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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 in Cinema┨ 트라우마를 숨기려는... 주인공의 기억과 정체성, 그 우화적 퍼즐게임의 서사 [피닉스] 속 극적 반전을 이끌어내는 'Speak Low'
충식님 추천 0 조회 244 21.09.10 17:39 댓글 26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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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1.09.10 17:49

    첫댓글 1. 영화 < 피닉스 - Phoenix > 트레일러
    - https://youtu.be/PMIf_PCPZ-4

  • 작성자 21.09.10 17:57

    - https://youtu.be/Kka2dXuKNwg

  • 작성자 21.09.10 17:57


    - https://tv.kakao.com/v/420577927

  • 작성자 21.09.10 17:57

    2. 영화 피날레 'Speak Low' 신
    - 니나 호스(OST)
    https://www.dailymotion.com/video/x3gcxpe

  • 작성자 21.09.10 17:58

    - 작곡가 쿠르트 바일 연주
    https://youtu.be/VgQJvNhuiAE

  • 작성자 21.09.10 17:58

    - 사라 본
    https://youtu.be/5rtFtj2Xwpc

  • 작성자 21.09.10 17:58


    - 엘라 피츠제랄드
    https://youtu.be/2CwPnp2VCYM

  • 작성자 21.09.10 17:59

    3. 비발디 합주협주곡 d단조, Op.3, No.11, RV 565 - 2악장 '라르고'
    - 조진주 와 김지윤 바이올린 / TIMF 앙상블
    https://youtu.be/dpPNasTsV40

  • 작성자 21.09.10 17:59


    4. 베를리오즈 '이탈리아의 해럴드
    (Harold en Italie) Op.16'
    - 콜린 데이비스 지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https://youtu.be/CWzyz0nnak0

  • 작성자 21.09.10 18:00

    5. 콜 포터의 'Nacht und Tag'
    (Night and Day)
    https://youtu.be/MgBLj8Jiqos

  • 작성자 21.09.10 18:00


    - 프랭크 시나트라
    https://youtu.be/fFwL1xwNBkU

  • 작성자 21.09.10 18:00


    - 다이애나 크롤
    https://youtu.be/OaZdj1ZgiP4

  • 작성자 21.09.10 18:01

    6. 홀거 힐러 'Johnny'(Du Lump)
    https://youtu.be/xr0l_Yi7QtU

  • 작성자 21.09.10 18:02

    타이틀 < 피닉스 - Phoenix > 는 넬리가 남편
    조니를 찾아내는 클럽 이름이지만... 불 속에
    비견되는 사지에서 부활해 생환한 불사조와
    같은 넬리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불의 정령을 표제로 삼은 < 피닉스 > 는,
    지난해 연말 개봉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이
    물의 정령을 소재로 직조해낸 < 운디네 > 와
    대조를 이룹니다.

    두 작품 모두 여주인공의 신화적 사랑을 묘사한
    공통점이 있죠.

  • 작성자 21.09.10 18:05

    홀로코스트가 끝나고 몇 안 되는 생존자들은
    집단적으로 그 지옥 같던 시간을 애써 잊거나,
    억지로 용서(하는 척) 하거나, 또는 상징적인
    지점만 머릿속에 남기려 생의 마지막까지
    끊임없이 시도하게 됩니다.

    영화 곳곳에서 넬리는 전쟁 전 행복했던 향수와
    전쟁 중의 악몽 같던... 하지만 분명히 그녀가
    겪었던 실제와의 간극을 메꾸려 끊임없이
    오르내리고, 또 방황합니다.

    그런 개인의 감정 선과 함께, 친구 레네가
    그녀에게 주지시키려 애쓰던 시대적 상황은
    너무나 인상적인 결말로 매듭지어집니다.

    넬리 역 니나 호스와 조니 역 로날드 제르펠드
    (전작 <바바라 > 에서부터 호흡을 맞춰온), 두
    주연배우의 강렬한 연기가 피날레 OST 음악과
    어우러져 빛나는 순간과 함께 말이죠.

    모호한 색깔로 품어진 결말에 대한 해석은
    몇 갈래로 나뉠 듯합니다만... 감독은
    천편일률적인 복수극으로나, 억지 신파의
    통속극으로나 단선적인 마무리를 단호히
    거부합니다.

  • 작성자 21.09.10 18:06

    대신, 관객 스스로가 주인공 넬리의 입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취할 것인가 끊임없이 반문하게
    만들고, 그 결론에 따라 그녀의 마지막 표정을
    상상하게 만드는 방식을 취하죠.

