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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심이 만드는 비극
창세기 3:16-19
16. 그리고 여자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기를 낳을 때 몹시 고생하리라. 고생하지 않고는 아기를 낳지 못하리라. 남편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겠지만, 도리어 남편의 손아귀에 들리라."
17. 그리고 아담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내의 말에 넘어가 따먹지 말라고 내가 일찍이 일러둔 나무 열매를 따먹었으니, 땅 또한 너 때문에 저주를 받으리라. 너는 죽도록 고생해야 먹고 살리라.
18. 들에서 나는 곡식을 먹어야 할 터인데, 땅은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내리라.
19. 너는, 흙에서 난 몸이니 흙으로 돌아가기까지 이마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얻어먹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가리라."
병오년 셋째 주입니다. 붉은 말띠의 기운이 한반도에 넘쳐나길 기원합니다. 올해 저는 저에게 주어진 설교시간을 통해 노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교 경전의 이야기를 성서와 연관지어 살펴보려고 합니다. 트럼프의 등장으로 지금까지 인류 사회를 지탱해왔던 기본 이념과 체제가 부정되면서 강대국 폭력이 만연하는 약육강식의 퇴행을 강요당하는 현실을 극복해 보고자 하는 의도입니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인류는 새로운 질서를 맞이했습니다. 1980년부터 조짐을 보여온 동유럽 공산정권의 몰락 분위기가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일으킨 겁니다. 87~88년에 동유럽 사회주의권에서는 ‘개혁·개방’ 요구가 급격히 증가하였고 정권의 통제력도 매우 약화됩니다. 이런 흐름 속에 89년 6월, 폴란드에서 공산당이 선거에 패배하는 이변이 일어납니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는 비폭력 정권교체를 이루는 벨벳혁명이 일어났고(10-11월), 12월에는 루마니아에서 무력혁명이 일어나 차우셰스쿠가 처형되는 일이 발생하였죠.
이어 90년에는 독일통일이 이루어졌고 발트 3국(라트비아·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이 소비에트 연방으로부터 독립 선언을 합니다. 이 시기 동유럽 대부분은 다당제와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시작하였죠.
베를린 장벽 붕괴는 사회주의의 총체적 몰락의 신호탄이 됩니다.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를 야기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겁니다. 소련 붕괴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 문제였습니다. 고르바쵸프 대통령은 개혁(페레스트로이카)을 통해 소련의 수명을 연장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1991년 12월 25일 고르바쵸프의 사임으로 소비에트 연방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소련의 붕괴는 12월 8일 '벨라베자 조약'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소련 해체 및 독립국가연합(CIS) 창설에 합의한 이 조약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대통령이 서명하였습니다. 이로써 소련을 구성했던 모든 공화국은 독립 주권 국가가 됐고, 새로운 독립국가연합의 초대 대통령으로는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취임하였습니다. 옐친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죠. 시장이 개방되면서 외국에서 다양한 제품이 대거 수입되었고, 극심했던 생필품 부족은 완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세계 질서는 사회주의에 대한 자본주의의 완승으로 귀결되며 미국은 유일한 초강대국의 지위를 누리게 됩니다. 이는 또 다른 비극의 씨앗이 되죠. 신자유주의라는 옷으로 갈아입은 자본주의의 망령이 초국적 자본을 굴리며 약소국들을 마음껏 수탈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도 이런 과정에서 IMF 위기(1997년)를 겪게 됩니다.
그러면서 모든 생명의 안식처인 지구는 더욱 황폐해져 갔습니다. 몰락한 사회주의 국가들도 개혁 개방을 화두로 경제 발전에 박차를 가했죠. 무분별한 개발과 에너지의 과다 사용으로 지구 온난화가 심화 되었고, 인류는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합니다.
