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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의 네 아들 귀양 살던 산
강원도 정선. 이름만 들어도 아스라이 떠오르는 노스탤지어. 지그시 눈을 감아 턱 베개하면 산그림자 드리운 강가 자갈밭에 진을 치고 벌거숭이 무자맥질로 강 건너 콩, 감자 서리하여 삼굿을 하고 숯검정 칠갑한 얼굴로 강물에 원산폭격하여 물을 실컷 들이키면 '통통' 오동나무 소리나는 배꼽, 모래 둑 줄지어 선 뽕나무 가지 휘어 오디로 허기를 달래고 푸르죽죽한 입술로 까르르 웃던 그때 그 시절의 모든 것들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 고향같은 덕우리 마을이 있다. 우후죽순 석림을 에두른 덕우리 사이를 상모를 돌리듯 흐르는 동대천 어름에 피리 부는 산. 취적봉(728.3m)이 일필휘지로 거드름을 피운 모양새 또한 장관이다. 연산군의 네 세자가 이곳 버드내(유천리)에 유배되어 감자로 목숨을 연명하고, 피리를 불며 고향생각을 달래다가 중종이 내린 사약을 받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하여 취적봉이라 부르게 되었다. 취적봉 주위에는 빼어난 경치를 노래한 동계 12경 또는 덕우 8경이 있다. 낙모암은 덕우리 1반 백평마을 삼합수 강변에 모자 모양을 한 기암절벽이고, 제월대는 덕우리 1반 백평마을 강변에 암봉 사이로 달이 건너다니는 깎아지른 석봉을 이룬다. 구운병은 덕우리 1반 대촌마을 강변에 아홉 폭 병풍을 세워 놓은 듯한 기암이며, 옥순봉은 덕우리 대촌마을 강변에 상투를 틀어 올린 듯한 석봉이다. 이 봉우리를 옛날 마고할멈이 신을 삼아 신었다는 전설이 있다. 반선정은 덕우리 대촌마을 강변에 있는 정자터로 주변을 경치를 조망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약 120여 년 전 일제 때 의병 이해남이 반선정을 헐고 그 자리에 자기 조상의 묘를 이장하니 대촌마을 사람들은 그의 서슬에 눌려 이를 제지하지 못하였다. 그후 대촌마을의 개들이 밤마다 반선정을 바라보며 짖어대니 기와집 9동이 불에 타고 이해남 일가도 패가망신 하였다고 전한다. 현재는 빈터에 묘를 썼던 흔적만 남아 있다. 운금장은 덕우리 2반 유천마을 남향에 있는 산으로 구름이 산봉우리 위로 피어 오르는 모습이 황홀하다. 백오담은 덕우리 유천마을 중앙에 있는 연못자리로 엣날 연못에 흰 까마귀가 서식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어떤 욕심 많은 이가 명당이라 탐욕하여 이 연못을 메우고 그 터에 집을 지은 후 가세가 기울었고, 그후 아니 지금도 그집으로 이사가는 사람마다 집안이 패가 망신한다. 지금도 문짝이 떨어져 나간 폐가만 남아 있다. 취적대는 덕우리 유천마을 강변에 있는 석벽이다. 이 석벽 아래에 연산군의 네 세자가 피리를 불던 곳이라 취적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아직 먼산 음지쪽에는 희끗희끗 눈이 쌓여 있건만 바람은 훈훈한 봄날이다. 회원들과 함께 덕우삼거리 쉼터를 출발하려는데 나타난, 삼척하장 청타산악회 남청희씨(47세) 그리고 이곳 지명 유래에 해박한 주민 전기택씨(50세)와 마을 청년 전찬우씨가 취적봉 산행에 앞장을 선다. 산행들머리가 되는 424번과 429번 지방도가 만나는 덕우삼거리에 화암8경 안내푯말은 정신을 차릴 수 없도록 많이 붙어 있건만 이보다 더 멋진 덕우8경을 알리는 글씨는 글귀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으니 못내 안타까운 일이다. 삼거리쉼터를 떠나 동대천에 걸친 하돌목교를 건너 제방을 따라 동대천을 거슬러 올라 붉은 벽돌 단층 슬라브집 마당을 지나 집 뒤 소나무숲으로 들어선다. 취적봉에서 남쪽으로 뻗은 낙맥이 길쭉하게 이어져 여기를 지나 동대천에 끝을 맺는 곳에는 음습한 협곡(석곡리)이 크게 입을 벌리고, 이쪽을 겨냥한 모양새는 풍수지리에 문외한 일지라도 으양의 형국에 무릎을 펴고 탄복하겠다. 용틀임하는 소나무에는 두루미가 서식하고 숲 속 넓은 터에는 무덤들이 즐비하다. 묘를 뒤로하고 능선을 따라 잠시 오르니 흡사 군사 방호벽처럼 산줄기를 파 놓은 곳이 나온다. 이곳 명당에 인재가 날 것이 두려워 일제가 바위를 깨고 흙을 퍼낸 만행의 흔적이 아직도 또렷이 남아 있다. " 오르면 오를수록 또아리를 틀며 사행하는 동대천의 흐름이 잘 보인다. 사모바우, 일명 시계바우벽을 오른쪽으로 돌아 나간다. 덕우리 마을에서 올려다보면 모자처럼 생겼는데 이 바위에 바위그림자가 없어지면 정각 12시가 된다. 시계가 없던 시절에는 이 바위가 정오를 알려주어 시계바우란 이름이 붙었다. 어디선가 끊어질 듯 흐르는 애잔한 피리소리가 저녁 연기 봄바람을 타고 들려 오는 듯하다. *산행길잡이 덕우삼거리의 삼거리쉼터를 들머리로 동대천을 건너 솔밭으로 올라 약 1시간쯤 능선을 따르며 취적서봉에 이른다. 하산은 북서능선을 따르다 거의 마지막에서 지금까지의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 이깔나무 군락지로 방향을 잡아 사면을 횡단하면 이깔나무 군락이 끝나고 작은 지릉을 따르면 구진베리다. 그후 덕우8경을 구경하며 폐교된 정덕초교 옆 백오담을 마지막으로 산행은 끝난다. 덕우8경을 정선 5일장(2일,7일)과 연계하면 좋겠다. 덕우리 망루에서는 여름철 성수기에 쓰레기 수거비로 1인당 이천원씩 입장료를 받는다. 급수시설과 학습체험장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노인회에서 찰옥수수 메밀부침 감자부침 메밀전병 등의 먹거리도 성수기 때 판매한다. 출발시간 06시30분(화성행궁)06시40분(시청앞)06시50분(동수원전화국)07시(영통고가밑)07시5분(신갈두진아파트앞)07시10분(동탄농협건너편승강장)07시15분(오산시청입구)0720분(오산청구아파트앞) 산행회비(차량비포합;30,000원) 산행후 복다림(삼계탕제공) 정선5일민속장경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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