    2차세계대전과 대학살이라는 미증유의
    제노사이드... 그런 극단의 시대에 새겨진
    역사적 상흔의 처절한 복잡성을 이만큼
    유려하면서도 예리하게 표현하는 엔딩은
    쉽게 볼 수 없을 겁니다.

  • 작성자 21.09.10 18:07

    유럽 영화 특유의 연극적인 모호함이야말로
    < 피닉스 >의 매력으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남성주의적 스릴러
    < 현기증 > 을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본
    작품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역시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의 혼란기를
    비슷한 소재로 다룬 < 부다페스트 스토리 > 도
    떠올리게 하죠.

    근본적으로는 16세기 프랑스에 실존했던
    < 마르탱 게르의 귀환 > 을 비튼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한편, 조니 앞에서 넬리가 이전에 자신이
    착용했던 구두를 다시 신는 장면은 동화
    < 신데렐라 > 를 연상시키죠.

  • 작성자 21.09.10 18:08

    부부 연애사를 복습(?)하는 막바지에 이르러
    두 사람은 외출에 나섭니다.

    넬리는 조니와 팔짱을 끼고 데이트하는
    즐거움을 만끽하지만, 조니는 친근하게 구는
    그녀를 영 못마땅해 하는 눈치이죠.

    "넬리 흉내 그만 내요. 당신은 넬리가 아니니까.
    날 설득하는게 아니라고요!"

    그러면서도 행인들이 넬리를 알아볼까봐
    조니는 그녀와 돌발 키스를 나눕니다.

    넬리는 괴로워하죠. "설마 이 남자는 따뜻한
    입술의 감촉을 잃어버리고 만 걸까?"

    진실 게임의 종착지는 숨어있던 넬리가
    체포된 지하 방, 바로 그 비극의 현장였지요.

    넬리는 아직도 그곳에 살고 있는 부부에게
    물어봅니다. "제 남편이 여기 왔었나요?"

    "네, 체포되고 나서 바로요..." 라는
    부부의 응답과 함께 넬리는 조니가
    자신을 밀고하고 풀려난 걸 확인하게 됩니다.

    잿더미에 묻혀있던 진실의 순간이 마침내
    불사조 '피닉스' 처럼 부활의 날개를 펼친
    것이죠

  • 작성자 21.09.10 18:09

    페촐트 감독은 < 피닉스 > 속 주인공 넬리를
    통해 이미 전쟁이 끝났음에도 역사적 비극인
    아우슈비츠 홀로코스트로 인한 상흔은 결코
    지워질 수 없음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지옥의 참상을 겪어 온전히 치유될 수 없는
    피해자들은, 전쟁 전의 평화로운 일상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는 모순적 상황을 그려낸
    것이죠.

  • 작성자 21.09.10 18:11

    성형외과 의사는 넬리에게 친절히 설명해줍니다.

    "관통한 상처는 총에 맞아 생긴 겁니다.
    다들 죽은줄 알았으니 운이 좋았어요.
    보다시피 광대뼈와 코뼈가 으스러졌는데,
    어떤 얼굴을 원하세요?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만..."

    망설이던 넬리는 의외의 부탁을 하죠.
    "예전처럼 되고 싶어요!"

    "그건 힘드니 다시 생각해 보세요" 라는
    의사의 간곡한 만류에도 그녀는 막무가내죠.

  • 작성자 21.09.10 18:11

    얼굴을 잃고 친구도 떠난데다 남편에게
    배신까지 당한 넬리였건만... 살아있기에
    천금(千金) 같은 날였을 터, 그녀에겐 고뇌도
    사치일런지 모릅니다.

  • 작성자 21.09.10 18:13

    레네는 자신들의 민족 자체를 '최종
    해결(나치의 유대인 절멸 정책)' 하려 한
    독일은 물론 유럽 땅에서 유대인이 설 자리는
    없다고 단정합니다.

    거의 모든 피붙이와 친구들을 전쟁 과정에서
    잃었던 레네 역시 삶의 의미와 미래에 대한
    방향을 잃어버린 채, 친구 넬리와의 관계를
    (내색하진 않지만) 동아줄처럼 여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 작성자 21.09.13 13:23

    < 피닉스 > 엔딩 시퀀스의 극적 반전을
    이끌어내는 주제가 'Speak Low'...

