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시원(始原)을 따라(열한 번째-2)
(가양대교∼보구곶리, 2019년 12월 14일∼15일)
瓦也 정유순
김포(金浦)는 그 옛날 고구려가 한강 유역을 점하고 있을 때 이 일대를 검포(黔浦)라 했고, 신라는 경덕왕 때 김포(金浦)라 기록하고 있다. 또한 ‘검’이나 ‘금’은 황금을 뜻하는 금(金)이 아니라 방위상 뒤쪽에 있는 포구란 뜻이다. 김포 벌은 서해안으로 돌출한 반도로서 그 넓은 갯벌이 황금 옥토로 변모하였고, 지금은 서울시로 편입된 김포국제공항이 생겨 우리나라의 관문이 되었으니 외진 곳이 황금 포구로 변한 것도 우연은 아닌 것 같다.
<김포시 지도-네이버 두산백과>
김포시로 들어서면 맨 처음 밟게 되는 땅이 고촌읍이다. 고촌읍(高村邑)은 동쪽으로 서울시, 서쪽으로 사우동·풍무동, 북쪽으로 고양시, 남쪽으로 인천시에 접한다. 2009년 9월 1일 면(面)에서 고촌읍으로 승격했다. 동부에는 넓은 충적평야가 형성되어 있고, 서부는 해발고도 100m 이하의 구릉이 펼쳐진다. 동부에는 굴포천(掘浦川)의 농업용수가 풍부하여 쌀의 생산량이 많다. 읍의 중앙부를 동서로 관통하는 서울~김포~강화를 잇는 국도가 지난다. 김포시에서 유일하게 면 전체의 72.7%가 개발제한구역이며, 경인운하 지역이다.
<경인운하>
고촌읍에는 서울 외부순환고속도로 김포요금소가 있고 강 건너 고양시와 자유로로 연결되는 김포대교가 있다. 1992년 12월 착공하여 1997년 10월 완공하였다. 길이 2,280m, 너비 38.2m이다. 남쪽은 김포제방도로를 가로지르고 고양시 쪽으로는 자유로를 가로지른다. 차도는 8차선으로 서울 외부순환고속도로 계획에 따라 건설되었으며 한강 다리로는 21번째이다. 김포시와 고양시 일산 지역은 물론 문산읍과 파주시, 서울특별시 서부지역의 교통난을 분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포대교>
강 건너 고양시 일산호수는 원래 한강 물이 쉬어 가던 유수지였는데 대단위 주택단지가 조성되면서 형성된 호수로 지금은 자연과 꽃과 도시가 어우러지는 고양시의 명품이 되었다. 해마다 고양꽃박람회와 세계꽃박람회가 일산호수 주변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원래 이 지역은 지대가 낮아 해마다 홍수 때 상류의 유기물이 떠 내려와 퇴적되어 별도의 퇴비를 안 해도 쌀농사가 잘되었고 미질(米質)이 좋아 임금님 수라상에 올려 졌다고 한다.
<일산호수-2017년 2월>
일산신도시는 중앙에 위치한 정발산(86.5m)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평탄한 지형으로, 서남쪽으로 한강이 흐르며 경기도 김포시와 경계를 이룬다. 주변에 장항습지가 보존되어 있다. ‘일산(一山)’이라는 명칭은 인근에 있던 ‘한뫼 마을’의 이름을 따 일산이라 칭했다는 설이 있고, 또 하나는 현재 일산에 있는 고봉산에서 비롯되었다. 고봉산(高峰山, 203m)을 순우리말로 바꾸면 ‘한산’이 되는데 이를 다시 한자로 ‘일산’이 되었다는 것이다.
<일산신도시>
일산신도시의 조성은 1980년대 말 소득과 인구의 증가로 인해 주택 공급 부족으로 주택난과 투기 열풍이 심화 되었다. 이에 정부는 ‘주택 200만호 건설’의 일환으로 수도권에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지역에 5곳의 신도시를 건설하게 된다. 이때 선정된 지역 가운데 한 곳이 바로 지금의 일산신도시다. 본래 고양시 일산지역은 주민의 절반가량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전형적인 근교 농업지역이었으나 지금은 고양시 인구의 약 38% 이상이 집중된 신도시 지역이다.
