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닥거린다> 外 45편
선우미디어
이경은에게 수필은 자꾸 아찔해지는 혹은 아찔해지려는 매혹적인 그 무엇이다. 그런데 이 '아찔함' 역시 양가적인 것 이상을 품고 있는 화자의 매력적 심리상태, 아니 수필을 다루는 필자의 끌밋한 심리적 발굴의 정황이라고 봐야 되지 않을까. 아찔함은 일반적으로는 위급한 상황이나 급박한 과정에서 느끼는 부정의 감각이지만, 때로는 이 일반적인 상태를 넘어서는 환희 속에서도 발현되는 감각일 수 있다. 즉 단일한 형태의 감각이나 감정 코드로 한정할 수 없는 사물과 정황을 수필 언어로 수렴하는 그의 정신적 공력이 발산하는 순간의 수사rhetoric로 봐도 좋지 않을가 싶다. 아찔하도록 슬플 수도 있고 아찔하도록 허허로우며 아찔하게 아름다울 수도 있는 삶을 이경은은 나름으로 주유周遊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유종인 시인, 평론가
'글'이란,
밤이 아침으로 건너올 때가지 그 무언가를 생각하며 밤새 지나가는 시간을 보거나, 차 한 잔을 마시면서 나뭇잎 사이로 가느다란 빛들이 생어드는 순간을 보거나, 나 홀로 돌아다니다 어느 돌담길의 틈으로 이상하고도 신비한 세상을 보거나, 문득 자신의 마음 바닥을 차갑거나 뜨겁게 아프도록 들여다보거나, 이내 사라져버릴 아름다운 장면들을 보며 가슴에 깊이 새길 때 누에의 실처럼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이상한 생각을 해본다.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