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처럼, 하늘과 맞닿은 키가 큰 나무들 사이를 지나는 기분.
입 안에 닿는 달큰한 향과, 피부에 스며드는 신선한 피톤치드를,
크기를 가늠키 힘든 메타세콰이어 사이를 노닐고 거닐며 느낄 수 있다면.
이러한 상상이 비단 상상에 거치지 않을,
고스란이는 아니지만 엇비슷하게라도 느낄 수 있는 곳이 다행이도, 대전에 위치하고 있다.
장태산 휴양림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언택트 여행지 100선으로 선정된 충청도의 명소다.
1991년 5월 15일에 개장했으며, 구역면적은 815,855제곱미터, 1일 수용인원은 6000명에 가까운 광활한 면적.
실제로 처음 맞이한 이 곳은 실로 광활하고 또 드넓었다.
마치 미국의 요세미티 국립공원 속에 들어온 양,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자아내는 느낌.
미국에서 들여온 메타세쿼이아, 독일 가문비 나무 등 외래 수종을 배열해서인지, 이국적인 정취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아마도 그러한 기분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고,
그로 인한 녹음이 눈이 시릴정도로 형성되어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해발 306의 장태산 기슭에 임창봉이 조성한 최초의 사유림이자 민간자연휴양림으로 대전팔경중 하나인 장태산 휴양림.
이 곳은 한때 문재인 대통령의 휴가지로 알려져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자연 상태의 잡목 숲을 배경으로 평지에 고유 수종인 밤나무, 잣나무, 은행나무 등 유실수가 흐드러져있다.
특히, 이 나무들을 아래서 바라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는 마치 영화 아바타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흔들거리는 스카이워크 길을 걷다보면,
'판타지'라는 단어가 절로 떠오를 정도.
<높이 뻗어있는 메타세콰이어 나무와 어우러진 장태산의 스카이워크>
걷다보면 덜컹거려 가끔 무섭기도 하지만
녹음이 주는 푸르름과 신선한 향기가 마스크를 뚫고 들어올땐,
그 무서움이 대부분 희석되는 기분을 느낀다.
스카이워크는 전망대와 이어져 있다.
높이 솟아있는 전망대에선 높은 시야각에서 장태산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덜컹거리는건 여전하지만, 아이는 재미있는지 한참을 웃으며 오른다.
어느정도 올라가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꽤 높다.
다리가 후덜덜, 나는 높은 곳을 무서워하지 않는 편이라 무리는 없었지만
남편은 꽤 겁이 나는 눈치다.
<장태산 스카이워크 전망대>
전망대에는 쉬었다 갈 수 있는 벤치가 놓여져 있고
360도 파노라마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상쾌하기 그지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덜컹거림을 즐기며 다시 내려간다.
장태산 스카이워크는 장태산 출렁다리와도 이어져 있다.
그물망과 거미줄처럼 이어진 이 곳의 길이 마치 모험하는 듯 재미있다.
명명된 이름조차 '숲속의 어드벤처'다.
장태산 출렁다리는 지난해 새로 단장한 시설로
폭 1.5m, 거리가 140m 나 되는 긴 코스를 자랑한다.
2018년 9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9년 12월 완공한 장태산 출렁다리.
자칫 위험하다 느낄수 있는 시민들을 위해
낙석방지망등이 설치돼 있다.
출렁다리에서 보는 장태산 메타세콰이어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기하학적이면서도 높에 드리운 모습이 마치 다른 나라의 어딘가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기하학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장태산의 메타쉐콰이어 숲>
<메타쉐콰이어 숲 사이 드리워진 출렁다리에 한 시민이 길을 지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여러곳에 여러 유형의 출렁다리가 있지만
유독 장태산의 출렁다리는 색다른 느낌이다.
유독 높은 위치에 또 아슬아슬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
스카이워크와 흔들다리를 한참 즐기다 내려오면
커피와 아이스크림, 간단한 간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도 마련돼 있다.
카페 너머에는 승마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말이 승마체험이지, 귀여운 조랑말로 인근 숲을 한바퀴 도는 체험인데
옆에서 안전관리자가 승마를
이용금액은 성인, 아동 구분없이 약 1만원선으로 꽤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다.
조랑말 체험장에서 조금만 더 걸으면 본격적인 메인 메타쉐콰이어 숲이 나온다.
이 곳에는 인공 연못위로 붉게 물든, 지금 제철인 영산홍, 철쭉을 만날 수 있다.
푸른 연못과 숲에 붉게 물든 영산홍은 무척 이채롭고 아름답다.
눈부신 계속 들어가면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기 위해 묵었다던
휴양림이 위치한다.
가격은 10만원 선으로 그리 비싸지 않다.
다만 예약 경쟁률이 굉장히 치열해 예약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점 하나...
비단 숙소에서 묵지 않더라도
넓은 자연이 펼쳐져 있어 아이들을 비롯 부모님과 함께해도 무척 좋을 곳이다.
가정의 달인 5월에 방문하면 최고의 장소.
봄이나 가을에 이 곳에서 휴가를 난다면 그야말로
'산의 치유'를 온몸으로 흠뻑 느낄 수 있을 터.
그냥 떠나기 아쉬운 우리는
아름다운 붉은 빛이 가시기 전에, 영산홍 아래에서 기념 인생샷을 남긴다.
영산홍의 붉은 빛과 어우러진 남편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귀엽다.
그의 프레임에 담긴 나와 아인이의 모습도 여유롭다.
이곳에선, 영화속에서 늦춰놓은 것 처럼,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자연이란, 상대적인 시간의 풍경을 알게 해주는 존재일지도.
이렇게 우리 가족은 장태산의 푸른 결 아래서
메타쉐콰이어가 내뿜는 피톤치드를 가득 마신채, 기쁜 마음으로 5월의 초입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