뜻있는 사람들은 인류의 대각성을 촉구하였습니다. 모든 생명이 함께 누려야 할 지구를 더이상 파괴하지 말라고요, 유엔이 나서 파리기후협약을 맺고 다가올 인류의 멸망을 대비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이 모든 책임의 핵심에 있는 강대국들이 오히려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죠. 미국은 트럼프 1기와 2기에 두 번이나 파리 기후협약에서 탈퇴하였습니다. 더 나가 최근 트럼프는 유엔과 국제 관련 기구 66곳에서 탈퇴하였습니다. 더이상 국제적 간섭을 받지 않고 제멋대로 하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입니다.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 또다시 기획되고 있는 전쟁은 신제국주의 시대를 여는 포성입니다. 지금 초강대국인 미국이 이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2025년 12월 5일 백악관 누리집에 공개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는 “서반구에서 미국의 압도적 우위를 복원하기 위해 오랜 기간 방치됐던 먼로 독트린을 다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과 미국 우선주의에 집중하려면, 당연히 미국이 속한 서반구(남·북아메리카)를 출발점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캐나다 합병과 파나마운하 ‘접수'를 선포하고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서반구 각국 내정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쿠데타 혐의로 기소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브라질 정부를 압박했죠. 온두라스에선 아예 입맛에 맞는 우파후보 아스푸라를 노골적으로 지원해 당선시켰습니다. 중국의 지원을 받던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은 군대를 동원해 납치한 후 뉴욕 법정에 세웠습니다. 또 마약 단속에 미온적이라며 멕시코와 콜롬비아를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장기 집권 체제가 유지되는 쿠바와 니카라과를 겨냥해선 ‘정권교체'를 거론하고 있죠. 서반구를 다시 ‘미국의 뒷마당’으로 삼겠다는 것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이런 행동은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 재편을 의미합니다. 세계 전부를 지배할 능력을 상실한 미국이 자신이 관리할 영역을 그어놓고 우리가 뭘 하던 간섭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대신 강대국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무슨 짓을 하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것이죠. 세계를 삼분지계로 통치하자는 제안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미국은 그린란드를 포함한 서반구를 먹을 데니, 중국은 아시아를, 소련은 유럽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이리되니 가장 급해진 것은 유럽입니다. 러시아의 확장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군사력 강화가 급선무가 된 것입니다. 미국이 빠진 나토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86조 원 규모의 군사 장비 구매를 승인하였으며, 2011년 폐지하였던 징병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도 이런 흐름은 마찬가지입니다.
왜 이런 일이 지금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을까요? 저는 그것이 신자유주의의 몰락과 더불어 오는 혼란이 가져온 필연적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의 자유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신자유주의는 미국의 패권시대의 산물입니다. 값싼 에너지와 물류비용을 기반으로 세계 공급망을 통합하여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었죠, 이는 세계 인구 증가와 시장 확대라는 상황에 잘 맞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이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단극 질서가 흔들렸고,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으며, 인구 정체와 고령화로 생산성은 둔화되고 소비도 위축되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글로벌 자본이 기대했던 무한한 시장 확대는 개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이 한정된 세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전략적 국가경쟁으로 몰아가게 된 것입니다. 이리하여 에너지, 광물, 식량을 둘러싸고 무력을 동원한 동맹과 봉쇄라는 새로운 경쟁체제가 등장하게 되었죠. 이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저는 사회주의 몰락에 즈음하여 자본주의만 남은 시점에서 그에 대응해야 할 새로운 이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제3의 이데올로기를 고민해야 하고 그걸 동양의 전통 종교사상에서 찾을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모임이 예수살기 모임(92년)이었죠. 그 모임을 통해 동양 종교 경전을 함께 읽으며 생명, 생태, 평화에 관한 고민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생명이 평화로운 삶을 살게 되는 생태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중 오늘은 인류 사회에 있어 비극의 씨앗이 된 분별심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중국 선불교의 3대조인 승찬(僧璨) 대사는 신심명(信心銘)이라는 귀한 깨달음의 책을 남겼습니다. 이 책에서 승찬은 분별심을 버려야 본래의 깨달음이 드러난다고 설파하였죠. 분별심(分別心)이란 좋고 싫음, 옳고 그름 등 상대적 판단과 집착을 일으키는 마음을 말합니다.
신심명 첫 구절은 지도무난(至道無難)이니 “유혐간택(唯嫌揀擇)하라, 단막증애(但莫憎愛)면 통연명백(洞然明白)이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풀어보면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나니 오직 간택함을 꺼려야 한다. 다만 미워하고 사랑하지만 않으면 통연히 명백하리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간택(揀擇)이란 가려 뽑는다는 뜻입니다. 구별하거나 분별하여 택한다는 것이죠. 이 간택심은 자신의 아상(我相)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아상을 ‘실체적인 자아가 있다는 그릇된 관념’으로 봅니다. 아견(我見), 아집(我執), 아만(我慢) 등이 이에 속하는 것이죠. ‘나’나 ‘내것’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것이 모든 고통의 근본이라는 것입니다.