<일산신도시>
일산은 서울 도심과 경인 공업지역에서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휴전선과 근접한 불리한 여건 때문에 그동안 발전이 지체되었다. 그러나 당시의 동서화합과 남북 교류 분위기의 조성으로 일산 신도시는 대북 전진기지로 주목받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추진됐다. 일산 신도시에는 세계적 규모의 대형 전시와 컨벤션 센터인 한국국제전시장(KINTEX)이 입지 하고 있다. 한국국제전시장은 2005년 4월 29일에 개장되었고, 2011년 9월에 제2 전시관을 개장하여 명실상부 국내 최대 전시 및 컨벤션 센터가 되었다.
<킨텍스-2017년 2월>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에는 동양 최대의 양배수장(揚排水場)이 있다. 통진미(通津米)로 알려진 김포 쌀은 예로부터 기름지고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본래 이 일대는 한강 변의 잦은 홍수로 피해 봤으나, 1925년 신곡양배수장이 굴포천 유역의 농경지를 관할 하기 위한 시설로 시작했으며, 1973년 과거에 있던 시설이 철거되고 새로운 시설이 재설치되면서 지금은 한강 남안의 김포평야 이외에 인천지역 일부와 서해안에까지 이르는 김포시 전체의 논에 관개용수를 공급하게 되었다.
<신곡양배수장>
그리고 2018년 8월 구조보트 전복 사고로 인한 2명의 소방관 순직으로 공론화된 신곡수중보(김포시 고촌읍 신곡리-고양시 덕양구)가 바로 이곳 한강에 설치되어 있다. 신곡수중보(新谷水中洑)는 1980년대 한강종합개발계획(1982년∼1986년)으로 한강 수위를 일정수준 유지하고 바닷물 유입 방지 및 농업용수(農業用水)의 안정적 공급 등의 목적으로 1988년 6월에 준공된 총 길이 1,007m의 보(洑)이나, 보 주변과 한강 하류에서 녹조 현상이 심해지면서 철거에 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김포대교와 신곡수중보-네이버캡쳐>
신곡양배수장 앞으로 돌아나오면 영사정이 나온다. 영사정은 남원윤씨 판관공(은)파의 묘역으로 파의 시조가 되는 윤은(尹?, 1447~1528)은 조선 중종 때의 군자감 판관으로 세 아들을 문과에 등과시켜 가문을 빛냈다. 영사정 묘역은 1529년 윤은공의 묘역이 현위치에 자리 잡으면서 현재까지 종중에 의해 꾸준히 관리되고 있다. 묘역 입구에는 정려각(旌閭閣)이 있는데 윤은의 후손 가운데 총11명이 정려(旌閭)를 받았으며 6명의 정려문(旌閭門)이 전한다. 정려는 충신·효자·열녀 등을 국가가 표창하는 특전이다.
<영사정-남원윤씨 묘역>
한강 변 우측으로는 우리 민족의 분단상징인 철조망이 촘촘히 둘러쳐져 있다. 고촌읍을 지나면 김포시의 행정 중심인 김포(金浦)동이다. 김포동은 한강 남쪽 연안의 넓게 형성된 충적지에 자리 잡고 있다. 조선 말기에는 김포현으로, 1914년 군내면·고현면·석한면을 통합하여 군내면으로, 1934년에는 김포면으로 변경하였으며, 1979년 읍으로 승격하였다. 1998년 김포군이 시로 승격하면서 김포읍을 김포 1·2·3동으로 분리하였다.
<김포동의 한강철책선>
<김포시 김포동>
2003년 9월 김포 3동이 풍무동과 사우동으로 분동(分洞)하였다. 행정동으로는 김포1동과 김포2동이 있다. 김포1동은 법정동인 북변동, 걸포동, 감정동으로 이루어져 있고, 김포2동은 장기동, 운양동, 감정동, 마산동, 구래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김포시청, 김포시교육청, 김포경찰서, 김포시의회, 김포전화국 등이 있으며, 48번 국도, 307번·352번·346번 지방도가 교차하여 강화, 인천, 수원, 서울행 버스가 수시로 운행된다. 용화사, 심온사당, 요요사지, 봉릉사 등의 사찰이 있다.
