깔끔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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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니 아직도 다른사람들은 잠에 빠져있는것 같았고 방을 빼려면 여유가 있었기에 부산에 있으면서 달맞이고개를 찾지 않으면 좀처럼 경험하기 힘들었던 고요함과 여유로움을 느끼기 위해 오감을 열고 민박집 대청마루에 걸터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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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 시간들을 뒤로하고 본격 한옥마을을 구경하기 위해 방을 정리하고 짐을 챙겨 숙소를 나서
어제와 사뭇 느낌이 다른 전동성당을 다시 맞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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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지나 입장시간이 되어 경기전으로 들어가 보았다. 청량함이 가득한 대나무 숲길을 지나 우리의 옛 건축물을 구경하며 아무생각없이 그렇게 모든것을 비우고 그렇게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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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참으로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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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을 나서 날이 밝아져 여행객들로 활기를 다시 찾은 한옥마을을 다시 돌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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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살던 마산시 교방동 골목에 뻥튀기 아저씨가 만들어 팔던 옥수수 과자
어릴적 다들 먹어본 기억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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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전주의 명물 꽈배기를 한 번 먹어보려고 질렀다.
이제 뭔가 식신로드여행이 되어가는 불안감이 오는건 뭘까?;;;
여행의 본질로 돌아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한옥마을을 눈에 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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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의 끄트머리로 향하니 전주향교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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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 안의 공터인데 옛 유생들의 야외수업장소가 아닐까하는 추측을 해본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여기서 다회를 하면 참 좋겠단 생각을 해본다
다시 마을길로 들어와 더위속을 잠시 쉬어가기 위해 한옥 게스트하우스 촌 속에 위치한 최명희문학관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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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식히던 중에 읽어본 적은 없지만 소설 '혼불'을 여행객들이 이어서 필사하는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있어 더위를 식히며 오랜만에 원고지를 채워보았다.
이 많은 작품들을 언제 읽어보려나? 이 분은 '이 세상 잘 놀다 갑니다!'란 말을 남기고
생을 마감하였다는데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더 많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더위를 피해 찾은 찻집에서 바라본 경기전 입구. 여행지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풍남문을 지나서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남부시장으로 향했다.
전주의 명물 중 하나가 순대국밥인데(먹방여행의 극으로 달려가는것 같다;;;;) 호불호가 갈리는
조점례 남문피순대 대신 평이 무난한 아래의 식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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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를 떠나기전 마지막 식사.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남부시장을 관통하던 중 즐겨보는 월간지에서 소개된 장소가 우연히 기억나
반가운 마음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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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고민하게 만들었던 메시지. 여러분들의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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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를 재활용하여 씨앗이 담긴 색감 넘치는 재생지로 만들어 팔고 있었다.
엽서용으로도 쓸 수 있고 물을 적시면 저렇게 식물이 자라난다. 신기하여 이번 여행의 기념물로
2장 샀다;
남부시장을 방문한 시간이 더운 평일 한낮이라 사람이 별로 없는 편이었지만 격주로 토요일 밤에 야시장이 열린다고 한다. 다음에 전주를 방문할 기회가 있으면 참신한 것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남부시장을 나와서 어제 군산 이성당의 영향으로 전주의 지역빵집을 검색해보니 한옥마을 인근에
한 곳이 있어 전주를 떠나기 전 마지막 방문지로 가보았다. 이성당은 야채빵으로 유명한 반면
이곳은 초코파이로 유명하여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었다. 여행의 마지막인데다
택배도 가능하여 그간 감사함을 제대로 표하지 못한 분께 초코파이 한상자를 선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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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시간이 부족할까봐 염려했으나 다행히 명소들이 한옥마을에 모여있어 하루만에 여유있게 여행할 수 있었다.
저녁에 출근을 해야 하는 관계로 모처럼 한 혼자만의 여행지를 아쉬움 속에 남겨두고 부산으로 향했다.
번잡한 전주 시내를 벗어나 부산으로 향하기 위해 버스는 지리산 자락을 끼고 달리고 나는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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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여유로움이 있었던 여행을 뒤로하고 부산에 돌아와 또 혼자 여행갔냐는 아버지의 잔소리를
시작으로 다시 현실로 돌아왔지만 전주를 다시찾아 이번에 경험하지 못한 것들
(강선생님이 추천하신 '하루'라는 찻집 등), 그리고 그곳에서의 여유로움을 기다리며 오늘을 살아간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장소들이 다 걸어서 이동할만한 곳이라 쏠쏠했습니다
전주~가고 싶어졌어요 ^^ 멋진 후기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풍년제과~동네 빵집이었나? 전라북도에선 빠Xxx트보다 잘나간다구~ㅎ 고향이 그리워~!
동네제과점이 낫죠ㅎ
또 가고 싶은 아름다운 곳들이었어요^^
오늘을 살아간다
그래서 지금 퇴근했네요ㅋ
곰에게 물어뜯긴 오이.
맛있겠다.
정말 시원했습니다^^
퍼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