    재즈 풍의 이 곡을 작곡한 쿠르트 바일은
    <서푼짜리 오페라- Die Dreigroschenoper>로
    유럽에서 이름을 널리 떨쳤죠.

    하지만 바이마르 공화국의 몰락과 함께 등장한
    나치에 의해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추방되었던
    그는 1933년 미국으로 망명한 이후 미국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예술혼을 불태웠습니다.

    'Speak Low' 는 바로 쿠르트 바일이 미국에서
    작곡한 뮤지컬 < 비너스의 한 번의 손길 -
    One Touch of Venus > 에 수록된 곡입니다.

    < 비너스의 한 번의 손길 > ... 그리스 신화에서
    소재를 가져왔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제목으로
    이 작품은 1943년에 초연된 이후 무려 560회
    이상 공연이 이어졌다고 하죠.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면서
    1948년에는 에바 가드너가 출연하는 영화도
    만들어졌습니다.

  • 작성자 21.09.13 13:24

    < 피닉스 > 를 감상하다 보면 히치콕 감독의
    1958년 연출작 < 현기증 - Vertigo > 이 절로
    떠올려집니다만...

    < 현기증 > 의 원작은 브왈로-나르스자크가 쓴
    프랑스 소설이니, 이 두 작품의 가족을 소재로
    한 유사성이 20세기 프랑스 멜로드라마의
    특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해도 그렇게 잘못된
    해석은 아닐 것 같습니다.

    페촐트 감독 자신은 영화를 만들면서 프레스턴
    스터지스의 < 레이디 이브 - The Lady Eve >
    (1941)를 더 많이 참고했다고 하는데, 조니는
    이 영화 속 찰스만큼이나 한심한 인물이죠.

  • 작성자 21.09.13 13:25

    < 피닉스 > 는 두축의 서스펜스와 미스터리로
    굴러가죠.

    첫 번째로 거짓 연극은 지속적으로 유효하게
    작동할 것인가, 또 켜켜이 쌓인 오인(誤認)은
    이들을 어떤 결말로 이끌 것인가 하는 의문과
    함께 합니다.

    두 번째는 홀로코스트 이전에 비유대인인
    남편이 유대인 아내를 고발해 혼자 살아남으려
    했는지에 대한 정황적 의심으로 풀어집니다.

    페촐트가 빛과 어둠의 사이에 인물들을
    놓아두는 방식도 주목할 요소이죠.

    검은 베일로 얼굴을 가린 넬리는 주로 밤거리를
    배회하거나 어둑한 지하실에 머뭅니다.

    얼굴 잃은 그녀를 휘감았던 축축한 어둠은
    영화 종반부에 이르러 밝은 빛으로 전환되고,
    영화는 그제야 비로소 강렬하게 마침표를
    찍습니다.

    영화 타이틀 < 피닉스 > 는 넬리가 남편 조니를
    찾아내는 클럽 이름이지만... 불 속에 비견되는
    사지에서 부활해 생환한 불사조와 같은 넬리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불의 정령을 표제로 삼은 < 피닉스 > 는,
    지난해 연말 개봉된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이
    물의 정령을 소재로 직조해낸 < 운디네 > 와
    대조를 이룹니다.

    두 작품 모두 여주인공의 신화적 사랑을
    묘사한 공통점이 있죠.

  • 작성자 21.09.13 13:28

    알프레드 히치콕이 사랑한 오인(誤認)의 라이트
    모티프,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음울한
    그림자를 품어내며, 독일영화의 새 지대를
    개척 중인 크리스티안 페촐트 감독.

    바로 그의 전성기를 예고했던 영화 < 피닉스 > 는, 서독의 연인에게 가기 위해 동독 탈출을 시도하는 여성의 이야기로 분단독일 문제를 다룬,
    베를린영화제 은곰상(감독상)의 < 바바라 >(2012),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의 공습 풍경과 오늘날의
    유럽 난민 문제를 정교하게 겹쳐둔 < 트랜짓 >
    (2018)사이에 위치합니다.

    이들 작품보다 오히려 좀 늦게 개봉된
    < 피닉스 > 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홀로코스트를 주인공의 정체성 문제로 연동시킨 또 다른 연작으로 자리하죠.

    평자들을 흥분하게 할 만한 영화이지만, 주제나
    미학에 관한 어떠한 정보 없이 보아도 순전한
    감흥을 자아내는 아름다움으로 충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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