노자(老子) 또한 이 문제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노자 2장의 말씀의 요체입니다. 노자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아름답다고 알아 아름답다고 하는데 바로 그것이 더러움이요, 선하다고 알아 선하다고 하는데 바로 그것이 선하지 아니함이다(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라고 설파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기준에 의해, 혹은 살면서 자기도 모르게 받아들여진 기준에 의해 미(美)와 악(惡)을 가리고 선(善)과 불선(不善)을 가려 한쪽을 고집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노자 할아버지는 바로 그것이 더러움이요, 선하지 못한 일이라고 하죠. 왜냐하면 그것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호도하는 분별지(分別知)이기 때문이란 것입니다. 이는 아상(我相)에 얽매인 사람들의 행태를 지적하고 있는 말입니다. 분별지를 여위지 않고는 그대로의 세계를 볼 수 없다는 것이죠. 분별이 고정되면 상견(常見), 단견(斷見)에 빠져 선이 선을 고집하고 나머지를 악으로 몰아 버리는 모순이 생기게 됩니다. 미가 미를 고집하여 추함과 악함이라는 허상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죠.
동양적 사고는 불이비일(不二非一)의 관점을 늘 지니고 있습니다. 둘도 아니고 하나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는 모든 것이 항상 상대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죠. 왼쪽은 언제나 오른쪽을 자기 속에 담고 있습니다. 왼쪽은 오른쪽에서 왼쪽일 뿐 절대적인 왼쪽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동해는 우리나라에서 볼 때 동해지 일본에서 볼 때는 서해인 것이죠. 그러니 무엇을 말하든 언제나 그렇다고 못 박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동양적 세계관이 가지는 모순의 통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둘도 아니지만(不二) 하나도 아니다(非一). 둘이라고 해서도, 하나라고 해서도 안 된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노자 2장에 뒤따라 오는 구절이 “그러므로 있음과 없음은 서로 말미암아 있고 없으며(생기고), 어렵고 쉬움은 서로 말미암아 어렵고 쉬우며(만들어지며), 길고 짧음은 서로 말미암아 길고 짧으며(모양 지어지며), 높음과 낮음은 서로 말미암아 높고 낮으며(기울며), 내는 소리와 들리는 소리는 서로 말미암아 나고 들리며(조화를 이루며), 앞과 뒤는 서로 말미암아 앞서고 뒤선다(따른다)”는 말입니다. “유무상생(有無相生)이요, 난이상성(難易相成)하고, 장단상형(長短相形)이며, 고하상경(高下相傾)하고, 음성상화(音聲相和)하며, 전후상수(前後相隨)한다”는 것입니다. 유무(有無), 난이(難易), 장단(長短) 등, 상호 대비되는 것들은 모두 그 속에 반대편을 담고 있다는 말입니다.
성경에서는 분별심이 선악과를 따먹음으로써 생겨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에덴동산에서 쫓겨났고 삶의 온갖 고통이 생겨났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최초의 인간으로 아담과 하와를 만드십니다. 그리고 그들을 에덴동산에 살게 하시며 그곳에 있는 산천초목, 온갖 짐승들과 함께 더불어 마음껏 즐기며 살도록 하였습니다. 그곳에 ‘너’와 ‘나’라는 분별은 없었고 아직 ‘좋다’, ‘나쁘다’ 할 어떤 것도 없었습니다. 다만 하느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동산 중앙에 있는 선악과는 따먹지 말라”고 명하셨죠.
그 이야기를 다시 한번 떠 올려 봅시다.
<그 날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뱀이 덤불 사이로 다가와 속삭였다. “하느님이 참으로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하와는 손에 든 열매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아니야. 우리에게 동산의 열매를 마음껏 먹으라고 하셨어. 다만 동산 중앙의 그 나무만은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지.”
뱀의 눈이 반짝였다. “아니야 너희는 죽지 않아. 그 열매를 먹으면 너희 눈이 밝아져 하느님처럼 선악을 알게 될 것이야. 그래서 먹지 못하도록 한 것이지.”