<김포 용화사-네이버캡쳐>
<한강 변 철조망과 초소>
그리고 김포동에는 한강 하류의 끝에 일산대교가 걸려있다. 일산대교는 총연장 1,084m, 너비 28.5m로 왕복 6차선으로, 2003년 8월 착공되었으며, 2008년 1월에 개통된 한강의 27번째 교량이다. 경기도에서 교량 건설로는 첫 민자사업으로 추진되었고, 철새도래지인 장항습지를 보호하기 위하여 친환경 공법을 도입하였다. 왕복 차로 양편에 길이 1,059m, 너비 1.35m의 자전거도로를 겸용한 보도가 있으며, 고양~김포뿐 아니라 고양·파주와 인천·강화를 연결하는 편리한 교통 통로다.
<일산대교>
일산대교 북단의 장항습지는 바다와 강이 만나 염분의 농도가 다양해 여러 생물이 살 수 있는 기수역이다. 과거 서해로 들어오는 간첩을 막기 위해 군사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보니 일반인의 발길도 많이 닿지 않아 생태계가 잘 보존되었다. 장항습지는 멸종위기 종인 재두루미와 큰 기러기가 월동하는 곳이고 선버들과 말똥게의 공생관계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장항습지의 버드나무 군락지는 국내 최대 규모를 이루고 있는데 말똥게와 서로 도움을 주면서 살아가고 있는 덕분이다.
<장항습지 지도>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에 있는 자연생태전시관은 2015년 10월 개관하였다. 지하 1층 지상 3층의 건물로 1층에는 한강 일대에 서식하는 텃새와 철새 등에 대한 정보를 전시하는 에코관이 있으며, 2층과 3층에는 한강에 서식하는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조류로는 재두루미가 있으며, 전시관 1층 천정에는 재두리미의 대형 조형물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나 발길은 그냥 지나친다. 매년 다양한 생태탐방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고, 학교로 찾아가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자연생태전시관>
대체로 넓은 평지로서 기름진 김포평야의 일부를 이루는 양촌읍(陽村邑)을 지나 봉성산(奉城山, 127m)을 옆으로 돌면 김포시 하성면 전류리다. 전류리포구는 김포대교에서부터 북방어로한계선까지의 고기잡이가 가능한 한강 최북단 어장이다. 그리고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으로 생태계의 보고다. 군사보호구역으로 군부대에서 허가를 받은 어선만이 눈에 잘 띄는 붉은 깃발을 달고 조업을 한다고 한다. 이곳은 2007년에 일반인에게 개방되었으며, 봄에는 황복과 웅어, 여름에는 농어와 자연산 장어, 가을에는 새우와 민물참게, 겨울에는 숭어가 제철이라고 한다.
<전류리포구>
전류리포구에서 임진강을 만나려고 북으로 치고 올라가는 한강을 따라 시암리 쪽으로 가지 못하고 하성면사무소가 있는 마곡리로 발길을 돌린다. 하성면(霞城面)은 한강을 사이로 북쪽으로는 북한 개풍군, 동쪽으로는 파주시와 마주한다. 한강하구에 위치하여 수운(水運)은 편리한 편이었으나 육상교통은 불편한 편이다. 대곶면(大串面)·월곶면과 더불어 김포 인삼의 주요 산지다. 마곡리 들녘에는 북에서 날아온 오리들이 길잃은 나그네의 심사도 모르는 양 눈길 한번 안 준다.
<하성면 마곡리 철새>
<철새는 날아가고>
<하성면 마곡리>
(3편으로 이어집니다)
첫댓글 74년 개화산에서 군대 생활할 때
대대본부가 고촌에 있고
여단본부가 박촌에 있어서
자주 들렀던 곳인데 선배님의
글로 옛날을 떠올리네요.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왕성한 필력 기대합니다.
그러셨군요~~
지금은 도시화가 되어
옛날의 흔적은 모두 사라진 것 같아요.
새해에는 이유없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