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글은 2014년
9월 29일 포스팅되었습니다.
다산 초등학교는 고령군에 속하지만
대구 광역시와 낙동강을 경계로 인접해 있어 도시 문화권이 더 강한 도농복합지역입니다.
다산의 옛 마을은 지붕 위에 호박이 있고 무너진 흙담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지만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면서 도시형 문화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면 단위로는
가장 발전하고 성장하는 지역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초등학교만 하더라도 전국적으로 면 단위는 분교나 폐교의 위기에 놓였지만
다산 초등학교는 500여 명의 학생으로 도시형 초등학교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다산 지역 어디에서나
분지형 산 아래 동네로 느껴지는 대구 광역시의 모습이 한 눈에 보여
미래 희망을 꿈꾸며 열어가는 참 좋은 고장입니다.
이러한 다산 초등학교는 다산 교회와 담 하나로 붙어 있어
어린이 전도 사역의 황금어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농어촌 지역은 주일학교가 폐쇠된 교회가 많은 데
다산 교회는 100년이 넘은 교회지만 주일학교가 살아있는 젊은 교회입니다.
다산 교회는 농촌의 특성상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많지만 또한 젊은 가정들이 많아
세대별로 균형잡힌 교회로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고령군에서 가장 큰 교회로 발돋움하였고
어르신과 주일학생을 가장 많이 가진 교회가 되었습니다.
다산 교회 주일 학생은 모두 다산 초등학교 어린이들이어서
교회와 학교는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해마다 초등학교 운동회 하는 날이면......
운동회 하는 모습을 사진 찍어 사역의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올 해는 허 전도사님의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이어서
다른 해보다 의미 있는 사진을 함께 찍었습니다.
또한 주일학교 사역을 담당하는 김 주현 목사님은
음료수를 배낭에 가득 담아 학부모들이 모여 있는 운동장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인사를 하고 음료수를 나누었습니다.
비록 담임 목사가 부재중이지만
사역자들의 헌신과 충성으로 교회와 지역을 아우르는 모든 일을 온전히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허 전도사님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서........
천여 명이 넘는 운동장에 가득한 사람들을 보며 복음의 황금 어장이란 말을 거듭하였습니다.
젊은 가정이 넘치는 초등학교 운동회는
교회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말해 주었습니다.
비록 면식이 없고 얼굴을 알지 못하지만
뛰고 달리는 모든 행사를 순간의 기적으로 담았습니다.
다양한 사진을 수 없이 많이 찍었지만
운동회 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앵글로 잡아내는 사진 작업은 감동을 넘어 경이롭기까지 하였습니다.
사진을 찍다보면 청군과 백군의 깃발이 휘날리고
응원의 함성 또한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는 응원의 물결로 가득하였습니다.
운동회의 청군과 백군은
운동회 전통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습니다.
세련되고 우아한 팀명이 많지만
청군과 백군의 팀명은 전통의 운동회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청군과 백군의 유례는 일제의 잔재라고 하지만
청군과 백군에는 일본의 정신이 전혀 스며있지 않습니다.
순수한 운동회의 전통마저 일본의 잔재라고 터부시하는 것은
토착화의 정신이 아닐 것입니다.
무엇이든 우리 것으로 재창조하는 능력은
오케스트라의 선율을 우리의 전통으로 이어가는 조화일 것입니다.
과거사 진상으로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미래 지향의 발전에 걸림돌이 됩니다.
현재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 도약의 발판이기 때문에
무능하였던 과거에 발목이 잡혀 발전된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또 다른 비극일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과거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세인 연애인도 과거 어느 한 때는
무명시절이 있었습니다.
무명 시절의 흠결은 미래 대세의 강력한 동기가 되어
오늘의 성공과 번영을 이루는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과거사를 재단하는 것은
오늘과 내일이 없는 형국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제의 실수와 허물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참회의 거울로 삼아야
오늘과 내일은 어제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을 것입니다.
좋은 전통을 이어가는 초등학교 운동회는
건강한 몸과 정신을 어제와 오늘과 내일로 이어가는 청군과 백군의 기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작금의 정치 실종은
초등학교 운동회 보다 더 못한 파행길을 걷고 있습니다.
민주화 투쟁의 길에서 얻은 역사적 교훈을 망각하고.....
보편적 가치의 명분 없는 야외 투쟁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없는 정치 함몰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일부 재미 교포들의 좌파질은
친숙하던 미국이 멀리만 느껴지게 하였습니다.
옛 성현들은 금언을 교훈으로 남겼지만
오늘날 지성인은 갑질패악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농촌 인구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운동회의 전통을 이어가는 모습은
자라나는 어린이의 성장을 투영하는 참 좋은 전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민주화의 전통을 이어가지 못하는 갑질패악의 정치인들보다
가을 운동회의 전통을 이어가는 초등학교는 내일의 희망을 열어가는 진정한 갑이 될 것입니다.
비록 어린 시절 운동회의 종목인 덤블링과 차전놀이, 그리고 기마전은 없었지만
어린이와 학부모, 그리고 주민들이 함께 어우르는 축제 한마당으로서의 운동회야말로
한마음 축제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운동회에 내빈으로 참여한 사람들의 굴렁쇠 게임은
변하지 않는 동심을 모았습니다.
굴렁쇠 놀이의 유례는 알 수 없으나
전쟁의 참상에서 살아 남은 어린이의 미래를 열어가는 동심어린 놀이였습니;다.
6.25를 경험하였던 다산 교회 원로 장로님에게
굴렁쇠는 원래 무엇하는 용도였는지를 물어 보았습니다.
굴렁쇠는
녹슨 드럼통의 원형 지지대라고 하였습니다.
6.25 전쟁의 폐품에서 굴렁쇠가 나왔고
그 후에 고장난 자전거 바퀴가 굴렁쇠를 대신하였습니다.
교장 선생님과 그 연배의 연세든 내빈은 굴렁쇠를 잘 굴렸지만
젊은 내빈들은 굴렁쇠를 굴리지 못하고 서툴었습니다.
영원한 동심을 담아내는 굴렁쇠는
길 잃은 전쟁 고아들의 놀이 문화가 되어 내일의 희망을 열었습니다.
운동회의 달리기는 모든 어린이가 선수로 참여하는 경기로
운동회의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장하는 것 만큼 뛰고 달리는 내 아이의 모습을 지켜 보는 감동은
갓난 아이 걸음마 하는 감동, 그 자체일 것입니다.
질주하는 달리기의 역동적인 모습을 카메라로 담는 것은
사진 찍는 보람을 한층 더 즐겁게 하였습니다.
계주와 장애물 달리기, 그리고 미션 달리기는
청군과 백군의 경기를 넘어 한마음 운동의 꽃이었습니다.
장대에 바구니를 달아 오자미를 던져 터뜨리는 경기는
일본의 놀이였지만 전통 놀이로 계승 발전하였습니다.
운동회의 당골 종목인 오자미 던지기 경기는
운동회에서만 그 맛을 진가로 느낄 수 있는 동심 어린 놀이 문화의 백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초등학교 운동회의 다양한 모습을 사진 찍노라면......
어느덧 초등학교 학부모나 관계자보다 더 갑인 나 자신을 보람으로 느낍니다.
순간의 기적을 공간의 예술로 담아내는 사진이야말로
너와 나, 그리고 우리를 하나로 공감하며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절대 취향입니다.