하와는 열매를 바라보았다. 먹음직스러웠고 보기에도 아름다웠으며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웠다. 그녀는 가지에서 열매를 따 먹었고, 옆에 있던 아담에게도 주었다. 아담도 받아 먹었다.
그 순간 두 사람의 눈이 열렸고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담은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우리가… 벌거벗었구나.” 한 번도 느끼지 못했던 부끄러움이 밀려들었다. 둘은 급히 무화과 잎을 꿰어 허리를 가렸다.
저녁이 되어 하느님이 동산을 거닐며 아담을 찾으셨다. “아담아, 어디 있느냐?”
아담은 나무 사이에 숨어서 떨었다. “주께서 동산에서 걸어오시는 소리를 듣고 두려워 숨었습니다. 내가 벌거벗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 숨기, 정당화 구실 찾기, 탓하기… 이 모든 것이 그 날 처음 나타난 감정이었다. 선과 악, 옳고 그름, 나와 너, 숨음과 폭로. 판단과 비교의 세계가 시작된 것이다.
하느님이 아담에게 물었다. “누가 네가 벌거벗었음을 알려주었느냐? 내가 먹지 말라 한 그 나무의 열매를 먹었느냐?”
아담은 곧바로 변명했다. “하느님이 제게 주신 그 여자가 나에게 줘서 먹었습니다.”
옆에 있던 하와가 거들었다. “뱀이 저를 꾀었습니다.”
그 날 이후, 그들은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었던 에덴으로부터 ‘분별의 세상’으로 쫓겨났다. 하느님은 칼날 같은 불과 천사의 장벽으로 동산에 들어가는 길을 막았다.>
선과 악을 분별하는 능력을 갖게 되는 순간 인간은 자신의 가치 판단을 신뢰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가치 판단과 다른 것을 견딜 수 없게 되죠. 이로써 주체와 객체의 구별이 확실해지고 너와 나를 전혀 다른 존재로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이기심이 발동하게 되면 ‘너’는 ‘나’의 경쟁자, 적이 되는 것이죠.
이런 잘못에 빠지지 않으려면 선악과를 따먹음으로 생겨난 분별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 방법이 아니고서는 다시 에덴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죠.
에덴에서 쫓겨난 인간은 해산의 고통, 수고와 땀의 삶,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죠.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창 3:18)”는 하느님의 말씀은 이제 인간이 만나는 외부 세계가 인간에게 적대적이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분별심으로 인한 하느님과의 관계 단절이 인간을 둘러싼 환경까지 적대적으로 변하게 하였다는 것입니다.
에덴에서는 노동의 기쁨을 누렸으나, 이제는 노동이 고통이 되고, 땅은 그에게 순순히 열매를 내어주는 대신 가시로 그를 찌릅니다. 이것은 오늘날 우리가 겪는 ‘소외’의 전형입니다. 일터가 전쟁터가 되고, 타인이 나를 찌르는 가시가 되며, 심지어 나 자신조차 나를 공격하는 엉겅퀴가 되어버린 상황 말입니다.
지난 화요일(13일) 늦은 저녁 윤석열 내란수괴에게 사형이 구형되었습니다. 김용현에게는 무기징역이 구형되었구요, 12.3 내란 이후 406일 만이라고 합니다. 16일 금요일에는 윤석열의 체포방해와 직권남용 등에 대해 징역 5년이 처음으로 선고되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특검은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지귀연에게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내달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고 이후 우리 사회의 일대 각성이 일어나길 기대해 봅니다.
이란에서는 은행파산과 살인적인 인플레로 촉발된 시위가 강경진압에 반정부 시위로 바뀌면서 무자비한 살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권단체인 이란인권(IHR)에 따르면 17일 기준 사망자가 최소 3428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미네소타 주에서 발생한 이민세관단속국(ICE)요원의 총격 살인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당방위라고 거짓 주장을 하며 내란법을 발동하겠다고 위협하는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임으로 미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 아이의 어머니인 백인 여성 르네 니콜 굿(37)의 무고한 죽음이 미국의 광기를 잠재우기를 기도합니다.
‘나’만 옳고 ‘내것’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 미친 분별심이 멈춰져 조화로운 세계가 회복되길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축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