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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뾰족한 봉우리가 마치 8개의 뿔 같다 하여 `팔각산`이라 불리는 산은 기암괴석으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산 아래 옥계는 예로부터 별천지로 소문난 계곡이니 여름철 피서의 명소다. |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 원정대`를 신청한다는 모집 공고가 신문에 났다. 제목을 보면 자전거 행사 같은데 자세히 보니 히말라야 14좌를 무산소 등정한 산악인 김창호 대장 이야기가 써져 있다.
김창호 대장이 자전거 평화 원정대 맨 앞에서 달리고 주관한다는 것인데 원정대에 신청해서 서류심사에 합격한 자에 대해 김 대장이 직접 24시간 산악트레킹을 통해 체력과 정신력 등을 종합 평가해 최종 원정 대원을 선정한다는 내용이다.
필자는 신문에서 세계적이거나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산악인들의 기사가 나오면 잘 읽는 편이다. 내용에서 산에 대해 배우는 것도 많이 있지만 유명 산악인이 생각하고 체험한 인간 한계의 불굴의 정신력을 본받고자하는 마음이 강해서다.
기암괴석·일부 급경사로 등산길 곳곳 계단·로프지대 많아 한줄기 능선 위 여덟 봉우리 멋진 어울림… 옥계계곡 한눈에
김창호 대장은 히말라야 8천m 이상급 14좌를 인공 산소 없이 7년10개월 만에 정복한 당대 최고의 산악인이다.
이는 세계최단 기록이며 8천m 이상급 14좌를 무산소로 등정한 이는 세계에서 단 14명밖에 없다는 사실에서도 그 명성을 알 수가 있다.
그가 이번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 원정`에서 대원의 제1요건이자 자질은 팀워크, 확고한 의지와 강인한 체력이라고 한다. 그 말에 필자는 전적으로 동감을 한다.
등산도 마찬가지다. 등산 취미 군들이 함께 가는 등산회의 산행에서는 팀워크가 기본이다. 개인적으로는 산이 좋아 산에 오르는 의지가 있어야 하고, 아무런 사고 없이 등산을 마치려면 강인한 체력이 구비돼야 된다.
필자도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하던 3년 전과 지금 상태를 비교해보면 체력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향상했다고 자평하고 있으니 이것이 등산의 이점이었고, 그보다 더 큰 수확은 자연의 순리를 배웠다는 사실이다.
신문에 난 내용들을 읽으며 이번 등산길에 올랐다. 드림산악회에서 영덕 팔각산 등산을 간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드디어 고향의 그리운 산으로 등산을 하게 된 것이다.
오전 8시에 출발한 차는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포항IC에서 내려 7번 국도를 따라 영덕읍까지 내달렸다. 익숙한 모습의 고향 풍경이다. 차는 읍에서 안동 방향으로 가는 34번 국도를 따라 가다가 지품면 신양리 삼거리에서 달산면 옥계계곡유원지가 있는 좌회전 방향이다.
일행들을 태운 차는 옥계에 도착해 옥계2교를 건너 오른 쪽에 있는 주차장에 오전 10시50분에 도착했다. 여기에는 팔각산 산행 들머리가 있는 옥계 팔각산장이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팔각산장에 가려면 네비게이션 주소로 `경북 영덕군 달산면 옥계리 43-3번지`를 입력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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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각산 정상에서 필자. |
옥계는 계곡이 유명하다. 동대산과 팔각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합쳐 흐르는 물이 여름철 휴식의 가족 휴식의 대명사인 옥계 명소로 통한다.
일행들은 차에서 내려 등산 준비를 한다. 팔각산 등산은 제1봉(435m)에서 순차적으로 7봉(595m)까지 올랐다가 마지막 정상인 제8봉, 팔각산(628m)에 올랐다가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인데 왕복 5.2km로 3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산의 특징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기암괴석과 일부 구간이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암봉으로 오르내리는데 다소의 힘은 든다. 특히 여름철에는 체력을 잘 조절해야 한다.
오전 11시께 주차장에서 돌탑과 시비를 잠시 둘러보고 등산로 입구 쪽으로 간다. 108계단이 있고, 그곳을 지나면 돌길 오르막이 이어지니 처음부터 등산길이 예사롭지 않다.
돌길을 지나 일반 오르막 흙길을 오르고 또 다시 돌길을 지나니 작은 무덤이 나타나고 그 앞 삼거리에서 왼쪽 길을 접어드니 평탄한 길이 나타난다.
그 길을 20분 정도 가니 공터가 나타나고 그 바닥에는 정상까지 거리를 표시한 안내석이 나타나는데 `팔각산 1.9km`라고 새겨져 있다. 벌써 700m를 걸어왔다.
암반 길의 로프지대를 지나니 팔각산 능선의 봉우리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까이 보이는 솟은 봉우리들이 계속 팔각산 정상을 향해 이어져 있다.
암봉을 지나 왼쪽으로 돌아 올라서 위험구간에 설치돼 있는 로프를 잡고 오르니 전망봉이다.
여기에 서면 아래에 농촌마을이 펼쳐지는데 달산면 옥산리 수구동 마을이다. 잠시 쉬다가 좁다란 암반길 곳곳에 소나무에 묶여진 로프를 타고 오르니 제1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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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각산 아래로 여름철 명소인 옥계가 흐른다. |
1봉에 올랐다가 내려서서 돌무더기가 있는 지대로 가니 제2봉이다. 2봉을 보고서 길을 따라 걷는데 `정상 0.9㎞` 표지석이 세워진 오른쪽 절벽 아래에 자연동굴이 보인다. 동굴 내부는 예닐곱 명 정도가 앉아서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호기심에 한 번씩 들여다보고서 제3봉으로 향한다. 우회길이 끝나는 안부에 오르는 길 앞에 제3봉이 있다. 내려오다가 작은 철다리를 만난다. 길가에 세워진 구조위치표지판 10번을 지나니 가파른 철 계단이 40여m 이어지는데 계단을 올라서면 제4봉이다.
1봉에서 4봉까지는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는데 조심을 하고, 또 주변경관이 훤히 터지지 않아 밋밋한 등산 흐름이지만 4봉부터는 멋진 전망이 연속된다. 아직 계단 밑에서는 힘들게 올라오는 일행들이 있지만 4봉에 서 보면 힘들게 오른 뒤에 감상하는 조망이 빼어나다.
잠시 쉬면서 조망을 살펴보면 멋지다. 건너편으로 동대산(791m) 줄기가 이어지고 멀리 동해안으로 보면 영덕 풍력발전단지와 해안선이 보인다. 또한 아래로는 옥계마을과 달산면 일대 들녘이 고향 마을의 그리움처럼 펼쳐진다.
봉우리를 내려와 바위 옆을 지나면서 멋진 모습의 소나무를 구경하면서 올라서니 제5봉이다.
5봉에 올라보니 정상 방향을 보니 활처럼 휘어진 바위 능선의 모습이 나타난다. 병풍바위처럼 쳐졌던 팔각산 능선이 여기서부터 암릉으로 다가선다.
암릉의 5봉을 거치고, 또 밧줄을 타고 올라가서야 6봉 정상에 설 수 있다. 그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 계속 이어지는 로프 지대를 지나니 7봉이다.
이제 정상인 8봉만 오르면 된다. 정상 밑의 마지막 가파른 철 계단을 오르면 정상이다. 팔각산은 8개 봉우리마다 제각기 특색이 있지만 `옥계팔각`이라고 하니 마음은 8봉에 오르자는 일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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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각산 등산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계단과 로프지대가 많다. |
철 계단을 올라서면 드디어 팔각산 정상에 섰다. `팔각산(해발 628m)`이라고 쓴 표지석이 나타나는데 이 표지석은 1997년도 영덕산악회가 세웠다고 한다.
팔각산은 뾰족한 8개의 암봉이 이어져있는 데에서 유래해 `옥계팔봉`이라고 불린다. 옥계팔봉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여덟 봉우리가 한 줄기 능선위에 솟아 멋진 풍경을 이루고 있으며 산 아래로는 맑은 옥계계곡이 명경지수를 자랑한다.
정상을 둘러보니 조금 넓은 지대가 있지만 사방이 숲으로 막혀서 다른 봉우리와 달리 조망이 못하다는 것이 다소 아쉽다. 필자는 고향의 산이니 만큼 반가운 마음에서 정상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었다.
오후 1시경 일행들은 정상의 나무 그늘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필자는 식사를 하면서도 옥계를 생각하고 멀리 동해바다를 보면서 어린 시절 뛰놀았던 영해를 떠올린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팔각산 풍경과 내 마음 속 애향의 바다에 풍덩 뛰어들고 만다.
“고향 산이라 정이 더 간다.//올망졸망 가까이 붙어/ 뾰족한 봉우리 뿔 같다 하여/ 팔각산이라 불리는 산/ 기암괴석의 빼어난 절경을 안고/ 저 아래 흘러내리는 옥계는 / 예부터 별천지, 소문난 곳 아니던가.// 아름답기로 어디에 뒤처지랴!// 계곡은 정봉을 우러러보고/ 봉우리마다 풍경을 만들어내니/ 황홀경에 빠지게 하는 산,/ 오늘은 시름을 다 잊고서/ 고향 땅 옥계팔봉에 올라/ 푸른 동해를 가슴에 안는다.”(자작시 `고향 산, 옥계팔봉`전문)
이제는 하산이다. 여기서는 올라오던 길을 거꾸로 내려가는 코스다. 일행들은 신선골로 해서 내려가기로 하고, 도중에 개선문바위, 제목교, 출렁다리를 거쳐 하산했다.
저 아래 옥계계곡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있는데 몇 번 언급했지만 옥계는 명승을 자랑하는 전국에서도 소문난 곳이다. 특히 여름철이면 계곡 일대는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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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
옥계계곡 인근에 조선조 때 손성을이라는 선비가 광해군의 학정을 피해 은거하며 지은 침수정이 있고 계곡 가운데 꽃봉오리 모양으로 앉은 진주암 외에 향로봉·촛대바위 등 주변의 아름다운 곳인`옥계 37경`이 있으니까 말이다.
옥계계곡을 감상하면서 쭉 걸어내려 와서 옥산교에 도착했다. 시계를 보니 오후 5시가 다 됐다. 뒤돌아서서 지나온 팔각산의 능선을 바라보니 뾰족한 암봉들이 필자의 가슴을 꼭꼭 찔러댄다. 그러면서 옥계를 이룬 물들이 속삭임해주며 흘러가고 있다.
모처럼 고향 산에 오른 감회가 가파른 암봉에 오르내리면 힘들었던 시간을 잊게 하고 흐뭇함을 불러일으켜준다. 타향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생활 속에서 무기력해지거나 고향의 옛 추억이 그리워 올 때면 고향 산을 한번 등산해 보라. 그 산들은 아마도 찾는 이에게 넉넉한 위안을 가져다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